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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익는 시간

김문영 글지
  • 입력 2022.07.0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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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익는 시간>

 

목이 아프다 왜 이럴까

앞과 뒤 옆과 위 아래

두루두루 살피며 살아야하는데 위만 쳐다보며 살아온 탓이다

위로 굳어진 내 목은 아프고

선택적으로 아래를 밟고 선 위의 세상은 칼 춤을 춘다

요란하다

안하무인이고 제멋대로다

총칼로 지배하던 군부독재 떠난 자리에

법대로를 외치는 검찰독재가 또아리 틀었다

선택적 법집행 진실과 정의가 흐느낀다

'그대가 조국'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심금을 울려도

망나니 레거시 언론은 쓰레기 더미에서 광고를 탐닉하며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진실과 정의를 부르짓는 시민언론 독립언론은 갈수록 피폐해진다

2번 찍은 국민들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시간에도

푸르디 푸른 손톱만한 살구 열매는 굵어지며 익어간다

제멋대로 지껄이는 풋살구보다 떫은 언어들이

정치권에서 난무한다

설익은 정치꾼들의 횡포가 숨을 멎게 한다

촛불의 자취는 찾을 수 없고 개혁과 혁신은 실종되었다

기득권 나눠먹기 정치가 한없이 걱정되어 잠을 설치는 동안

그래도 살구는 폭염을 즐기며 노랗게 샛노랗게 익어간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살구를 바라보면 입안 가득 침이 고이고

나는 소심하게 침을 꿀꺽 삼킨다

살구 익는 시간 위를 바라보는 목은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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