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으나 봄같지 않은 시간이 너무 길다방향 잃은 찬바람 산기슭 맴돌고동굴 속에 매달린 고드름 아직도 녹지 못한다발을 동동 구르며 촛불을 밝히던 그 겨울 추운 밤이어두운 곳에서 속으로 속으로 엉겨붙어 꽁꽁 얼어붙는 것일까그래도 봄인데 고드름들 눈물방울 뚝뚝 흘리고내용은 이겼으나 형식으로 진 패배의 나날이 지나간다졌다고 인정해야하는 현실이 억울하고 서럽다잠들지 못하는 봄 밤 우울이 깊어지고봄이 오지 않은 봄길 걷는 나그네 발길 철없이 시리다상식과 자연을 거부하는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지고메마른 가슴마다에는 고드름만
풀꽃 1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Grass flower 1See closely;prettySee longly;lovelySo are you.화이트데이다. 사탕처럼 달콤한 나태주 시인의 시를 필자가 영번역했다. ; 세미콜론을 사용하면 시 영번역이 간결해진다. and, or, then, but 의미로 여기선 , and 그러면이나 then 그때, 그러면의 의미다.s 두운과 y각운을 맞춰 시적으로 표현했고 원문 순서를 살렸다. 어느 번역에서는 예쁘다 자세히 보면 이런 식으로 순서를 바꾸는데 원 시
한숨 여러 이유가 있겠지요.땅이 꺼져라 내쉬는 숨결에는... 쉼 없이 달려오다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닥쳐오면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한숨뿐 진실이라고, 불변의 진리처럼 믿었던내게는 절대 닥치지 않을 거라고믿고 또 믿었는데... 큰일이 생길 거라고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요행이 찾아와 나를 비켜 가는 행운에도... 한숨 참지 마세요.오히려 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더 깊게 내뱉어 보세요.땅은 꺼지지 않을테니까요. 다 잘 될 거예요.내 곁에 네가 있고 네 곁에 내가 있으니까요.
얌전한 고양이 마혜경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거잖아땅으로 떨어지듯 다소곳하게 고개 숙여야 한다는 거 어른들은 그게 문제야 끝을 소홀히 하는 거 저것 봐눈꺼풀 살짝 치켜뜨는데 저 건방진 처마처럼 하라고
지게 1 하루의 돌턱을 딛고악착같이 삶을 퍼나르며불끈, 여섯 자식을 짊어진 아버지한 짐 생의 무게가내 나이 쉰이 넘어서야 보인다 강지혜 시인의 시리즈 시다. 맘이 따뜻해진다.
서울 시 시골 시 서울에 있을 때는학교 나갈 때는저 위에 살 때는시골 시 쓰고 싶어 문득문득시골 시 그리버 하지만 나 명퇴하고가재골로 이사 오고곧 시골에서 사니까 노니깐서울 쪽 서울 시 쓰고 싶어케케묵은 시골 시 시골 투가겨웁고 싫여 오늘밤 시골 사람 하나이쀼루퉁맘 아프다오 시작 메모
내 나이 어느새 이순이 훌쩍 넘어버렸네살아내는 동안 단 한 번도 온전한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던 세월'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며 오뚜기 실험을 거듭했던 시간거슬러 오르면 자주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외세가 만들어준 8.15 해방외세에 의해 국토가 분단되고 민족도 둘로 나뉘었다같은 민족끼리 원수가 되어 동족상잔의 6.25전쟁이 일어나고이유없는 죽음들이 삼천리 금수강산에 나뒹굴었다끝내지 못한 전쟁 휴전 상태에서 나는 태어났네같은 민족끼리 서로 총부리겨누고 적이라 우기며 살아왔네 살고있네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4.19 미
지게 2 평생 아버지란 이름으로등뼈 굽어가는 줄 모르고한 종지 간장으로 주린 배 채우시며불끈 여섯 자식을 걸머진한더미 아버지의 눈물 강지혜 시인 작품이다.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진다. 시인은 신춘문예 출신이며 다수 문학상을 수상했고 최근 화성시 지원으로 '내 안의 나에게' 산문집을 출간했다.
저 달 서울에서 시골 오면우리, 그 사람들 반가운데 시골에서 서울 가면그 사람들, 우리 그닥 반갑잖은갑다 우린그 사람들 그리운데 그 사람들 우리그닥 그립잖은갑다 때론 귀찮은갑다 허긴우리 같은 개똥쇠들 시작 메모어릴 적, 어머니들이 옆엣집 아줌마와 대판 싸울 때마다 ‘개똥쇠 같은 여편네’라 소리를 듣고 오면 펑펑 울곤 했다. 이제 곰곰 생각하니 비록 개똥밭에서 태어난 천한 형편으로 여기저기 굴러먹는 고된 인생이지만, 그게 명 질게, 남 못하는 궂은 일 다 하고, 이녁들 싫어하는 험한 욕 외로이 다 얻어먹으라는 얘기입니다요. 이보다 덕
다짐저처럼 다졌으면다치지 않을텐데다질 줄 몰라다치고 말았어다시는 다치지 않게마음이 다져지길굳건히 다져흔들림 없이나는 너를다짐한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자여자의 날이 아니라 여성 인권,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의 날이다. 아직도 유리천장은 높고 인권은 낮다. 여권 신장이 되길 다짐한다.
별 별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본 지가 참 오래 되었습니다.별이라고 불러 보기만 해도 가슴 아린 추억이 참 많습니다.겨울을 벗어나는 계절에 보는 별은 유난히 반짝입니다.나무줄기가 푸른 빛을 머금어 간다는 희망으로 봄을 기다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똑같이 빛나는 별이라도 '어디에서 보느냐, 혹은 어디에서 누가 보느냐'라는 문제에 별들은 각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말로 대답합니다.소견입니다마는 별은 인류 역사 이전에도 거기 있었으니까요. 별 안에서 푸르름을 본다는 것은 나의 축복입니다. 봄이 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묵은지 설 지나면 맛 변하드
미동산 보리밥한솥짓기는좋이 가네 떡갈나무 봄물미동산 임도길 무녀리낮달허곤 목탁치듯 딱따구리참 좋다 맨날맨날말대가리 가수들 노래만 듣다가 시작 메모무협지 같은 데서는 뻑하면 ‘뜨거운 차 한 잔 마실 시간’ 도 나온다만. 누구는, 미인이 눈썹을 찡그리며 어여쁜 눈을 깜빡거린다는 ‘순간[瞬間]’이니, 님을 기다리며 초생달 손톱을 퉁긴다는 ‘탄지[彈指]’니, 거기에 선비가 긴 사유에 들며 애법 수염을 쓰다듬는다는 ‘수유[須臾]’니 어쩌고들 하며, 그것들이 아주 시적인 시간 이미지라던데, 보라, 옛날 우리 민중들이 입에 달고 살던 저 ‘보리
송장개구리 얼었습니다당신에 대한 사랑이나를 보는 싸늘한 시선에얼어버렸습니다꼭꼭 숨어 동면 해버렸습니다 죽음처럼 어둔얼음처럼 무딘던져도 깨지지 않을차가워진 마음이살아 송장이 되었습니다 당신을 그리다눈물마저 얼어붙어버렸습니다 눈이눈꺼풀에 맺힌 그대만 보며영영 잠이 듭니다 오늘이 경칩이네요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캐나다엔 송장개구리가 삽니다. 동면시 죽은 상태고 나중 깨어나죠. 비유가 아니라 심장과 폐와 모든 기능이 죽음과 똑같이 사라집니다. 그러다 다시 살죠. 인간영생을 위해 연구하는 대상입니다. 코로나도 끝나고 죽음도 끝났으면 좋겠습니
두 개의 바다 마혜경 애초에 실수가 있었다해일이 일어난 그날, 열두 시를 어긴 신데렐라처럼 파도는 돌아오지 않았다포기하고 싶을 때, 비나 눈으로 둔갑하고바람이 대신 변명했다 구름은 말해야 한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비오면 바다가 왜 따라 울까정수리를 타고 내리는 비는 왜 쓸쓸해야 할까 헤어진 연인들은 비가 오면 바다로 간다텅빈 하늘은 있어도 바다는 늘 가득하다곧 껍데기로 버려질, 어쩌면 하늘은 바다의 필명 가오리연지느러미가 퇴화한 비행기 날개인생이 왜 고해苦海겠는가
색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색들로 채워집니다.사람의 인생도 수많은 색과 함께합니다. 때로는 화려한 색, 때로는 따뜻한 색이 칠해지기도 합니다.놀람의 색, 무서운 색, 행복한 색, 아름다운 색도 있습니다. 2년 전 찾아와 온 세상을 공포로 만든 코로나 19는 어떤 색일까? 생각했습니다.각자의 삶은 지나온 자취에 따라 수많은 색이 존재했겠지만2년간의 색은 무채색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의 포화에도 꽃은 피어났듯이무채색 곳곳에는 희망의 색이 싹트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와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에도 평화의 색이 돌아오기를 기원
민들레 옛날, 홍명희 선생이 쓴 임꺽정에쇠도리깨 도둑 곽오주가 나오는데이 오주가 도적이 되기 전 머슴 살 때던가장에 지게 지고 쌀팔라 갔다 오단산적놈을 만났겠다한바탕 씨름을 벌이다 말고설라무네얘, 우리 좀 이따가 하자 하더니두말없이 바지를 까뭉개곤끄응 길섶 똥 한 삼태기 싸 놓더라아눈까정 찌긋째긋거리는데산적놈 그만 어이없어 하릴없어쇠새끼, 엄청 구리구나 그때부텀 우리나라 길섶마다 민들레별처럼 쏟아진 게로다 시작 메모벽초 홍명희 선생은 『임꺽정』을 쓰고 ‘임꺽정만큼은 사건이나 인물이나 묘사로나 정조로나 모두 남에게서 옷 한 벌 빌어
전염병 위기가 몰고온 생존의 불안굶어 죽으나 병들어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푸념이 성을 쌓고타들어가는 가슴은 새까맣다닭 울음도 멈춘 새벽 초조한 마음 너머로 먼동이 튼다산맥은 꿈적도 않는데 긴장된 시간은 불안한 여론조사를 안고 흐른다기다리면 해는 뜨겠지만 그러면 또 어제처럼 살게 될까언 땅 딛고 선 무릎 위로 입춘 지난 계절 무시하며 세찬 눈보라 몰아친다시린 가랑이 사이로 희망 한무더기 찬 바람에 실려 빠져나간다기다리면 될 것이라 믿으며 걸음 떼면 희망 고문이 확산되고적폐들의 난동 뉴스가 초조한 마음을 더욱 춥게
정년마부정제란 말이 있습니다.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 답니다.멈추다, 머무르다의 의미는 다시 간다는 뜻을 머금습니다.얼마 전에는 세대랑 시대랑 함께 했습니다마는21세기를 띄엄띄엄 배우며 사는 나는시대가 변하는 것을 세대가 따라가지 못하는 듯 합니다.60중년을 꽃중년이라 말하기도 하고 신중년이라 하기도 합니다.내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합니다.아버지 환갑잔치에 잡은 도야지한테 미안해서 입니다.'우정은 산길과 같은 것오가지 않으면 수풀이 돋아 나나니'년 전에 돌아가신 친구 아버지 고 000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봄 아이디를 입력하세요 마혜경 두꺼운 점퍼를 입고 산에 오른다내려오는 사람과 인사하지 않는다허밍만으로 올라가는데진달래가 드레스를 갈아입는 중인지핑크색 무늬가 떨어진다언덕은 올라오는 발자국을 세고 있다노란 몽우리가 곧 터질 테니줄을 서야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그러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오픈 시간이 얼마간 연기된다아직 이른 걸까아무도 개나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긋난다올라가는 사람 등에는 구름 지도가 펼쳐지고흙을 비집고 나온 새싹이 나를 클릭한다 "봄에 접속했습니다"
달 보름달은 저녁에 떠올랐다가 새벽이면 기우는데보름달도 아닌 당신은 새벽에도 떠오르는 까닭이 무엇인지요.아마 당신은 내 마음속 가슴 한 켠에 자리하여아침에도, 저녁에도 떠오르나 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당신이 그리울적마다내 마음을 어떻게 아시고 떠오르는지요.혹시 당신 가슴에도 내가 달처럼 자리하는지요. 외로움의 달은 무척이나 차갑기만 하더니만당신의 달은 부드럽고 따뜻하기까지 합니다.당신의 온기가 달 속에 남아있어서 그리하겠지요. '저 달이 떴다 지도록 노닐다 가세'라는 노랫말이 생각납니다.시간은 참 이상하게 흐릅니다.기다리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