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박경임 경부고속도로 50주년을 기념한다는 티브이 안내를 보다가 아득한 옛날이 생각났다. 1975년이니 경부고속도로 개통 5년째가 되는 해였다. 나는 인문계 여고를 나와, 주산, 부기를 못 하니 작은 회사의 경리 자리도 찾기 힘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하릴없이 청춘의 고뇌를 곱씹으며, 나를 대학에 보내주지 못한 부모만 원망하면서 막걸리 집에서 못 먹는 술을 퍼먹기도 했다. 아버지는 공무원시험이라도 보라고 달래기도 했는데 그 시절 공무원은 별 인기 있는 직업도 아니었고 상명하복의 낡은 분위기가 싫었다. 그러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Dante Gabriel Rossetti)는 1828년 5월 12일 영국에서 태어나 1882년 4월 9일 사망한다. 아내가 죽은 후 술과 우울증으로 1872년 쓰러져 10년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Gabriel Charles Dante Rossetti가 본명이며 대문호 단테와 그 시를 좋아해서 중간 이름을 단테로 본인이 넣었고 일반적으론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로 불린다. 이탈리아인 애국자이자 정치 난민인 아버지와 영국과 이탈리아 혼혈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고, 대시인 크리스티나 로세티가 여동생이다.아버지가 교수며
옷인천 송림동말번지에 살 때 어머니옷 살 돈마저 없어문종이로 옷 지었네희한한 종이옷 한 벌그리곤 억지로 입혔네먼저 단추 하나 뜯어지고사마귀 잡다가 또 하나 뜯어지고야구하다 팔꿈치 한쪽 떨어지고곤지란 놈하고 싸우다바지 다리 한쪽 떨어지고고새 여우비 오니남은 팔과 다리, 어깨마저너덜너덜 누더기가 되었네그것도 옷이라고우리 어머니 반나절은 시치고 말라 지은문종이 옷, 황금 갑옷을 입고 나간 듯쪽팔렸지 시작 메모성경(로마서)에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를 읽을 때면 어머니가 지어 준 종이옷이 떠오른다. 빛의 갑옷이란
크리스티나 조지나 로세티(Christina Georgina Rossetti)는 런던에서 1830년 12월 5일에 태어나 1894년 12월 29일 유방암 재발로 사망한다. 미국 발음은 로제티이기도 하지만 영국인이고 영국식 영어에 따라 한국 문법으론 로세티가 맞다. 이탈리아 시인이자 정치 망명자인 가브리엘 로티 로세티와 바이런 경의 친구이자 주치의이자 작가인 존 윌리엄 폴리도리의 여동생 프랜시스 폴리도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외삼촌 존 윌리엄 폴리도리는 최초 흡혈 소설 『뱀파이어』를 썼으니 엄마 쪽도 작가 기질이 있다. 두 명의 오빠들과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아, 아- 아, 아-아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노을빛 젖은 물결에 일렁이는 저녁 햇살상처 입은 섬돌에 분노에 찬 눈빛이여갈숲에 파고드는 저승새에 울음소리는아- 한스러이 흐르는 한라의 눈물이어라아, 아- 아, 아-아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사과는 예뻤다- 마혜경 과일집 앞에 서 있다노란 바구니에 담긴 넌 그 밤을 알고 있다시치미를 떼지만 부꾸러움은 들키기 싫은 눈치내가 말할까우와, 안겼을 때 엄마 품에서 우두둑 떨어진인형처럼 무릎을 접어 받은 품삯어둠 속에서도 새 부리 선명했던 그 사과잖아 쓸쓸하게 넌 홀수로 앉아 있다먼저 시식하던 새들은 엄마 따라갔을까사과가 이렇게 예쁠 수도 있다니예쁘려고 맛을 버린 건 아닐까 한 입 베어 문다어두운 방에 서 있다새들이 돌아올까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그 밤, 어두운 방, 모난 사과 하나 서 있다
초저녁잠이 많았던 아버지는 저녁상을 물리기가 무섭게 곯아떨어지셨다. 목침을 베고 누웠음에도 어찌나 달게 주무시던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였다. 산사의 범종 소리만큼 깊고 우람한 괘종시계의 타종 소리가 제아무리 댕댕거려도 꿈쩍 않던 양반이셨다. 그런 부친의 잠귀가 얼마나 밝았던지 밤마실을 다녀오는 도둑고양이 같은 여식한테는 아무리 부처님 귀라도 엄하게 꾸짖었다.언니들이 출가하거나 취업해 나 혼자 남은 집은 적막으로 채워졌다. 나이가 들면 잠귀도 어두운지 예전만큼 불호령은 없었지만, 부모님이 계신 안방은 여전히 고리타분한 기운이 감돌
사랑이 고프다- 마혜경 눈꺼풀 위로 어둠이 내려앉는다거꾸로 걸어간 발자국은어제의 안녕만 이야기하고 난, 너의 눈빛이 가슴에 송송 박혀흰밥으로 무덤을 쌓는다묘비명을 고민하다가문득 밥그릇을 보니 니가 너무 고프다
딱, 거기까지- 마혜경 그날 그는 술이 떡이 되었다그의 기억은 천안에서 택시를 타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까지다기사는 그의 어머니가 불러준 주소를 찍고 안양으로 달렸다그는 오바이트를 했고 한 시간 가량 개소리로 울었다요즘 카드 안되는 택시도 있나요푸들을 안고 나온 그의 어머니가 빳빳하게 서있다에잇, 그럼 애초에 안 왔지세차비 이만 원을 간신히 현금으로 챙기고택시가 몇 개의 어둠을 끌고 떠나자남은 어둠이 그 자리를 메웠다개가 어둠을 향해 짖었다 다음 날에도 그의 기억은,천안에서 택시를 타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까지다 딱, 거기까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치고 힘든 시민들께 따뜻한 위로와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희망과 미래를 향한 「경포 달빛산책」 행사가 “강릉, 달빛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오는 3월 7일(일)까지 2주간 경포호수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예부터 경포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전해져 온다. 하늘에 떠 있는 달, 바다에 뜬 달, 경포호에 비친 달, 술잔에 비친 달, 그리고 마주 앉은 임의 눈동자에 비친 달이다. 다섯개의 달이 뜨는 경포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하곤 하던 달의 이름을 딴 "경포 달빛 산책"은 반짝이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빛이 아닌
별겨울에 쏟아지는 별은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이리도 추운 날씨에 밤새 홀로 반짝이다 시린 새벽이 오면쏟아 놓은 별빛을 뒤로한 채있던 자리로 돌아갑니다.어릴 적에 별을 보며 갖던 생각은수많은 사람의 꿈을 하나씩 간직한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제 별은 아주 멀리 조그맣게 빛나는좀생이자리 별이었지요.어제 밤에도 별빛이 쏟아졌나 봅니다.새벽길 마른 풀잎에별빛이 내려앉아 서리가 되었습니다.어느 별은 황배기 잔등에서 울음으로 얼고또 다른 별은 얼다 만 냇가 가장자리에 앉았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있는 새벽 별은그리운 이를 찾지
영어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인 중 한 명이다. 앨프리드 테니슨(Alfred Tennyson)이 국어원 규범표기이며 알프레드는 잘못이다. 그도 젊었을 땐 미남이었는데 나이든 사진만 너무 익숙하다. 테니슨은 1809년 8월 6일 영국 링컨셔주 서머스비에서 12명의 아이들 중 4번째로 태어나 1892년 10월 6일 사망한다. 영국 왕 에드워드 3세 후손이고 귀족 조상도 있지만, 직계는 아닌 듯하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교육과 훈련에 주의 깊게 참여한 교구 목사로 다른 교구 목사의 딸과 결혼했다. 두 형들은 10대에 시를 썼고, 테니슨이
난 핑계를 찾고 있다- 마혜경 밤에게 물었다 어디서 어둠이 물든 거냐고 무엇을 쏟았길래 얼룩이 생겼냐고 별을 표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태양이 빛나면 발밑에 숨어버리는 그림자도 골목을 걷는 사람들 등에도 어둠이 묻어 있었다 유독 별을 통과한 밤만 깨끗했다 농담을 좋아하나요 밤이 내게 물었다 조금, 사실 혐오하는 편입니다만 그날 누군가를 스쳤는데 그때 으스러졌다며 그의 어깨가 물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조각 몇 개가 떨어져 구멍이 났는데 빛이 그 사이로 빠졌다며 사람들이 그것을 별이라 부른다 했다나에게 물었다 아니 밤이 나에게
갑작스런 남편의 자살로 하루아침에 자살자 유가족이 되었다. 슬픔과 고통에 빠져있기에는 책임져야 할 네 아이가 있었다. 이 끔찍한 현실 속에서 도와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깊은 우울감을 느꼈다.여러분이 이런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물론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 같습니다.이 책의 주인공은 그럼에도 살아야 하겠기에 나를 도와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상담치료를 시작했다.내면 깊은 곳에 응어리진 자신의 마음을 하나 둘씩 꺼내놓기 시작하면서 고통의 무게도 조금씩 줄여갔다. 죄책감, 분노, 서러움, 상실의 고통을 넘어 애도의 마음에 이르기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NC 다이노스가 이기면 팀 창단 이후 첫 승이고, 두산 베어스가 이기면 7승을 달성한다.한국 프로야구 최다승은 기아 타이거즈(해태 타이거즈 포함)의 11승이고, 일본 프로야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22승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는 뉴욕 양키즈가 27승으로 최다승을 올리고 있다.그래서 세계최고 명문 팀인 뉴욕 양키즈 줄 무늬유니폼은 누구나 입고 싶어 하는 유니폼이다.메이저리그에 처음 뛰어 들려는 신인이나 외국 선수들은 일단 뉴욕 양키즈 팀에 입단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 본 다음, 여의
아비를 심었다 하얀 발, 때타지 않은 하얀 발바닥이 하늘 올려다볼 수 있게그 위에서 잡귀들이 쉬었다 갈 수 있게 나도 데리고 가달라고 했다, 쪽팔리게 땋은 머리처럼 우거진 숲검은 손톱을 가진 것들과 갖지 못한 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도깨비불을 보고 싶었다고 했다, 변명하면 가슴이 작아지나요 문드러진 이빨로 밤공기 삼키는 고라니같은 방향으로만 찍혀 있는 들개 발자국이상하게 졸음이 몰려온다아비를 심고무언가 움틀 때까지 기다리면알 수 없는 미련으로 자궁을 꽉꽉 채워넣으면 나 목 놓아 운다, 울음소리에서 싹이 자라나세상에 없는 빛깔로 발바닥
슬픔이 말을 걸다- 마혜경 아무도 말 걸지 않는 카페 구석에서혼자 적막을 지우고 있다어둠을 끌어당기고 밟은 후전류를 환상적으로 퍼트리면벽에 새겨진 적막은 사라지고 더이상 울지 않는다 주인을 떠난 목소리가들어 줄 주인을 찾아간다찻잔들이 소란스럽게 테이블을 오고간다의자가 당겨지고 누군가는 웃는다 적막이 지워진 벽에 이제 슬픔 하나만 남았다강한 전류에도 사라지지 않고빛으로도 지울 수 없는오래된 슬픔이 말을 걸어온다 문이 열리면차가운 바람과 함께 슬픔에 도달해조용한 대화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음악가들이 인문학이네 토크네 힐링이네 따위의 부재를 붙여 연주만 하는 게 아닌 해설과 설명을 곁들인 콘서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유튜브 방송 역시 떨떠름하다. 대중들에게 클래식을 알리고 소개한다는 명목하에 요 3~4년 사이에 부쩍 생겨난 이런 현상은 처음의 순수한 음악에 대한 봉사와 사명이라는 취지에서 한참 벗어나 연주력 떨어지고 노래 안되는 사람들이 새로운 활로로 대중들과 접촉하는 수단으로 삼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에고를 들어내고 성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게 전락되어버려 웃음과 애교 팔면서
단풍놀이- 마혜경 얼마나 좋은지렌즈를 닦고 조리개를 맞춘다불붙은 나무를 마주 본다활활 타들어 가는 순간이 짜릿하니까불씨의 흔들림을 바라본다밤엔 또 얼마나 좋을까재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숲으로 간다숲으로 번진 불이 어둠에 붙는다어둠이 불을 감추고 있다방화범을 숨기고 있다신고할 사람이 없어경찰도 소방관도 오지 않는다불구경이라면 얼마나 좋은지얼마나 달아오르는지
사랑과 장담그기- 마혜경 사랑은 얼마나 손이 가는지 재료만으로 숙성되지 않는다 볕 좋은 날엔 태양을 고스란히 배달해야 하고 미리 비 예보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사랑은 얼마나 예민한지 제 때 문을 열고 닫아야 한다 찬 서리가 주인 행세를 하면 온기가 떨어져 뒤늦게 문을 닫아도 냉정해지기 쉽다 얼마나 어린애 같은지 매일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웅크리고 앉아 지난 햇살과 어제 스친 어둠에 대하여 시를 쓰고 있을 때 익숙한 발소리가 다가온다면 사랑은 어린애처럼 펜을 집어 던지고 춤을 출 것이다얼마나 손이 가는지 오늘도 하나의 얼굴만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