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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몽키 키우기] 우리 미래 우리 아가

안소랑 전문 기자
  • 입력 2020.09.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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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몽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식사를 주어야 합니다.
내면에 자라는 씨몽키가 거대한 물고기가 되어 바다로 향할 수 있도록.

 

 

우리 미래 어둠 투성이

지나친 아버지 중심

맴맴 돌아 돌고 돌아

행방불명 엉킨 꼭지

쿵쿵대는 우리 아가

손마디 말고 오리발

물가 앞이 내 집 마당

헤엄쳐라 아가야

내 탓하는 내 아버지

 

가위만 보면 뒤로 누워 울던

아버지가 묶다 꼬인 꼭지

아직 덜 자랐단다

토닥토닥 눈물 없는 우리 아가

꼬집혀도 빨개만 지는

수두 닮은 내 아가야

열이 나면 누구를 원망할까

우리 팔자 우리의 병

 

한 밤 중에 고양이 울음이

내 아버지 잠 깨우고

손 뻗어서 포대기 더듬으면

망태 할멈 왔다 돌아오지 않았지

왜 울지 않았니 우리 아가

동네방네 맴맴 돌아

산 입구에 다다르니

개울물에 눌러 앉은

눈물 없는 오리 새끼

 

우리 아가 배에 다시 탯줄이 감겨

혀만 차는 내 아버지

가위 들어 춤을 추니

없는 꼭지 탓 하염없이 해보이고

우리 아가 무서워

뒤로 돌아 땅만 치네

어미 배로 도로 돌아가야 하는데,

맴맴 말고 돌고 돌지 말고

언제부터 입을 뗐니

 

우리 미래 우리 아가

우리 돈줄 우리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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