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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코로나19가 몰고온 비대면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

김문영 글지
  • 입력 2020.05.0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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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몰고온 비대면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

 

 

대한민국은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코로나19 위기는 100일(4월28일)을 넘겨 120일(5월20일)을 향해 달려간다. 우리의 건국신화에서 웅녀는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로 연명하며 온갖 어려움을 견뎠다. 사람도 태어나면 100일 잔치를 한다. 숫자 100이 갖는 의미는 깊고 넓다. 인내심의 한계적인 숫자로 비유된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을 훌쩍 넘겼으니 그동안 정부의 방역대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우리 국민이야말로 정말로 위대하다. 그러나 봉쇄방역이 100일을 훌쩍 넘기면서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곳곳에서 아우성이 높아간다. 병걸려 죽으나 굶어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며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다행이 정부는 여러상황을 고려하여 5월6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했다.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하기 시작했다. 당장 급한 불은 끄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절친 윤한로 시인은 <돌아온다>라는 시를 발표했다.

[아, 그렇구나
우리들이 사랑했던
아니 우리를 사랑했던, 먹여살렸던
일도, 일터도 돌아오고
이 아픔 지나가면
이 시간 이겨내면, 겪어내면
하늘도 돌아오고
새도 나무도 바람도 구름도
덩달아 돌아오고
낮과 밤, 아침과 노을, 어둠
그러고 보니 우리를 덮었던 어둠은
괴로움은 얼마나 깊고 그윽했던가
그대도, 멀리서 그대들도 돌아오고
이제 다시는 미워하지 않으리
나 또한 어디선가 돌아오고
맑아져선
진실해져선
겸손해져선
한껏 낮아져선]

시인은 시작메모를 통해 [보라, 사람이 아프니 다 아프다. 식당도 아프고 철물점도 아프고, 이발소도 미용실도 통닭집도 농약집도 튀김집도 구멍가게도 도장집도 다 아프다. 하늘도 땅도 나무도 새도 나비도 풀도 돌도 구름도 시간도 강물도 도무지 아프지 않은 게 없다. 그런 이때 아프지 않은 나는, 시는, 책은, 이슬은, 별은 얼마나 부끄러운가, 뻔뻔스러운가.]라고 밝혔다.

대면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심정을 대면 생활의 갈망을 절절하게 노래했다.

생활방역 전환과 함께 교육부는 초·중·고 단계적 등교 개학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학은 절 반 이상이 온라인 원격강의를 1학기 강의 전체로 확대하거나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했다. 대학이 원격강의를 지속할 지는 대학에 맡긴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4년제 대학 193곳 중 45곳(23.3%)이 1학기 강의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으며, 72곳(37.3%)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원격수업을 이어간다. 조사 대상 중 60.6%인 117개 대학이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거나 강의실 수업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대학들은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여 감염이 우려된다고 하여 등교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대는 조사대상 40개 대학 가운데 16개 대학(40%)이 이미 1학기 전체를 원격강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53개 대학 가운데 29개 대학(19%)에 불과한 사립대학이 같은 결정을 한 것과 비교가 된다. 또 5월 18일까지 등교하기로 한 대학이 사립대가 74개 대학(48.3%)이지만, 국립대는 단지 2개 (5.0%)에 불과하다. 대학이 국가예산을 쓰며, 신분이 보장된 국립대 교수집단의 행태가 어떠한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심지어, 일부 국립대학에서는 대학본부에서 강의실 대면수업을 허용하고 있으나 코로나확산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교수들이 강의실 수업을 거부한다고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대한민국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새계 최상위 문화국으로 정착했으나 역사 윤리 교육 소홀로 인해 적폐가 양산되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 교육이란 사문화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위한 촉발의 계기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이다. 지난 두 달 동안 기계를 통한 온라인 원격강의는 이 과정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일방적 주입은 가능할지도 모르나 학생의 자학능력과 독립사고를 키울 수 없다. 인간이 기계가 아닌 이상 온라인 원격강의의 한계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교육은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직접 대면하면서 눈빛과 얼굴 표정과 몸짓을 통한 소통이 이루어잘 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교육이 아니며 단지 교육 흉내를 낼 뿐이다.

비단 비대면의 문제점은 교육애서 뿐만이 아니다. 모든 활동이 총망라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취미......

아무리 기계와 기술이 발전하여 비대면 생활이 늘어난다하더라도 꼭 필요한 대면의 필요성은 변할 수 없다. 가령 공연이나 전시를 현장에서 직접 감상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감상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스포츠경기 관람도 마찬가지다. 중계로만 보는 것과 현장에서 미세한 감동을 전달받는 것은 잘적으로 다르다. 세계 선진국에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각광받고 있는 경마는 더욱 현장이 중요하다. 모임이나 행사도 마찬가지다. 관혼상제도 직접 현장에서 대면 인사를 하는 것이 전통적인 예의아닌가.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인간성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된다하더라도 더 강력한 전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물의 영장 인간은 점점 자연질서로부터 쇠외되는 것일까.

코로나19가 던져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들여다보자. 인간의 탐욕이 멈추자 자연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생기를 찾았다. 미세먼지가 사라져 숨쉬기가 훨씬 편안해졌다. 먹고사는 걱정만 없다면 자연질서를 배반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지않을까?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악독한 전염병도 생기지 않을 것이며 비대면으로 인한 비인간성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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