출상 행렬이 십리 쯤 걸어서 도착한 곳은 망자가 승려로 살았다는 두브디 Dubdi 곰파였다. 시킴 왕국 건국 당시(1701년)에 건립되었다는 이 곰파는 승려들이 떠난 후 퇴락하고 있었지만 상여가 오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자 활기를 띠었다. 상여는 곰파 앞마당을 세 번 천천히 돈 후 법당 앞에 내려졌다. 한 승려가 법당에서 나와 뚱바를 한 모금 마신 후 천으로 싼 위패를 모셔 들고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법당 안에서 요령을 흔들며 염불 하는 소리가 났다. 스님들이 법당에서 염불을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돌을 쌓아서 만든 오래 된 마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정승권'님의 작품입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가족을 챙기느라 수고가 많은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서투른 편지 한통을 보내.2020년 상반기는 정말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평온했던 일상이 완전히 흐트러져 버렸지. 그저 곧 지나갈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1주가 2주가 되더니 어느덧 반년 가까운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어 우리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해. 주말이면 온가족이 함께 동네 산책을 한 후 당신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집에서 외식을
저녁은 남자들이 지었다. 쌀을 안칠 때 감자도 몇 개 깎아서 넣었다. 싹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갓 배추와 매운 고추와 스쿠티(말린 쇠고기)를 넣고서 된장 맛이 나는 멀건 국도 끓였다. 어찌 그리 행복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방바닥에 면 보자기를 펼쳐서 밥상을 차리고 둘러앉은 모두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필름 통 말입니다. 그거 아니었으면 우리가 못 만날 뻔 했다는 얘기는 했던가요?”“만나자마자 하셨잖아요. 그 얘기를 또 꺼내시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겠군요.”“네, 실은 어제 그 술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그럼 이
양수영님의 아들 정명관님의 유튜브 '장애화가이야기' 채널(바로가기)정명관님의 유튜브 '장애화가이야기' 구독과 좋아요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가 온 세계를 공포와 충격으로 몰아갔다. 세계인의 구성원인 개개인들은 상식을 넘어서는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동굴에 횃불도 없이 들어가는 듯 출구가 보이지 않고 까마득한 미로가 계속되었다. 순리대로 돌아가던 일정이 강제적인 힘에 의해 헝클어졌다. 예감되어지지 않는 운명이 낳을 결과에 지레 날카로워졌다. 전쟁과 같은 상황을 평소와는 다른 판단을 요구했다. 모든 자녀를
침묵이 하는 일 - 마 혜 경 수원 영통구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33.4m 높이의 느티나무지난여름 장맛비에 허리가 부러져 속살이 드러났다시청 직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돌아갔다 아이들이 모여 술래잡기를 한다텅 빈 공간 바람이 문병을 오고햇살이 조용히 왕진을 다녀간 뒤저기 저 눈에 띄지 않는, 그늘진 곳 초록 가지가 오백 년의 손가락을 펴고.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멀리서 보는 사람들은 생살 찢긴 가지 한쪽을 보며 혀를 차다가 제 머리나 가슴을 쓸어보고 그 누구도 상처에 다가가 말 걸지 않았다 얼마 뒤에 사람들이 와서 시멘트로 사이를
예스24 8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에 조국백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이 1위에 등극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영의 인생을 담은 에세이 ‘무엇을 위해 살죠?’가 새롭게 2위에 진입했다.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여자 주인공이 쓴 동화책의 실사판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는 3위를 차지했다.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과 청소년들의 스테디셀러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10만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자녀교육 학습 전문가인 임 작가의 ‘완전학습 바이블’이 출간과
국도를 달리던 군용 지프가 있었다. 길가에 있던 아이들 중에 하나가 갑자기 국도로 뛰어들었다. 운전병은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이미 늦었다. 아이는 머리통이 터져서 길바닥에 널브러졌다. 지서 순경이 마침 현장에 있었다. 지서 순경은 의식을 잃고 피를 철철 흘리는 아이를 안고 길가의 병원에 뛰어 들어갔다. 병원의 의사는 누군지 알 수 없을 만큼 피투성이가 된 아이를 침착하게 수술대 위에 누이고 퉁퉁 부어오른 아이의 얼굴과 머리를 알코올을 적신 거즈로 씻겨내기 시작했다. 아이의 얼굴이 점점 드러났다. 의사는 아이를 알아보고 집안에다 고함을
지프는 다시 안개 속을 달렸다. 올 때처럼 계속 아래를 향해 구불구불 내려갔는데 어느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한 후로는 위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아래도 위도 모두 안개가 가득 차 있어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래로 달릴 때는 브레이크가 터져서 곤두박질 칠까봐 걱정되더니 위로 오를 때는 엔진이 터질까봐 조마조마했다. 눈을 감았지만 귀는 열려 있어서 지프가 내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엔진 소리, 바퀴 소리, 바람을 가르는 소리, 쿠션들이 삐꺽대는 소리, 창틀에서 유리가 바르르 떠는 소리, 다른 차가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소리를 듣
원효 대사 아시죠? 물론 저보다 더 잘 아시겠죠. 저는 그 때 원효 스님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주워들은 짧은 얘기만 기억하고 있었죠. 즉, 원효 스님이 의상 스님과 함께 당나라로 불법(佛法)을 구하러 떠났다, 움막에서 자게 된 어느 날 밤 자다가 깨서 물을 마셨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중에 마신 물이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이었다, 이 때 크게 깨달은 원효 스님은 당나라에 가지 않았다. 겨우 이게 전부였죠. 그 얘기를 듣고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싶었던 자가 마침내 그럴듯한 해골바가지를 얻었으니 어찌 흉내를 내보지
미디어피아에서 개최한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코로나, 우린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에세이 공모전으로 작품을 제출한 참가자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 공모 마감일은 7월 31일로 만 19세 이상의 성인들이 참여하였고 한 달여간의 모집 기간 동안 300여명의 시민들이 공모전에 참여하였다.미디어피아에서 제공하는 양식으로 공모 신청을 받았으며 다시문학 편집 위원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1등 1명, 2등 1명, 3등 2명과 그 외 10명을 선정하였다.상금은 1
강원도 횡성군과 평창군 경계에는 태기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6번 국도가 지나는 이 산은 높이가 1261m에 이를 만큼 꽤 높습니다. 태기산은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왕 태기왕이 신라 박혁거세에게 쫒겨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이 깃든 산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산 정상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차박이나 백패킹을 하는 트레커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태기산은 아주 빡센 업힐을 좋아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찾기도 합니다.태기산은 산을 오르고 즐거움과 산에서 내려다보는 조
언제부터 그랬나, 언제부터 슬픈 사연을 만들어 주절거렸나? 대학을 포기하고 동네로 돌아와 술 마시며 빈둥대며 지낼 때 일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역시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네로 돌아와 해병대 간다며 놀고 있던 친구 K에게 ‘우리 아버지도 네 아버지처럼 친아버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너는 그래도 친아버지 밑에서 컸으니까 얼굴을 알지만 내 친아버지는 육이오 때 전사했으므로 얼굴도 모른다고 했다. 비밀이니까 너만 알고 있으라고 했는데 K는 그 말을 제 어머니에게 전했다. K의 어머니는 우리 어머니와 친했다. 두 분 다 워낙 분
예스24가 7월 5주 음반판매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레드벨벳 아이린&슬기의 미니앨범 1집 ‘Monster’가 차지했다. 에이티즈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ZERO : FEVER Part.1’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에릭남의 ‘The Other Side’가 새롭게 3위에 올랐다. 하이라이트 윤두준의 솔로 미니앨범 1집 ‘Daybreak’는 4위, 유키카의 1집 ‘서울여자’는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강다니엘의 미니앨범 2집 ‘MAGENTA’은 6위를 기록했고, 지난주 1위였던 엑소 세훈&찬열의 1집 ‘10억뷰’는 7위로 내려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지난 7월 22일부터 거리두기 관람 무료 재개관을 시작했습니다. 1층에서는 , , 이, 3층에서는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은 과천관 로비에 들어서서 마주보이는 백남준의 왼편에 위치한 원형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원형전시실에 들어서면 커다란 색기둥을 만날 수 있습니다.미끄럼틀놀이, 숨바꼭질 놀이, 색을 입은 오뚝이, 빛깔 세상이 원형전시실에서 한눈에 보이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내년 초에나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7월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준비 사무처장은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연구진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진전을 보인다"며, ”백신 접종 시기는 내년 초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라이언 사무처장은 "여러 백신이 현재 임상 3상에 있으며 지금까지 안전성이나 면역반응 효능 면에서 실패하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다시문학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던 김홍관 시인의 시집 '씨'가 미디어피아를 통해 연재를 시작한다.계간 으로 오랜 시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현재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바라보며 아직 세상에 내놓지 않은 시들을 미디어피아를 통해 하나씩 꺼내놓기 시작했다.베트남에서 2015년부터 2년간 코이카 국제협력봉사단원으로 교육 봉사 활동을 했으며 이때 조금씩 써둔 시와 시인의 생각, 사랑 노래, 귀국 후 쓴 시 70여 편을 묶어 발행했다.1부 '베트남에서의 소회', 2부 '마음을 열고', 3부 '그대 향한 마음',
채널이엠과 엣지티비 등의 케이블 TV에서 를 방영해 준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재방영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확실히 요새 방송되는 드라마와는 다르긴 한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 성형수술이 없던 시절의 방부제 없는 천연 외모, 탄탄하면서도 인간 냄새 풍기는 대본 등 담백함에 빠져 보고 있으면 찬사가 그저 나온다. 그런데 몇 회 재미있게 보다 보면 서서히 식상해진다. 처음의 반갑고 그리웠던 향수들이 가시게 되면 답답할 정도의 지나치게 느린 전개와 지금 눈높이에서는 턱도 없이 낮은 기술에서 오는 어색
식은땀을 흘리면서 꿈을 꾸다가 깼다. 무슨 꿈이었을까? 부엉새처럼 생긴 여자의 커다란 두 눈만 잔상처럼 남았다. 펨 도마에게 뇌까린 거짓말들이 두서없이 떠올랐다. 왜 그랬는지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 날이 밝으면 펨 도마를 대면할 일이 두려웠다. 펨 도마의 아리땁고 순진한 얼굴이 떠오르는 자체가 고통이었다. 눅눅한 침낭을 배낭에 쑤셔 넣었다. 복도로 나와서 산장의 출입문을 살그머니 당겼다. 뎅그렁 뎅그렁, 출입문에 매단 쇠 방울이 몇 번 흔들렸다. 운무 자욱한 마당에는 간밤에 나를 방에 데려다 주었을 늙은 남자가 향연(香煙)이 뭉클뭉
일본 청년들은 저마다의 상념에 젖어서 뚝뚝 떨어져 걷고 있었다. 나는 맨 뒤에 한참 떨어져서 걸었다. 내 앞에 가는 한 일본 청년은 산모퉁이 길로 접어들 때마다 돌아서서 손을 흔들었다. 다르질링으로 가는 막차가 떠날 시간이 가까워졌으므로 어서 오라고 보내는 신호였다. 염려 말라는 뜻으로 나도 손을 흔들어 주다보니 나는 길 떠나는 식구를 배웅하러 나온 그 동네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멀리 떠나온 게 아니라 돌아와 있는 것 같았다. 길가의 마을들은 그토록 친숙했다. 마을마다 까말라가 입은 것과 같은 종류의 손뜨개 스웨터를 입은 아이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룸부네 집 부엌에 어린 소녀가 있었다. 먼 산동네에 사는 친척 집에서 데려다 기르는 소녀라고 했다. 장작을 나르고, 물을 길어 오고, 그릇을 씻는 등 허드렛일을 하면서 학교에 다닌다는 여덟 살 소녀의 이름은 까말라. 까말라는 연꽃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까말라가 입은 스웨터는 우리가 어렸을 때 입었던 것과 흡사했다. 주변 모두가 가난했던 그 시절, 어머니들은 헌 스웨터의 실올을 풀어서 둥글게 감아놨다가 다시 스웨터를 떠서 아이들에게 입혔다. 까말라가 입은 스웨터는 바로 그것과 흡사했다. 얼핏 촌스럽게 보이지만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