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3. 02:46.눈앞에 사람이 지나가고 좋은 향기가 났다. 나는 코가 예민한 편이라 다양한 냄새와 향기를 맡으며 이런저런 공상을 하곤 한다. 그건 특이하게도 자잘한 원소기호일 뿐인데 콧속으로 들어가면 생각이 된다. 그 생각은 기억이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이미지이기도, 감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주 악취가 아니라면 대부분 즐거운 일로 다가온다. 재미난 생각을 하게 되니까 말이다.계절에 대한 냄새와 기억들은 워낙 자주 생각하는 일이라 다른 생각을 해봤다. 저 사람은 무슨 샴푸를 쓴 걸까, 무슨 향수를 쓴 걸까. 하는 생
그 애 열 한살에 알던 그 애열 일곱에 만난 그녀예순 넘은 나이에 소식 들었네무슨 이유인지 밤새 뒤척이다가그 이유를 알았네그 밤은 잠깐 열 일곱살 이었네.
중앙 중·고교의 동문모임 중앙교우회가 지난 6월 20일 모교 제114주년 개교기념일에 맞춰 '중앙교우회 100년사'를 발간했다. 작년 5월 편찬 작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이다.1910년 1회 졸업생들로 첫걸음을 내디딘 모임의 역사를 한 권에 담은 '중앙교우회 110년사'는 국내 중·고교 동문회 최초의 체계적인 역사서 발간이라는 의미가 있다. 대학교 동문회까지 통틀어도 편집 체제나 사료적 측면에서 유례없는 역사서로 편찬되었다. 또한 일제 강점기부터 우리나라 각급학교 동문모임의 궤적을 가늠하게 할 뿐만 아니라 화보를 통해 중등학교 학
엄광용 소설가의 새 작품,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의 출판기념회가 열린다.기념회는 7월 22일(금) 오후 5시 30분 서울 남부터미널역 '조가홍닭'에서 열릴 예정이며, 엄 소설가의 지인과 출판 관계자 다수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엄 소설가의 모든 글쓰기 인생을 바쳐 탄생한 작품이다. 엄 소설가는 이 작품을 위해 2010년부터 관련 자료를 모으고 집필을 시작했다.그 양이 워낙 방대해 퇴고의 퇴고를 거치고 공부를 위해 연재를 중단하며 지금까지 완성된 원고지만 1만 매에 이른
유전자와 본성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대부분 사람들은 평범함을 벗어날 수 없다. 정작 자신은 이를 모른 채 '나는 특별해!'라는 자의식에 스스로 무한 합리화에 빠져 살아간다. 많은 이들이 정신적, 심리적 오류를 저지르는지 알지 못한 채 매일 똑같은 삶을 반복할 뿐이다. 왜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고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저자 자청 역시 스무살까지 이런 삶을 반복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 상황을 잘 알았다. 자신의 첫 책 '역행자'에서는 가난한 인생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얻으며 깨달은 인생의 노하우가 빼곡
'영혼의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다섯번째 산'이 출간됐다.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은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8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2천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이번 작품은 그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 여행 이후 대표작 '연금술사'와 '순례자'를 발표했듯, 코엘료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뒤바꿔놓은 시련과 그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 이후 써내려간 작품이다.그는 긴 터널과도 같았던 고비를 넘어서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던 꿈을 향해 나아가며 결국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서게 됐다. 작가 뒈비 35
2022.07.17.00:11, 집에 오는 길에 달이 마치 알감자처럼 노랗고 복스럽게 떠서, '오늘은 옥상에 올라가서 달 좀 보다가 글을 몇 자 적어야지'하고 생각했다. 올라와서 여름밤 바람에, 옥상에 핀 꽃들과 모기향을 보고 작년, 재작년 재재재작년,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37년째 보는 달인데 질리지도 않는다. 그런 모습이 좀 유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남자는 커서도 애라고 하나보다.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나만큼은 남혐, 여혐 하지 않고 살아야지' 생각한다. 여자도 나이가 들어서도 잃지 않는 순수함이 있다
2022. 07.13.00:05.- 이불을 덮고 잤다.무더운 여름이다. 푹푹 찌는 날에도 나는 잠자리에 누워서 이불을 덮었다. 선풍기도 켜고 에어컨도 켰지만, 나는 이불도 덮었다. 한 겨울에 이불을 덮는 것은 유별난 행동이 아니나, 한 여름에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이불을 코 끝까지 덮었다. 섬유 유연제 냄새가 맡기 좋은 농도로 들어왔다. '나는 왜 더울 줄 알면서 이불을 덮을까?' 정말로. 이런 날. 왜그럴까. 더위를 넘어설 만큼 내가 느끼고 싶던 것은 포근함이었던 것 같다. 겨울에는 몰랐
연꽃 이만한 순결이 다시 있을까?진흙뻘에 온몸을 담그고여름을 밀어 올려 정성을 다하였구나. 연분홍, 순백의 빛으로 환하게 웃어주는부처님의 마음을 전하는 꽃꽃 한가운데는 황금으로 수 놓은 듯겸손에 화려함을 더하는구나. 지은 죄일랑 속세에서 빌고 빌어다음 생에는 연꽃을 밟고 태어나는부처님의 자비를 빌어 본다. 일간 세미원에 다녀와야겠다.
임은정 검사가 자신의 첫 저서 '계속 가보겠습니다'의 출간 소식을 전했다.이 책은 임 검사의 첫 단독 저서로 검찰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온 지난 10년간의 기록과 다짐을 정리했다.현재까지 임 검사는 끊임없이 검사 적격 심사 대상자에 오르는 등 검찰 조직의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계속해서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고,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이 아닌 '무죄 구형'을 강해하면서 조직 내 골칫거리 검사가 됐기 때문이다. 임 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요직에 발탁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각을 세워왔다.임 검사
나잇값 나이에 값을 먹이자는 게 아니다.나이를 먹으며 스스로의 행동에 값을 먹이라는 말이다. 건강이야말로 부귀영화에 비할 바 안되는 나잇값이다.추하게 오래 사는 것은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늙음은 걸음에서 부터 온다.걸음걸이 마다 똥꼬에 힘 팍 주며 걷자. 친구한테 잘하자.화성의 공전주기는 686일이다.지구의 1.87배이다.화성에 인간이 산다면 화성에서 10년 살고 왔을 때지구는 약 20년이 흐른다.거의 모든 친구들이 화성의 근처 별이 되었을 것이다.얼마나 외롭겠는가?나잇값에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도 포함이다. 꿈과 사랑을 갖자
“천년 세월을 견딘 고구려의 벽화 같은 거대한 서사 하나가 우리 곁에 왔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 중국의 '삼국지'와 일본의 '대망'은 어떻게 쓰여졌을까?'삼국지'는 나관중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첨삭에 첨삭을 더해 현재에 이른 작품이다.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은 일본의 주요 신문사 3개가 작가의 생활을 돕는 방식으로 주요 신문사 3개가 연재 지면을 내주며 완성한 작품이다.모든 작품이 그렇듯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역사소설은 한 사람의 힘으로 완성하기에는 벅찬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지'나 '대망'과
추녀밑 원숭이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있나요?대목장의 사랑을 달콤하게 먹다가더이상 나올 꿀물이 없으니까그동안 모아둔 사랑의 꿀단지를 들고 야반도주한 여인에게이승의 업과 내생의 업 모두를머리에 이고 살라고대웅전 추녀를 바치게 했다는 전등사 전설 사랑의 색깔은 변하나 보다.핑크 로맨스 카펫 위에서 노닐다가잿빛 하늘에서 쏟아지는 소나기로 변하고너 없으면 죽을 것 같은 홍역을 앓다가너 때문에 죽을 것 같은 숨막힘이라니. 사랑하지 말자.있는 그대로 놓아두자.시간이 가면 꽃은 지고, 해는 기우는 법상처받지 말자.마음의 상처는 약이 없으니 사랑하
흔적 사람이 산다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입니다.남겨진 흔적은 추억이 됩니다.때로는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시간이 흐르면 지나온 자취는 흐려집니다.어떤 일은 더욱 또렷해지기도 하지만요. 시간에만 흔적이 남는 것은 아닙니다.내가 지나온 공간에도 수많은 흔적이 남습니다.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에서 가슴에 남은 흔적은 치유하기 어렵습니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물을 쪼다 물가에 남긴 발자국처럼나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도 너에게 오랜동안 남을 상처일 수 있습니다.나의 흔적이 너에게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발걸음 걸음마다 살피고 조심할 일입니다.
목이 아프다 왜 이럴까앞과 뒤 옆과 위 아래두루두루 살피며 살아야하는데 위만 쳐다보며 살아온 탓이다위로 굳어진 내 목은 아프고선택적으로 아래를 밟고 선 위의 세상은 칼 춤을 춘다요란하다안하무인이고 제멋대로다총칼로 지배하던 군부독재 떠난 자리에법대로를 외치는 검찰독재가 또아리 틀었다선택적 법집행 진실과 정의가 흐느낀다'그대가 조국'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심금을 울려도망나니 레거시 언론은 쓰레기 더미에서 광고를 탐닉하며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진실과 정의를 부르짓는 시민언론 독립언론은 갈수록
퉤퉤 2 왜 늦은 밤산사 토방 같은 데다 사람들 뫄 놓곤잘난 체 이빨까는 게 싫여또 그 앞에 빙 둘러앉아 홀짝홀짝 차를 마시며마냥 헬렐레하는 것조차도 너무 싫여마침내 안 되겠다, 이쯤 찌그러져얐다몸무게를 줄이러 가는 척 자리를 뜬다별이 반짝이는 하늘, 그러나 밖은 너무 춥다바람과 구름 별과 나중에는 기껏 오동나무나 담벼락이런 것들과 얘기를 할 수밖에무얼 빨러 나 여기 쫓아왔나거기 침을 뱉거나 발로 차거나 긁거나 할 수밖에퉤 진실은 제발재미없기를 감동적이지 않기를사뭇, 심각 진지하지 않기를시골구석에서 올라온 듯더듬더듬 말 잘 못해 어
퉤퉤 1 퉤 천구백삼십 년대 지금처럼 그때도시인 박사 선상님들애법 먹물깨나 먹었단 이들퉤퉤 너도 나도 유식한 말왜말 찌꺼기 좇아 쓸 때봄봄 산골나그네 만무방 동백꽃김유정이만큼은 우리말 잘 살려 썼다비리직직한 총각눔들새끼 꼬고 산에 낭구하면서장인님 붕알 잡고 늘어지면서지게작대기로 대이구 얻어터지면서까무잡잡한 시골뜨기 가시내들밭 매면서 빨래하면서 나물 캐면서머스마들께 여시 떨면서잡수풀 구렁에다간 냅다 훌치면서땡전 한 푼 없는 따라지들흑흑, 땅바닥에서 먹고땅바닥에서 기고 땅바닥에서 자면서오갈 데 없어땅바닥 사랑을 나누면서웃고 울고 쫑알대
김시습은 1435년에 태어나 1493년에 급성 병으로 사망한다. 신라 알지왕 후손 왕자 김주원이 강릉을 하사받아 강릉 김 씨 시조고 그 23세손이다. 아버지는 김일성, 어머니는 울진 장 씨다. 시습은 논어 학이편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에서 땄다. 결혼하지 않아도 상투 틀고 어른 되면 받는 이름으로 본명을 대신하고 보통 한 개인 자는 기쁘게 벼슬한다는 열경. 친구나 스승 제자 사이에 쓰는 호는 매화와 달을 좋아해서 매월당, 동쪽 봉우리인 동봉, 동쪽 봉우리 산 사람인 동봉산인, 푸른 산인 벽산, 푸른 산에 맑게 숨어산다는 벽산청
촛불 시론 좀 투박스러워도 없어 보여도덜떨어져 보여도시가 좀 안돼도씹혀도 좀 쪽팔려도멋대가리 잔대가리굴리지 말아야 하는데무얼 쓸 때마다쓴답시고 나도 모르게멋대가리 잔대가릴 굴리게 되곤굴리는 족족, 어떻게 된 건가!내가 퍼다 쓰는 말은 왜말 찌꺼기끼어드는구나 달라붙는구나생각까지 왜말 생각느낌까지 왜말 느낌진실을 죄, 죽이는구나영혼 마냥, 배부르누나 썩어 문드러지누나쉽고도 그저수수하게 촌스럽게 꾸밈없이 써야만 했어먹고 자고 엉엉 울고 히히 웃고엄마 말로다 써야만 했어끊으려 끊으려고 해도벽에다 머리를 갈아도끊을 수 없구나 떨굴 수 없구나
2022년 6월 19일 15시36분손녀 리하가 태어났습니다인생 65년 만에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무릇 모든 탄생은 아름답습니다탄생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너무나 큰 고통이 있기 때문입니다탄생은 큰 고통을 극복한 후에야 비로서 얻어지는 아름다움입니다아름다운 창조물 손녀를 얻기까지 아들과 며느리의 노고에 감사합니다위대한 탄생을 안겨준 아들과 며느리에게 무한의 고마움을 전합니다정말 고생많았습니다우리의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탄생과 창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나라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아기 탄생의 우렁찬 울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