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 큰아버지 집 식구들은 커다랗고 둥그런 밥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었다. 어느 일요일 점심 상에 올린 상추는 큰어머니와 내가 뒷마당에서 같이 뜯었다. 큰어머니, 그러니까 외숙모는 절구로 으깬 멸치를 고추장 된장에 섞어서 쌈장을 만들었다. 쌈장은 가지찜에도 들어갔다. 봄에는 찬밥을 뜨거운 물에 말아서 짠무를 얹어 먹기도 했다. 겨울 내내 독에서 숙성된 짠무는 맛이 좋았다. 도시락 반찬이 되기도 했다. 수제비를 만들던 기억도 난다. 마당에 연탄이 든 화덕을 놓고 큰 들통을 올렸다. 들통에서 끓는 물속에 들어 있는 야구공만한 양철통에는
2021신축(辛丑)년 일간(日干)으로 알아보는 운세 갑(甲) (54강) 2021 신축년 운세를 각 일간으로 알아보겠다. 일간이란 본인이 태어난 날짜를 기준으로 천간에 오는 글자를 뜻한다. 가장 먼저 갑(甲)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갑(甲)은 오행으로는 나무이고, 음양으로 구분하면 양에 해당된다. 갑에게 신(辛)은 정관이고, 축(丑)은 정재가 된다.정관: 남녀 모두 직장과 관직을 뜻하고 남자에게는 자식, 여자에게는 남편에 해당된다. 정재: 남자에게는 부친, 여자, 재물.여자에게는 시어머니, 재물. 2021 신축년은 12운성으로 양(
어머니의 큰 오라버니, 즉 나의 외숙을 우리는 큰아버지라고 불렀다. 아버지가 그렇게 부르라고 가르쳤기에 우리 자식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큰아버지라고 불렀다. 큰아버지 내외는 슬하에 1남 4녀를 차례로 두고 L 자 형태의 아담한 개량 한옥에 살았다.대문 안에 들어서면 작은 마당 왼쪽이 문간방이며 문간방에서 부엌이 이어졌고, 부엌은 안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안방 옆의 마루방은 마당과 대문을 향했는데 마루방 옆에는 건넌방이 있었다. 건넌방은 누이 넷이 같이 썼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옛날 개량 한옥이 다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엌 문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다. 코로나19로 블루 크리스마스지만 연인에게 랜선으로 사랑 시를 선물해보자. 그렇게 오래된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감각 있는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은 1806년 3월 6일에 태어나 1861년 6월 29일에 사망한 영국 빅토리아 시대 대시인이다. 바렛이라는 이름을 가져야 상속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결혼 전엔 이름과 성이 같았던 엘리자베스 바렛 바렛, EBB로 서명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소네트 14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소네트 43 「내가 당신을 사랑
아직 전차가 다니던 시대의 동성중학교 본관은 인접한 혜화동 성당처럼 붉은 벽돌로 지은 2층건물이었다. 누군가가 서대문 형무소 같다고 했을만큼 우중충하기도 했다. 동성학교 건너편 골목으로, 또 낙산 언저리로 과외를 다녔던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말까지 내가 그 학교를 다니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1966년 봄 첫등교 때, 교사들이 교문 안 비탈길에 서서 학생들을 마중하고 있었다. 그 중 한 교사는 비탈 맨 위의 큰 나무 밑에 따로 서서 시선을 먼 데다 두고 있었다.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런 자세로 서 있던 교사, 그 분
12월5일 한국계 카레이서가 사상 처음으로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데뷔를 했다.영국 명 책 에이킨 인 한세용(25) 선수다.윌리엄스 레이싱 팀은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세용이 이번 주말 F1 사키르 그랑프리에 니콜라스 라티피와 함께 출전 한다"라고 발표했다. 한세용은 현지시간으로 12월5∼6일 바레인 사키르의 바레인 인터내셔널 서킷(3.543㎞·87랩)에서 열리는 2020 사키르 그랑프리에 윌리엄스 레이싱 팀의 드라이버로 출전했다.역대 F1 무대에서 한국인은 물론 한국계 선수가 드라이버로 나서는 것은 한세용이 처음이다.한세
고스케 안에 있던 어떤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겼다. 아마도 그건 아버지 어머니와 맞닿아 있기를 바라는 마지막 마음의 끈일 터였다. 그것이 뚝 끊겼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에 나오는 말이다. 사업에 실패한 가족과 야반도주를 하고 있던 아들 고스케가 아버지에게 느꼈던 끊어진 마음의 끈이다. 나도 그런 마음의 끈이 끊어졌었다. 말을 하는 건 화해를 할 수 있다는 거다. 동생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 미안해하면 받아 줘야하기 때문에. 남 뒤통수를 치는 사람과 신의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 끊어진 마음의 끈은 다시 붙지
갑작스런 남편의 자살로 하루아침에 자살자 유가족이 되었다. 슬픔과 고통에 빠져있기에는 책임져야 할 네 아이가 있었다. 이 끔찍한 현실 속에서 도와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깊은 우울감을 느꼈다.여러분이 이런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물론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 같습니다.이 책의 주인공은 그럼에도 살아야 하겠기에 나를 도와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상담치료를 시작했다.내면 깊은 곳에 응어리진 자신의 마음을 하나 둘씩 꺼내놓기 시작하면서 고통의 무게도 조금씩 줄여갔다. 죄책감, 분노, 서러움, 상실의 고통을 넘어 애도의 마음에 이르기까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씨가 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해 10월 생리불순으로 한국의 한 산부인과를 찾은 사유리 씨는 거기서 "난소 나이가 48살, 이제 자연임신이 어렵고, 시험관도 확률이 낮을 수 있다"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평소 난자 냉동을 미리 해놓을만큼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던 사유리 씨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사랑하지않는 남자와 결혼할 수도 없는 일이니 비혼 출산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없도록 법이 제한되어
아픈 손가락을 꺼냅니다-마혜경 어미가 돼가지고 지 새끼를 그라믄 못쓰지어머니가 예원이네 강아지를 안고 왔다어미가 젖을 안 줘 금방 죽을 것 같다는 게 이유다어머니는 방석을 깔고 수건을 덮어주며 보살핀다어미젖을 목 묵어 어쩌긋냐 미음으로 때워야제어머니는 먼저 간 큰아들이 그리운가 보다어미, 개 어미가 되고 싶나 보다
전태일 열사 무궁화장 추서,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 전태일 열사 통해 되살아나"문재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에게 최고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전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전을 들고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에 태웠다.그날 청계천 앞에선 ‘하루 16시간이 아니라 14시간만 일하게 해 달라, 일요일에는 쉬게 해 달라’는 문구가 적힌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플랜카드가 경찰과 고용주에 의해 찢겨지고 밟혀졌다.22살 전태일 열
나무를 오해하지 않기- 마혜경 섣불리 베지 마라땅과 나란히 눕지 않겠다중력과 태양에 당당해지기 위해 기도 중이다마른 가지를 보고 손목을 꺾지 마라그 하나로 사라지지 않는다내 끝은 처음이 아니다 어이없게도 밖에서 나를 찾는다면나는 없다계절이 흙에 가득 고이면 밀어낼 뿐이다 너희들의 언어로 말하겠다꽃도 피는 게 아니라 안에서 밀어내는 것이다 어머니도 별도詩도그렇게 밀어서 세상을 만나지 않았었나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소독도 자주 하고 나름대로 하는데도 도통 손님이 없어서......."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의 힘없는 목소리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는 것 같다고, 단골손님도 제법 늘어 좋다며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힘듦으로 지쳐가는 모습에. 우리네 삶이라는 게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처럼, 느닷없는 상황에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들고 어려운 날을 보내지만 그중에도 친구처럼 소상공인들에게는 힘듦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그 힘듦을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우
요즘 코로나 떄문에 다들 힘드시죠.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아프고 힘들지만 더욱 더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발달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입니다. 저는 금천구의 한 장애인 자립 생활 주택에서 발달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가족 중에는 장애인이 없지만 몇 년 째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고 또 지역 커뮤니티에서 장애인들과 그들의 부모님과의 교류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하는 코로나 상황에서 그들이 얼마나 더욱 더 힘들어 하고 있는지를 내 일 처럼 생각하며 안쓰러워 하고
초중고 개학이 하루 이틀 밀리던 때 우리 회사는 격주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다른 팀은 수월했지만 디자인팀이 문제였다. 그리고 나는 그 문제의 디자인팀이었다. 하하. 다른 팀들은 문서작업을 주로 하기에 집에 있는 PC나 노트북로도 충분히 업무가 가능했다. 안타깝게도 디자인팀은 아니었다. 디자인 작업용 PC가 있는 팀원은 상관 없었지만, 나처럼 PC자체가 없는 사람은 방도가 없었다. 맥북으로도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우겨 보았지만 생산성이 떨어져서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요?(속 뜻은 나더러 저걸 들고가라는 말이냐.
민간단체로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며 신앙을 기반으로 성가곡, 가곡 등을 통해 수준 있는 청중들과의 호흡을 나누어온 더보이스콰이어가 창단 20주년을 맞아 10월 25일 일요일 오후 3시 영산아트홀에서 Magnificat in G (Johann Pachelbel),Kyrie Eleison (홍권옥), Alleluia (Ralph Manuel) Et misericordia (John Rutter), O be Joyful in the Lord 등을 선보이는 무대를 갖는다.찬양을 목적으로 창단된 The Voice Chamber Choir는
“저는 그 때 두 사람 간의 편지를 전해 주는 향단이 역할만 했어요”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여자 배드민턴 사상 최고의 단식선수 방수현이 한국의 배드민턴 선수 김학균과 중국의 예 자오닝 선수의 열애설에 대해 한 말이다.배드민턴은 88서울 올림픽 때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이 된 후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정식종목이 되었다.당시 남자는 인도네시아의 알란부디 쿠스마와 아디 비라난타, 덴마크의 라우드리센 여자는 인도네시아의 수지 수산티와 한국의 방수현 중국의 탕주홍과 황화, 예 자오닝 등이 세계정상을 다투고 있었다.복식
올해 45세의 남자이며 사월(巳月: 양력 5월)에 태어난 계(癸) 수(水) 일원이다. 오행은 세 가지 뿐이며 금, 인성[정인/편인]과 나무, 식상[식신/상관]이 없다. 인성 [정인(正印), 편인(偏印)] ① 사회적 관점: 학문, 문서② 육친(肉親)적 관점: 모친(母親)③ 심리적 관점: 사고(思考), 인정(人情) 식상 [식신(食神), 상관(傷官)] ① 사회적 관점: 남녀 모두 언어(言語), 활동력.② 육친(肉親)적 관점: 여자에게는 자식, 남자에게는 장모.③ 심리적 관점: 퍼주기[베푸는 것], 오지랖. 계(癸) 수(水)는 봄비와 같아
1983년 1월30일 각 일간 신문은 지난해(1982년 11월18일) 사망한 비운의 프로복서 김득구 선수의 어머니 양선녀(당시 67세)씨가 1월29일 오후 2시30분 경 음독자살했다는 비보를 전했다.양씨는 아들 김득구의 시신을 동네 뒷산에 묻은 후 일절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다. 남편 김호열(당시 66세)씨가 집을 비운 낮 시간이면 혼자 단칸방에서 아들의 유품인 복싱가운, 운동화, 트레이닝 복, 복싱 글러브 등을 안고 우두커니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양씨는 아들의 49제를 지낸 1983년 1월4일, 마치 아들의 분신인양 소중하
엎친 데 덮친 일들이 이어져온 시간본질을 벗어난 언어들이 미친듯이 춤추고구황 되어야할 고구마조차 여물지 못했구나긴 장마 폭우 태풍 견디며 잎은 무성한데결실 잉태하지 못한 고구마뿌리를 보면서그래도 캐야하는 현실 서글프다시작이 반이라면 끝은 전부태산이 아무리 높아도 하늘아래 봉우리오르고 나서야 높이와 깊이 넓이를 알 수 있다고구마를 캐는 일도 마찬가지첫 고구마를 캘 때는 그저 신기하고 신비로워 힘든 줄 몰랐다그러나 캐면 캘수록 팔다리가 저려오고 온 몸이 쑤시는구나아버지 등같은 밭이랑 파헤치니풀 뽑다가 쓰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