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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안갯속에 갇힌 우리에게

이진성
  • 입력 2023.02.28 02:37
  • 수정 2023.03.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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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2. 28. 01:33.

요즘 글 쓰는 것이라든가 내 생각이라든가 깊게 고민할 겨를이 참 없다. 다른 사업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생계에 대한 집중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삶의 노예가 된 것 같다. 삶이라는 수레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만 살고,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는 고민하지 않는 노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자꾸 짧아져서 무심코 타인에게 배려심을 갖추지 못한 대꾸를 하곤 한다. 나는 이내 미안하다 말하지만 상대방은 분명 상처가 됐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요즘을 사는 중인 것 같다. 그래서 나밖에 보지 못한다. 한마디로 지질한 거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봐도 그렇다. 그 지질함의 근원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컸다. 내가 뭘 하고 있고 어디로 가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아마 미래에도 나는 그럴 것이다.

그답을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평생 그 고민을 하면서 인생의 방향키를 돌리는 게 삶이니까. 그래도 어린 날, 고민하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게 있다면 나는 지금 질적으로 많이 성숙한 사람이란 것이다.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평생 모를 거 같던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배려심 없는 태도를 스스로 발견하고 고쳐나간다. 그런 지금의 내 모습이 썩 나쁘지 않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안갯속에서 걷히지 않는 어둠을 마주한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다. 고민하고 하루하루 해결하려 시도하며 살아보라고. 분명히 무언가 나아질 거라고. 때론 등불 비춰주는 사람도 있다고. 반드시 성장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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