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현장에서 필자가 들은 코리안심포니가 2월 초의 실내악 시리즈 이었고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1월 말 신년음악회 때 구스타프 홀스트의 이었다. 그 이후 몇 번 코로나 발생 현황에 따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변화에 따라 개최가 온라인으로 변경 또는 취소, 미뤄짐을 반복하며 근 10개월 넘게 코리안심포니의 실황을 듣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시책을 준수할 수밖에 없는 국내 유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오케스트라의 코리안심포니의 10월 공연 소식은 그래서 한글날 연휴 집회와 여행 등의 추이에 더욱 신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야훼께서 어둠을 거두시고? 오늘 이역만리 타향에서어둠을 경험하다. 우리에게 주어지는밝음과 어둠은 공평하다. 어둠 안에서나만의 어둠을 느끼는 소중한, 고귀한, 은혜로운? 누구나 어둠에서 태어났고누구나 어둠으로 사라지리라. 나 사라지는 날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희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내 고향 노래 부르며 기뻐하리라.
친구여, 나는 오늘 그대에게 평소의 사담이 아닌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내 본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외행성에 불시착한 표류자의 마지막 고백이자 기록입니다. 자아의 상실에서 오는 두려움을 친구여 당신은 아시나요? 이름 모를 병원. 나를 껴안고 우시는 부모님. 귓속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지금도 생생히 되감기는 장면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보청기를 장착한 때이고, 처음으로 내 이름 석 자를 들었던 때입니다. 이때 내 몸을 지배한 것은 ‘듣는다’라는 환희가 아닌 ‘들린다’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감각. 내가 원하지
우리 미래 어둠 투성이지나친 아버지 중심맴맴 돌아 돌고 돌아행방불명 엉킨 꼭지쿵쿵대는 우리 아가손마디 말고 오리발물가 앞이 내 집 마당헤엄쳐라 아가야내 탓하는 내 아버지 가위만 보면 뒤로 누워 울던아버지가 묶다 꼬인 꼭지아직 덜 자랐단다토닥토닥 눈물 없는 우리 아가꼬집혀도 빨개만 지는수두 닮은 내 아가야열이 나면 누구를 원망할까우리 팔자 우리의 병 한 밤 중에 고양이 울음이내 아버지 잠 깨우고손 뻗어서 포대기 더듬으면망태 할멈 왔다 돌아오지 않았지왜 울지 않았니 우리 아가동네방네 맴맴 돌아산 입구에 다다르니개울물에 눌러 앉은눈물 없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정승권'님의 작품입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가족을 챙기느라 수고가 많은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서투른 편지 한통을 보내.2020년 상반기는 정말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평온했던 일상이 완전히 흐트러져 버렸지. 그저 곧 지나갈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1주가 2주가 되더니 어느덧 반년 가까운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어 우리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해. 주말이면 온가족이 함께 동네 산책을 한 후 당신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집에서 외식을
어릴 적 우리 집은 솟을대문이 있는 기와집이었다. 중류층의 보통 집 구조였으나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부러움을 사는 고택이었다.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집안일을 거드는 일꾼의 살림방이 있는 행랑채가 있었다. 대문은 두 개였다. 바깥마당에서 안마당으로 들어서는 중앙에 자리 잡은 솟을대문은 아버지의 벼슬 같은 자랑이었다. 행랑채는 살림방 외에 대문을 중심으로 외양간과 광(곳간)이 있었고, 집터를 아우르는 흙담 아래로 봉숭아가 피는 화단이 있었다. 목수인 조부에게 집 짓는 일을 배운 아버지는 전쟁통에 절반은 허물어진 어느 집 고택을 사, 기둥
광장 건너편 행상들이 좌판을 걷고 있었다. 티베탄 마부들도 말을 끌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미쉘은 광장 동쪽 비탈에 있는 공중변소 뒷골목으로 들어섰다. 거기 판자로 지은 싸구려 선술집 서너 채가 나란히 있었다. 다르질링에서 가장 누추하고 좁고 저속한 선술집들이었다. 미쉘이 맨 끝 집의 거적을 들추자 흐린 불빛이 퍼져 나왔다. 불빛 속에서 여자의 조그만 얼굴이 나타났다. “김, 이 숙녀가 바로 내 애인 스바나야. 어서 들어와.” 미쉘은 여자의 목을 왼팔로 감으려했으나 여자는 살짝 빠지며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미쉘이 발정한 곰처
8시쯤 팔루트를 향해 떠났다. 뒤따라 온 일본 청년들이 앞질러 갔다. 산등성이 길은 완만했다. 심한 비탈은 거의 없었다. 응달진 곳에서는 잔설(殘雪)을 밟고 걸었으며 때로는 랄리구라스 숲 사이를 걸었다. 우리나라 철쭉이나 진달래와 흡사한 랄리구라스의 붉은 꽃망울에는 하얀 눈꽃이 붙어 있기도 했다.하늘은 그날따라 유난히 파래서 머리에 물을 이고 걷는 듯했다. 산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오히려 멀어지는 듯한 칸첸중가를 향해 북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바람도 심상치 않게 불었다. 비나 눈이 올 것 같았다. 산닥푸
동트는 새벽에 눈이 떠졌다. 마을에 나가 여기저기 어슬렁거렸다. 네팔의 일람 쪽으로 통하는 골목길에는 새벽부터 옥수수단을 머리에 인 남자들이 지나갔다. 마을의 한 노파는 향로에 숯불을 피워 창 밖에 걸어 놓고 향나무를 올려 연기를 피웠다. 자못 경건한 모습이었다. 뭉클뭉클 피어나는 향연에서 새로운 하루가 느껴졌다. 8시 조바리 마을을 출발, 40분 정도 걸어 갈리바스(2621m) 언덕에 도착했다. ‘갈리바스’란 ‘대나무골’의 뜻이라는데 대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서너 채의 찻집이 늘어서 있었다. 맨 끝 찻집 마당에서 두 여인이
4년 전인 2016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삶과 음악을 추모하기 위해 Call for Scores(작품 공모)를 내걸었다. 윤이상을 기리는 프로젝트라는 단서 외에는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일체의 다른 키워드를 제시하지 않고 요구하지도 알았다. 그래서 선발된 작곡가들, 피아니스트가 예전부터 작업을 같이 했던 동료 작곡가들, 자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은 다양한 스타일의 열 작품들이 나왔다. 그리고 2017년 9월 17일 Tributes to Isang Yun란 타이틀
성용원의 음악살롱 27회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이번 회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유재석이 진행하는 MBC 방송 에 출연 디지털 피아노로 신나는 곡을 연주한 속사정, 방송을 통한 클래식 대중화의 빛과 어둠을 다루어 봤고요다시 막을 올린 뮤지컬 . 제목에 오페라가 들어가서 오페라로 오인하시는 분들이 태반인데 은 오페라가 아닙니다! 뮤지컬입니다!!!마지막으로 지난 4.15 총선을 기해 귓청을 울리며 후보자 알리기에 매달린 로고송, 선거로고송의 역사와 의의 그리고 다음 선거에는 클래
대한민국은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코로나19 위기는 100일(4월28일)을 넘겨 120일(5월20일)을 향해 달려간다. 우리의 건국신화에서 웅녀는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로 연명하며 온갖 어려움을 견뎠다. 사람도 태어나면 100일 잔치를 한다. 숫자 100이 갖는 의미는 깊고 넓다. 인내심의 한계적인 숫자로 비유된다.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을 훌쩍 넘겼으니 그동안 정부의 방역대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우리 국민이야말로 정말로 위대하다. 그러나
돌아온다 윤한로아, 그렇구나우리들이 사랑했던아니 우리를 사랑했던, 먹여살렸던일도, 일터도 돌아오고이 아픔 지나가면이 시간 이겨내면, 겪어내면하늘도 돌아오고새도 나무도 바람도 구름도덩달아 돌아오고낮과 밤, 아침과 노을, 어둠그러고 보니 우리를 덮었던 어둠은괴로움은 얼마나 깊고 그윽했던가그대도, 멀리서 그대들도 돌아오고이제 다시는 미워하지 않으리나 또한 어디선가 돌아오고맑아져선진실해져선겸손해져선한껏 낮아져선 시작 메모보라, 사람이 아프니 다 아프다. 식당도 아프고 철물점도 아프고, 이발소도 미용실도 통닭집도 농약집도 튀김집도 구멍가게도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임은정 검사가 4월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김윤상 변호사가 대쪽 같았다고 회상한 판사 출신 감찰부장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글을 올렸다.임은정 검사는 김윤상 변호사가 모셨던 판사 출신 감찰부장은 참 대쪽 같았다며 감찰부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고 한 기사 내용에 대해 “김윤상 변호사님이 대쪽 같았다고 회상한 그 판사 출신 감찰부장은 이준호 감사원 감사위원이다. 제가 과거사 재심사건 무죄 구형으로 정직 4월을 받았을 때 대검 감찰부장이었고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은폐에 직접 관여한 자여서 제가 직무유
세계적 성공을 거둔 판타지 '세라피나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다.'빌트모어 저택'은 미국 동부에 실존하는 집이다. 이 저택을 무대로 펼쳐지는 그동안 찾아보지 못했던 형태의 판타지다.주인공 세라피나가 어둠의 세력과 맞선 잇단 전투에서 승리하며 빌트모어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하지만 곧 세라피나는 이 평온이 오래 갈 것 같지 않은 불안감을 느낀다.그의 걱정대로 충격적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찾아온 위기는 지금까지 싸운 적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적일지도 모른다.이 책의 저자 로버트 비티는 세라피나 시리즈와 '숲속의 윌라'
치열한 예술가의 정신은 매매 대상은 더욱 아니었다.자존감에 내상을 입은 P는 조용히 물러났다.P는 별 다섯 개를 받은 레스토랑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어 내 무릎을 감싸주었다. P의 우아한 손끝에서 온기가 흘러들어왔다. 성감대가 무릎인 내 하체에 전기가 흘렀고 그녀 역시 볼이 상기되어 달아올라 있었다.P는 내 다리를 파란색 하이힐 앞코로 간질이며 속삭였다.-저희 아빠 전용기가 있어요. 너무 바쁘셔서 그걸 사용할 시간이 없는 게 문제지만.P의 아버지는 재계의 거물이었다. 그녀는 그가 만든 왕국의 외동딸이었다. 항공회사는 물론 식구마다
당시 공병대대 정문 위병은 1 중대 상병이었다. 상병은 저 먼데서 누가 악을 쓰면서 부대를 향해 달려오는 소리를 듣고 위병조장인 하사에게 보고를 했다. 하사는 위병 장교인 소위에게 보고했다. 그들은 악을 쓰면서 달려온 자가 본부 중대 병장임을 확인하고 정문을 통과하도록 그냥 내버려 뒀다. 위병 장교였던 1중대 신임 소위가 누구냐고 묻기는 했지만 '본부중대 말년 병장'이라고 했더니 문제 삼지 않았다고 했다.내무반 불침번에 의하면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젖은 옷을 활활 벗어던지면서 뻬치카 옆 침상으로 가서 걸터앉더니 덜덜덜 떨면서 군화를
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 코카서스산맥 깊숙한 품에 자리한 메스티아로 가는 유일한 길이 오전까지 내린 폭설로 길이 막혔다. 크고 작은 눈사태와 무거운 눈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도로를 가로막았다. 여기에 월동장비도 갖추지 않은 차량들까지 한데 뒤엉켜 메스티아로 가는 길이 요원해 보였다. 조지아 스키 취재를 도와주고 있는 가이드 데이빗이 구다우리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조지아 스키 투어의 영감을 준 곳이 바로 메스티아기 때문이다. 출국 전 만난 조지아 대사님도 메스티아
청산되지 못한 적폐들 아우성 드높다뿔뿔이 흩어졌다가 하나로 뭉쳐 음모 꾸밀 때청산하는 함박눈 쏟아진다간 밤 폭설 내려 모든 흔적 덮는다기세 대단하다우수를 앞 둔 때늦은 폭설적폐들의 어지러운 흔적 폭설에 묻히는 시간아주 짧은 시간 세상은 깨끗하다번영과 평화 통일을 방해하는 난동은제국에 기대어 폭설 속에서도 계속되지만총소리로 내리는 폭설은 난동을 사살한다폭설 그치면 어쩌나노심초사하는 밤은 깊어가고어둠 속에서 세차게 내리는 눈모든 절망은 시간이 해결한다안심하는 마음 깊이 잠든다멎은 폭설 위로 찬란한 아침해 떠오르고뜨거
[미디어피아] 황인성 기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한 언론사 칼럼을 통해 ‘공익제보자 보호’에 인색한 우리 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검찰 내부 고발자인 자신을 향해 총선 출마를 위한 언행들이 아니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 쌓인 세월이 몇 년인데 아직도 동기를 의심하며 못 들은 체하는지, 비판과 건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잘못을 고치는 대신 탄압에 급급하여 자체 개혁 기회를 놓쳐버린 검찰 수뇌부에 대한 답답하다”고 설명했다.임 검사는 공익제보자 보호에 인색한 풍조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사회 곳곳에서 힘겹게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