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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산 태기분교를 아시나요?

김산환 전문 기자
  • 입력 2020.08.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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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백패킹 성지 강원도 횡성군 태기산 정상까지 업힐 라이딩!

강원도 횡성군과 평창군 경계에는 태기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6번 국도가 지나는 이 산은 높이가 1261m에 이를 만큼 꽤 높습니다. 태기산은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왕 태기왕이 신라 박혁거세에게 쫒겨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이 깃든 산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산 정상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차박이나 백패킹을 하는 트레커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태기산은 아주 빡센 업힐을 좋아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찾기도 합니다.

태기산은 산을 오르고 즐거움과 산에서 내려다보는 조망, 두 가지를 다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태기분교입니다.​'하늘 아래 첫 학교'로 알려진 태기분교는 태기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이곳의 높이는 무려 1,100m! 가히 하늘 아래 첫 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지금은 물론 폐교되어 그 흔적만 남아 있지만, 이곳에 가면 배고프고 힘든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태기산 정상에 마을이 들어선 것은 1965년도입니다. 당시 나라에서는 태기산 정상부에 불을 놓아 밭을 일구는 화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태기산 정상부가 그만큼 넓고 평퍼짐하기 때문입니다. 횡성군은 군내에 흩어져 있던 화전민 74 가구를 불러모아 태기산 정상에 화전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화전민 정착촌을 만들었지만, 약국도, 구멍가게도, 학교도 없었습니다. 이때 이명순이라는 스물 셋 미혼의 여선생님이 나타납니다. 이명순 선생님은 교육청과 방송국 등을 찾아다니며 이곳에 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고, 그 덕분에 1968년 지금의 자리에 학교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 태기분교는 1976년 폐교될 때까지 8년 동안 106명의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당시 이 학교에 근무하는 소사는 이틀에 한 번씩 태기산 아래 횡성군 봉복리까지 내려가(왕복 5시간 거리!) 우편물을 날랐다고 합니다. 그 시절 이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의 소망은 도시와 중학생 또래의 아이,그리고 기차를 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이 얼마나 짠한가요 ㅠㅠ)

​태기분교는 태기산 화전민 마을을 다시 산 밑으로 옮기는 이주정책에 따라함께 폐교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태기분교는 잊혀졌습니다. 화전을 일구던 밭은 다시 숲이 되고 백평짜리 작은 학교는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그 자리에 태기분교터를 알리는 작은 박물관이 세워졌습니다. 그 박물관에는 태기분교의 역사와 빛바랜 사진, 일기장, 표창장 같은 것을 넣어 놨습니다.

태기분교터에는 당시의 학교 관사와 화장실 터, 우물터 등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분교터를 중심으로 산책로도 만들어 놨습니다. 태기분교는 그 힘들고 어렵던 시절의 상징처럼 그곳에 남겨졌습니다. 만약 태기산을 찾는다면 꼭 한 번 태기분교터를 가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우리가 감내하며 지나온 지난 시절도 돌아보시길! 참고로 태기산은 등산로가 여럿 있지만, 6번 국도 옛길이 지나는 양구두미재에서 오른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양구두미재에서 태기분교터를 거쳐 태기산 정상까지는 왕복 4.5km입니다. 넉넉잡고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자전거 여행기는 유튜브로 감상하세요!

태기분교 이야기는 중간쯤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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