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필, 못다 쓴 편지 / 김주선 이보게 용식이. 한문 서체보다 한글이 서툴렀음에도 아버지는 매번 이름만 반복해서 써 보고는 종이를 접곤 했다. 글씨 쓰기를 연습하는지 붓의 결을 테스트하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모필에 먹물을 흥건하게 묻혀 쓰는 매끈한 글씨체도 아니고 뻣뻣한 갈필로 쓰는 비뚤비뚤한 글씨였다. 게다가 먹물도 잘 먹지 않는 붓인지라 글씨의 획은 각질이 생긴 발뒤꿈치처럼 텃고 거칠었다. 삼십여 년 전 엄마의 거울처럼 맑은 달이 뜬 밤이었다. 제삿날에 지방紙榜을 쓰는 듯한 정갈한 자세로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먹을 갈았다. 지금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1 (누가 뭐라 해도 새들은 노래하고 어둠은 걷힐 거야!) 타지마할로 세계인이 제일 많이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 아그라로 향하는 길은 새들의 낙원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인도인들의 환생을 믿으니 나도 언젠가는 축생이 될 몸이니, 육식을 안 하고, 동물을 잡거나 괴롭히지 않는다. 그러니 동물들이나 새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문득 여렸을 적 숲 숙을 헤매며 새알을 수집하러 다니던 악동시절이 떠오른다. 인도의 아이들은 어려서도 그런 놀이는 안 한다. 그러니 동물들도 그저 사람과 가까이 산다. 동물원
2023. 02. 28. 01:33.요즘 글 쓰는 것이라든가 내 생각이라든가 깊게 고민할 겨를이 참 없다. 다른 사업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생계에 대한 집중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삶의 노예가 된 것 같다. 삶이라는 수레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만 살고,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는 고민하지 않는 노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자꾸 짧아져서 무심코 타인에게 배려심을 갖추지 못한 대꾸를 하곤 한다. 나는 이내 미안하다 말하지만 상대방은 분명 상처가 됐을 것이다.아마도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요즘을 사는 중인 것 같다. 그래서 나밖에 보지
강명구는 마라톤으로 제주에서 출발하여 로마까지 뜁니다. 이 시간 현재 인도입니다. 저는 강명구의 허락을 받아 그의 기록을 여기에 연재합니다.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0 (나는 꽃이 아니다. 불꽃이다.) 내 영혼에는 쥐구멍처럼 하루 종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볕이 안 드는 곳이 있다. 그 쥐구멍 속에 웅크려 있는 나는 겁이 많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위험한 존재이다. 인도의 길 위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 구석구석 볕을 쬐어주고 있다. 양말 두 켤레를 사고 계산을 마치고 돌아 나와서 한참을 왔는데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은 1819년 5월 31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웨스트힐스에서 태어나 1892년 3월 26일 뉴저지 캠던 자택에서 폐렴과 가슴 종양 전이로 사망한다. 부검을 통해 기관지 폐렴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와 종양을 발견하고 기록지에 좌측 늑막염, 급성 결핵, 신장염으로 썼다.집에 시신이 공개되어 세 시간에 천 명 넘는 사람이 방문해서 관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헌화로 가려졌다. 시인, 수필가, 기자, 교사, 정부 직원이고 형식을 거부한 자유시 창시자며 일인자로 자유시의 아버지라 불렸고 동성애자다. 가난한
2023.02.21. 16:12현장에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경우다. 그래서 동갑인 배우나 연출, 스텝을 만나면 더 말을 많이 걸고 친해지려고 하곤 한다. 생각하는 범위와 겪어온 삶의 기록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공감하기 쉽기 때문에. 그런 이유들로 동갑인 사람을 만나면 금방 속에 있는,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함께 생각한다. 우리의 나이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결혼과 연애. 오랜만에 동갑내기 연출을 만나서 식사를 하게 됐었다. 우리 나이에 흔히 하는 말이니까, 연애는 안 하냐고 물었다. 기억을 더
검찰이 강진구 기자를 구속하겠다며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에 청담동 술자리가 허위사실이라는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청담동 술자리가 허위라는 전제로 강진구 기자가 윤석열, 한동훈 두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돼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 발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서울중앙지검 조현웅 검사가 지난 2월 16일 법원에 보낸 구속영장 청구서는 표지 포함 총 47페이지로 범죄사실과 구속의 필요성 등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청구했다 기각된 영장에 비해 한동훈 장관 자택 방문과 관련
철학이란 무엇일까. 혹시 우리는 철학이란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며 머리 아픈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있는 것은 아닐까.철학은 우리의 삶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철학이란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우리 앞에 보여지는 현상에 대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만약 당신이 기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제동 장치가 고장난 기차가 달리고 있다. 현재 200m 앞에 두 갈래의 길이 있다. A 코스에는 선로 위에서 5명의 인부가 작업 중이고 B 코스에는 1명의 인부가 작업하고 있다. 선로를 바꿀 스위치는 당신 앞에 있다. 당신은 스위치
3부, 한 스텝에 한 장발 휘날리며(3) 우리 보고걔네들이라고그럼 느네들은 강태기 형 전철을 몇 번 갈아타며초겨울 보라매공원역 보라매병원 문상 길은왜 그리 멀고 을씨년스러운지 영안실 빈소에는딸 다정이 혼자 태기 형을 지키고 있었다폐암에다가 후두암으로 갔다고 했다식구도 친구도 후배도 지인도 없었다거칠고 드센 부산 사나이강태기 선배,공고 자동차과를 나왔는데고교 재학 중, 답지않게시리, 아동문학가로 등단하고서라벌 70으로 들어갔다(학번 따위 무슨 가치가 있으랴마는)지독한 가난과 불행에 쫓겼고입학 후 한 달 남짓, 그때 빼곤강의실 근처에도
는 10년 차 편의점 알바 언니가 만난 다정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물건을 팔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유머를 곁들인 따뜻한 언어로 담아냈다. 마치 우리 동네 편의점인 듯 작가가 생생하게 그려낸 일상들은 우리를 정신없이 웃겼다가, 화도 나게 했다가, 어느새 눈물을 흘리게도 만든다.“편의점 아르바이트 처음인데 괜찮은가요?이 질문이 오랜 편의점 생활의 시작일 줄은 몰랐다!저자는 아이들을 키운다는 기쁨도 잠시, 무기력을 느끼는 시간이 많아졌다. 실은 돈이 필요해서 우울했고 취업이 쉽지 않아 절망했다. 어느 편의점
2023.01.30. 03:22.말하는 대로 2023.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매년 이루고 싶은 것들을 말하고, 이루어진 것들을 적어보곤 한다. 작년에 자주 말했던 것은 일억 모으기였다. 집을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집값이 폭등을 한 작년이었다. 그래서 일억으로는 경기도에서도 집을 살 수없게 됐다. 본질적인 이유는 집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수적으로 말했었다. 그런데 작년을 돌아보다가 문득 생각해 보니 비슷한 목표를 이미 이뤘다. 물론 다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정
2023. 01. 20. 16:58연애편지. 일기나 글에 연애 이야기를 거의 적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도움 될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발목만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관계가 끝날 때에는 마치 나만 상처받고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곤 한다.이석원, 라는 책을 읽는데 무수한 연애 이야기가 나온다. 사랑했던 글, 사랑하던 글. 짝사랑 같은 글. 나는 일기에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썼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다음 사람에게 일기를 들키고 싸움의 구실을 만든다.
2부 청춘예찬 11 밟으면 밟히데또 밟으면 또 밟히데강출아, 두만아, 문딩아늬들도 갸들 밟으면 일어나 밟아라또 밟으면 또 일어나 또 밟아라잠든 듯 엎뎄다가쥐죽은 듯 엎뎄다가, 늬들도손이 없냐 발이 없냐그러니까 콱콱 밟아라아주 싹싹 발라라 언젠가닭이 말했다 아주 개눔들이라고 청춘예찬 곧 여드름 박박 나기 시작하곤키도 작은 데다 없이 살아친구 하나 없이 외롭던 그때겨울비 구죽죽 내리고정말 많은 책을 읽었네와룡생 사마의 무유지 군협지 사자후쿡 처박혀무협지란 무협지 모조리 읽었네다 내 것 같던 아리따운 낭자들삼삼했지무공을 폐지당한 초절정
제39회 중국 하얼빈 국제빙설축제가 5일 오후 하얼빈빙설대세계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헤이룽장성위 서기(省委书记)이자 성인대 상무위원회(省人大常委会) 주임인 허근(许勤)이 빙설축제의 개막을 선포하고 성위 부서기(省委副书记)이자 성장 대행(代省长)인 양혜령(梁惠玲)이 참석했다. 하얼빈은 독특한 빙설 자원, 독특한 빙설 문화 매력, 빙설 브랜드로 유명하며 빙설 음악 문화 도시이자 '올림픽 챔피언 도시'로 5년 연속 '중국 빙설 관광 10대 도시' 1위를 차지했으며 '세계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도시 목록' 10위 안에 선정되었다
행복이란 석양에 비친 구름을 보면 시시각각 모양이 변하지요.일변 헬리콥터 모양으로 날아가다 용으로 변하고 변화무쌍한 것이 인생인지라 하늘의 조화도 그리하나 봅니다. 구름이 흘러가듯 행복도 흘러간다고 합니다.순간의 행복을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코앞에 가져다주어도 그게 행복인 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여기, 당신이라는 말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스쳐 가는 행복을 느끼고 잡는 일에 열중하면 좋겠습니다.지나가는 지도구름이 하트로 바뀔지는 모릅니다마는지나가는 행복을 마다할 일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저는 행복 하려고 남은 인생
2023년이 밝았지만 마음이 아주 무겁다.우리 모두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경제전망은 경상수지 적자로 마감한 2022년보다 한층 더 암울하다. 미-중 경제전쟁으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달러 강세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부동산 등 자산의 붕괴 등 골치 아픈 이슈가 한 둘이 아니다.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어쨌든 피할 수 없으니 헤쳐나가야 할 험난한 길이다.쫄지 말고 힘을 내자. 앞으로 나가자.한 해 설계는 쉽지 않더라도, 최소한 첫 달의 계획을 희망차게 세우기 위해,202
한국의 대학교 졸업식… 학사모를 쓰고 기념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또는 가족들과 식사하고…. 반면, 중국의 졸업식은 어떠할까? 물론 지역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중국 동북지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하얼빈상업대학 졸업식은 좀 독특하다. 이 학교는 졸업 시준이 되면 만두 잔치를 한다. 만두를 만들어서 졸업생들이 함께 먹고, 그동안의 추억을 간직하며 각자의 삶을 위한 출발을 준비한다. 학교측에서 이미 졸업한 학생들에게도 만두 식사권을 보낸다. 이 학교의 추억과 함께 말이다. 그 현장을 찾아본다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
2022.12.19사람은 무리 안에서 인기인이 되고 싶어 한다. 어릴 땐 춤을 잘 추는 사람. 중학교 땐 노래를 잘하는 사람. 고등학교 땐 공부를 잘하는 사람. 그 사이 어딘가에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도 인기가 있었을 것이다. 대학교 다닐 땐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결코 멋질 수 없다. 법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대학생도 입학 시기엔 잘 노는 사람이, 졸업할 땐 성적 좋은 사람이 인기인이 된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내 직업군에서 좋은 성과를 낸 사람이 인기인이 된다. 선망받게 된다. 그러나 연기하면서 성과를 빠르게 낸다는 게 참 어려
마켓컬리에서 100% 통곡물로 만든 간편한 한끼 식사 대용식 시리얼을 만나볼 수 있다.곡물 가공 전문기업 씨알푸드는 지난 19일 국내산 유기농 발아 통곡물 HAPPY GUT(해피갓)의 마켓컬리 입점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해피갓은 100% 통곡물로 만든 장내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이며, 간편한 한끼 식사대용식이다. 해피갓은 혁신성과 시장성을 평가받아 2022 유기농 스타상품 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했다. 해피갓 공식 홈페이지(https://www.happygut.co.kr)에서 회원가입을 하
'2022 흑룡강 냉수어·겨울어획철(2022黑龙江冷水鱼•冬捕季)'행사가 12월 27일 개막된다. 개막식이 열릴 태양도 호텔에서 겨울 낚시대회가 열리는 하얼빈시(哈尔滨市) 호란구(呼兰区) 대정자산(大顶子山) 온천관광구에 이르기까지 연선의 호구대교(呼口大桥), 연도역(沿途驿站), 대정자산 서비스센터 등에 경관 체험구를 설치해 허저족 고기잡이 및 수렵문화 전시를 할 예정이다.허저족(赫哲族) 문화는 헤이룽장성(黑龙江省)의 '중국 북방 고기잡이 및 수렵 문화의 발원지(中国北方渔猎文化祖源地)'라는 대표적인 지위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