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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사랑과 장담그기

마혜경 시인
  • 입력 2020.10.19 10:47
  • 수정 2020.10.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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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장과 같아서
쓰거나 맵거나 짜다
그럼 어떻게 사랑의 맛을 만들 수 있을까?

ⓒ마혜경

 

사랑과 장담그기

- 마혜경

 

사랑은 얼마나 손이 가는지 재료만으로 숙성되지 않는다 볕 좋은 날엔 태양을 고스란히 배달해야 하고 미리 비 예보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사랑은 얼마나 예민한지 제 때 문을 열고 닫아야 한다 찬 서리가 주인 행세를 하면 온기가 떨어져 뒤늦게 문을 닫아도 냉정해지기 쉽다

 얼마나 어린애 같은지 매일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웅크리고 앉아 지난 햇살과 어제 스친 어둠에 대하여 시를 쓰고 있을 때 익숙한 발소리가 다가온다면 사랑은 어린애처럼 펜을 집어 던지고 춤을 출 것이다

얼마나 손이 가는지 오늘도 하나의 얼굴만 기다린다 문이 열리고 동그란 하늘, 하나의 얼굴이 보이면 사랑은 안심하고 재료를 품으며 오래오래 태양의 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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