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대하여 인간은 망각의 동물입니다.길다면 긴 세월을 사는 동물인지라망각은 인간이 세상을 사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과 함께하는 것을 관계라 합니다.처음에는 서로 조심합니다.서로의 권리를 존중하기도 합니다.아무 문제 없이 관계는 이어집니다. 시간이 지나거나 친숙해지면다시 말하면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있는 듯 없는 듯 편해진 듯 서로를 무시해 갑니다. 참 불행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풍파가 일어나고 갈등이 악화 되어야 자신을 돌아봅니다.지나간 일이어야 후회하는 것이니까요. 이 모든 것이 자연
미디어피아 전문기자인 고정숙 작가(명리학자)가 오는 12일 오후 2시 충북 보은군 보은문화원 시청각실에서 보은군민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이번에 고정숙 기자가 출강하는 결초보은 아카데미 특강은 보은군이 연간 4회에 걸쳐 전국의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군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명 프로그램이다.고정숙 기자는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는 이번 특강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재주를 타고나며,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므로 이를 잘 개척해나갈 필요가 있다.”라면서 “동양의 성격학인 명리학을 알면 적성과 진로를 찾을 수 있으며, 삶의 계
1. 후한서 동이열전 韓(한)조에 나오는 낙랑군 염사읍(현), 삼국지 위서 동이전 韓韓(한)조가 ‘위략’이라는 역사서에서 인용한 이야기. “ 진한의 우거수右渠帥 ‘염사 치 廉斯 鑡’ 가 낙랑군으로 귀화했다. ” 2. 마한의 ‘염사 지역’이 낙랑군의 ‘염사 읍(현)’이 되었다. ‘마한의 일부= 낙랑의 일부’ 라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후한서 해당 부분 이다. 漢(한)나라 건무 20년( 기원후 44년, 백제 다루왕 多婁(누, 루, 리)王 17년) 에 마한韓의 염사廉斯사람인 소마시蘇馬諟 등이 낙랑樂浪에 와서 공물을 바쳤다. 漢(한)나라
5부 미카엘라 (1) 우리 처음 허름한 다방에서 맞선을 봤습니다진눈깨비 내리는 겨울이었습니다하나는 웬 중학생만 하고하나는 웬 초등학생만 했습니다둘은 별 재미도 없고 쭈뼛거리기만 할 뿐그러나 서로 싫지는 않았습니다우리는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손도 잡고, 몇 번 더 만나다간 석 달 후결혼을 합니다미카엘라는 참 맑은 아가씨였네요맑고도 소박했습니다허영과 사치를 멀리하며집 없는 것, 차 없는 것심지어 내가 시간 강사 나가는 것 따위외려 큰 힘으로 여겼습니다그래 미카엘라처럼 나 또한하느님의 작은 천사가 되리라 세례를 받았습니다나는 미카엘라를
난 몰라요 하필이면 오월에 장미가 화려하게 피는 것을 유월에 그 고운 빛으로 능소화가 피는 까닭을 여름이 깊어 질수록 봉숭아가 더 붉어지는 이유를 검은 등 뻐꾸기가 네 마디 씩 우는 이유를 정말 알 수 없는 것은 하지 지난 초여름에 그 짧은 밤을 뒤척이는 까닭을...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79- 로마를 떠나며고통도 지그시 응시하다 보면 거기서 환희의 감정이 생긴다. 햇볕이 은총처럼 화사하게 내리쬐는 바티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연단에는 교황님이 소년처럼 맑은 미소를 띠고 앉아계셨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이 자리에 와서 나와 우리 겨레의 간절한 소망을 교황님께 전하기까지, 이번 크리스마스 미사는 꼭 판문점에서 집전해주십사 하는 그 한 마디 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난관과 위험을 감수했던가.교황님 알현을 위해서는 긴 바지에 긴 팔 옷을 입고 가야해서 핑계 김에 이태리 양복 한 벌 구입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6) 씨가 28일 9시 30분(현지시간), 313일간의 악전고투, 1만km가 넘는 대장정 끝에 바티칸에 도착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습니다.강씨는 지난해 8월 21일 제주도를 출발해 베트남, 인도, 튀르키예, 그리스, 슬로베니아 등 16개국을 거쳐 313일째 바티칸에 도착했었습니다.강씨는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배려로 제일 앞자리에 앉았으며 교리교육을 마치고 이동하는 교황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강씨는 이 만남에
미련 모기를 잡으려다 놓치면날아간 모기 생각에 다시 모기가 오려니 하고한참을 그곳만 바라본다. 흥정을 하다가 거의 다 잡은 손님이돌아보고 다시 온다고 떠나면정말로 다시 오기를 바라며수도 없이 밖을 쳐다본다. 어떤 이유에서 건 떠난 연인을 못 잊어 하는 것은날아간 모기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과 지나간 손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삶에 미련이 없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만미련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대안공간 루프는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16일까지 2023 대안공간 루프 작가 공모 선정 전시인 ‘정찬민 개인전: 행동부피(Chanmin Jeong Solo Exhibition: Mass Action)’를 개최한다.정찬민은 효율 중심의 맹목적인 성장만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가 인간에게 주는 피로감과 무기력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는 일상에서 무의미하게 여겨졌던 일상 속 신체의 움직임을 예술 작업으로 재해석한다. 경제적 가치 창출에만 몰두하는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인간이 겪게 되는 소외의 행동을 기록하고 이를 시각 예술로 변이한다
내려놓기 오줌을 누는데오줌이 쉽게 안 나온다.숨을 들이마시고쉬~~~하며 숨을 내쉰다.오줌발은 션찮지만쫄쫄쫄 나온다. 사는 것이 고되고 힘들 때잠시라도 쉼이 필요할 때숨을 크게 들이마시고후~~~하며 숨을 내쉬면가슴 안에 응어리진 덩어리가조금은 작아진 듯한 마음이 든다.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내려놓는 것은 아닐까?무거운 마음을 지구 중력 방향으로쉬~~~, 후~~~하면마음의 짐이나 몸속 찌꺼기도덩달아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살면서 버리기 힘들어쌓아놓은 짐들일랑오줌 누는 것처럼한숨 쉬는 것처럼 내려놓으면한결 가볍게 살아질 것이다.
기대 없이 읽었던 책인데 감성이 따뜻하다. 글 사진 최유리 23년 4월 2일 만다링랜드 발행시인 듯 가사인 듯 정감 있는 글들이 속삭인다. 2021년 하루하루를 써 내려갔다. 같은 제목으로 대구로 쓴 글도 많다. 짧은 글에서도 이별을 담담히 그려가는 풍부하고 깊은 감정이 담겨 있다.천안에서 공모전을 통해 작사가로 데뷔한 그녀의 앨범 가사도 수록돼 있다. 글 하나하나가 가사 같고 가사 소재가 될 글감도 많으니 작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어 직접 찍어 글과 잘 어울린다. - 미소 그대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75 (베니스의 개성상인) 나는 베네치아를 연결하는 다리를 타고 갯벌을 지나 베네치아에 도착하자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유난히 높이 떠 있다고 생각했다. 갯벌은 낮아서 물이 황새들 발목도 안 차게 찰랑거린다. 베네치아는 한때 세계 최고의 무역항이었다. 높이 떠있는 흰 구름을 따라 내 생각은 세계가 우리를 부르는 이름인 코리아(Korea)를 알리기 시작한 고려의 수도 개성 앞 12㎞ 떨어진 예성강변의 항구도시 벽란도로 단숨에 달려간다. 예성강은 수심이 깊어 선박운항이 자유로운 국제 무역항이었다. 강화 교
호박꽃 우리네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짜증이나 화를 참 많이 내고 살아갑니다. 내 뇌에 저장된 메시지는 그들은 나라고 인지하기 때문입니다.엄마에게, 자식에게,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소한 일로 화를 냈던 일들을 떠 올려 봅니다.믿거니 생각하며 함부로 대했던 지난 시간을 후회합니다.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빛나는 아침에 호박꽃이 환하게 핀 것을 보았습니다.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겠는데 그날은 발길을 멈추고 꽃을 바라보았습니다. 크기며 모양이며 색깔이 참 곱고 예뻤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그들도
10일 낮 12시 30분, 안산시의 한 파티하우스에서 팔순 김기담 시인의 인생 첫 시집 《어머니의 숨소리》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서한석 교수(안산대 경영학과 겸임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내빈 소개 ▲김기담 시인의 인사말 ▲축사(박지원 전 원장(국정원), 권영길 전 의원, 천영세 전 의원, 변상욱 언론인의 축사) ▲시 낭송(「이수인 추모가곡제에 다녀와서」, 「159의 영혼을 기리며」) ▲축하 공연 ▲점심 식사 순으로 진행되었고 김철민·김남국 국회의원, 박지원 전 원장, 권영길·천영세 전 국회의원, 변상욱 전 대기자(C
4부 염소 선생(3) 별개미 컨테이너온종일 앉아착한 마음 구두를 닦는다허리 구부려늦은 밤 맑은 영혼열쇠를 깎고 도장을 판다진짜 선생이시구나반백의 흐트러진 머리 치켜들면카아, 어둠 뚫고 떠오른인생 한 모금 좋더라푸른 밤바다 얇은 다리 금방노 저어 갈지니삐걱이는 두 짝 잎새 다리여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 하면내 오른손 그 솜씨도 잊혀져라*14,15행은 『구약 성경』 「시편」 136장에 나오는 구절 내 일찍진짜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좁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 진종일 틀어박혀구두를 닦고 열쇠를 깎고도장을 팠어야 하는데내 진즉 런닝구가 다 해지도
능선 아버지께서는 그 길을 장등이라 했다.내가 그 길을 걸었을 때는 유년기였다.열 살 남짓했던 나는 소 고삐를 쥐고 시내의 불빛을 내려다 보았다.산자락 아래 멀리 보이는 수 많은 불빛이 아름다웠다. 세월이 지나산악회를 따라 등산을 하면서여인의 부드러운 곡선처럼 펼쳐진 능선을 걸었다.어릴 적 장등은 기억에서 삭제된 채로.. 능선이 부드러운 여인의 맵시가 되는 동안은수없이 많은 세월이 지났으리라.셀 수 없이 많은 빗물과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에제 몸을 내어 주었으리라. 나는 장등을 걸었고수많은 산자락을 밟았고산자락은 사람들의 발자국을 아
종기 배꼽 옆에 피부가 벌개지더니이내 종기가 되더군옷을 입을 때마다 가로부치며아프게 하더니 곪기 시작했어항생제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고더 곪으면 짜낼 요량이었지 사나흘 지나니 누런 고름이 보이더라고알콜에 솜에 연고에 밴드를 준비하고아픔을 참아가며 새끼손톱 만하게 커진 종기를 짰어피고름이 꽤 나오더군아팠지, 아프다마다 살아가면서 아픈 일이 어디 한두 가지던가?아픔을 참아내는 수많은 공부를 해봤잖아.고름이 살 되던가?아픔을 견디다 짜내던가 도려내야 하지 않던가?잠깐은 참는 것보다 극심한 아픔이 오더라도 짜내며 살게도려내며 살게 세월 지
사랑 신께서 존재한다는 가정하에내가 신을 이해하지 못하면신께서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이해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할 수는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온전히 그 사람을 알아 가는 과정이다.공유하는 시간은 서로를 이해하는 학습 과정이다.그 과정을 통하여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인간이 관계를 만들어가는 초석은 믿음이기 때문이다.온전한 믿음 안에서만 이해와 사랑이 존재한다. 사랑은 관심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아이와 분수 한여름아이와 분수는친구가 되지요. 분수가 하늘로 솟아오르면아이의 마음도 덩달아 오르고하늘로 뿜던 물줄기가 잠깐 쉬면아이들도 잠깐 쉬고 물줄기가 씩씩하게 소리를 내면아이들은 까르르 까르르아이들 발바닥을 분수가 간지르면이이들은 더욱 신나 소리 지르고 여름 한 철 분수는 아이들 동무여름 지나 분수가 쉬는 동안아이들은 또 그만큼 자라고...
비가(悲歌) 처연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맞았습니다. 빗줄기는 맨살을 파고드는 칼날 같았습니다.귓가를 때리는 비가 나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悲歌'는 이런 날에 들어야 제맛이지요.전축 위에서 돌아가는 늘어진 LP판 노래는 더더욱 슬프게 들립니다. 가슴을 도려내 보려 합니다.썩을 대로 썩었을 속내를 그여 보고 싶습니다.문드러진 그 가슴에는 당신이 남긴 자국도 남아있습니다. 모두 지난 일이라,잊으라, 잊어버려라 합디다만어찌 그리 쉽게 잊힐리야! 이슬비가 냉이 꽃씨에 오종종 매달립니다.냉이 씨앗이 하트모양인데 빗방울과 부조화로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