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05.23:08웅이에게 작별인사. 웅이가 하늘로 갔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뛰어와서 채비를 했다. 울거나 슬프지 않겠다는 마음의 갑옷을 두르고 담담한 척 병원을 향한다. 그러나 웅이와 산책하던 길에서 추억을 맞이하고, 병원 앞에서 더운 날 사람 구경 함께 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100미터, 너와 산책하다 쉬어가던 길. 50미터, 신호 대기하면서 어느 길로 갈까 생각하던 곳. 가까워질수록 마음의 갑옷이 부서진다. 10미터, 눈물이 터진다. 도착한 병원에서 박스에 담긴 너의 무게에 무너질 것 같다. 애써 참는다. 화장터로
2부 청춘예찬 13 그 시절 내 꿈은 저 하늘 무지개 시인별 시인 사랑 시인 지식 지혜 시인 교수 박사 시인나비 시인 새 시인 나뭇잎 시인 안개 구름 시인 물푸레 시인이 아니라 내 꿈은 거미 시인 농사꾼 시인이 땅에 머슴 시인 지게작대기 시인땅꾼 시인 양봉 시인 용접공 시인개소주 치킨집 시인 바가지 시인 똥파리 시인 배밀이 시인세느강 똥물 시인 자동차 정비공 시인 아파트 경비 시인공사판 질통 시인 질통 시인이 되고 나서도또 소주 한 종재기 시인 가자,복개천 시인 달동네 쪽방 시인 병신춤 시인 까마귀 시인이었건만 접었세라 이 땅에 끈
2부 청춘예찬 12 떨어지고 나니까 깨지고 나니까시가 쓰고 싶었다인생은 가슴 뭉클 더 깊어졌다그렇구나, 시인이 굳이대학에 가야만 하는가펜대를 굴려야만 하는가비를 노래하고 바람을 노래하면 그뿐개똥 골목길 나무를 노래하고새를 노래하면 그뿐꾀죄죄한 절망과 희망 하냥 사랑하고또 미워하면 됐지싸구려 츄리닝 속허여멀건 멀대 목 파묻으면 됐지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졌으면 됐지긴긴밤 와룡생 무협지도 끝이 났어라밀려오는 대미의 진한 허무씹고 또 씹었으면 됐지삼선쓰레빠 찍찍 끌명복개천 속 끈적한 그리움 찾아귀 기울여 속삭이고 속삭이면 됐지, 흐흐흐담배
2부 청춘예찬 11 밟으면 밟히데또 밟으면 또 밟히데강출아, 두만아, 문딩아늬들도 갸들 밟으면 일어나 밟아라또 밟으면 또 일어나 또 밟아라잠든 듯 엎뎄다가쥐죽은 듯 엎뎄다가, 늬들도손이 없냐 발이 없냐그러니까 콱콱 밟아라아주 싹싹 발라라 언젠가닭이 말했다 아주 개눔들이라고 청춘예찬 곧 여드름 박박 나기 시작하곤키도 작은 데다 없이 살아친구 하나 없이 외롭던 그때겨울비 구죽죽 내리고정말 많은 책을 읽었네와룡생 사마의 무유지 군협지 사자후쿡 처박혀무협지란 무협지 모조리 읽었네다 내 것 같던 아리따운 낭자들삼삼했지무공을 폐지당한 초절정
2부 청춘예찬 10 슬픈 새들이여그대들에겐 우는 듯 웃으며기쁜 새들이여그대들에겐 웃는 듯 울며적은 새들이여그대들에겐 없는 듯 많이많은 새들이여그대들에겐 터질 듯그러나 더 많이이제 갑니다홀라당 암것두 없이가난하게 무지하게 비굴하게 비겁하게철사처럼 휘어지데요옆구리 미어지데요 풀 2 왠지 몰라요저를 더 밟아 주세요저를 더 때려 주세요저를 더 깔아뭉개 주세요우리 같은 나부랭이들저에게 칵, 침 뱉어 주세요저에게 더 비웃어 주세요저에게 더 지랄 떨어 주세요왠지 몰라요
1. 들어가는 말1) 본 연재물에서 특별히 인용된 서적이나 기록을 표시하지 않으면 사마천의 ‘사기’에서 인용한 것이다. 지난 번 글에서 서백西伯 (= 문왕. 주나라 무왕의 아버지)이 정복활동을 하고, 풍읍을 건설하여 기하岐下(섬서성 기산岐山현으로 비정)에서 풍豐으로 이사한 기록을 소개했다. 而作豐邑(이작풍읍),自 岐下 而 徙 都豐(자기 하 이 사 도풍) 2) 차이나에서는 풍豐을 섬서성 장안현( = 서안시 장안구)로 비정하는 견해와, 강소성 서주시 풍현으로 비정하는 견해 두 가지가 있음을 소개한 바 있다. 서안시 장안구와 서주시 풍현
1. 들어가는 말 1) 황제와 치우에게 제사를 지낸 漢(한)나라 유방의 고향 지금의 강소성 패현 江苏省 沛县, 옥갑이 출토된 안휘성 탕산현,安徽省 碭山县 진시황이 치우에게 제사지낸 하남성 상구시 수양구 河南省 商丘市 睢阳区. 성省이 다르고 하니 멀리 떨어진 것 같지만 탕산현 기준으로 반경 40㎞ 내의 지역이다. 2. 주나라 무왕은 은나라 침공시 풍읍豐邑에서 출발했나, 기산岐山에서 출발했나?1) 주나라는 당초 도읍인 현재 섬서성 기산현 인근에서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였다. 2) 주나라는 犬戎(견융), 密須(밀수),耆國(기국)을 정벌하
1. 들어가는 말1) 지난 글에서 사마천의 ‘사기 봉선서’에 “ 秦(진)시황이 명산대천과 팔신(八神)에게 제사를 올렸다. 天·地·兵·陰·陽·月·日·四時 팔신 중 천지병天·地·兵 세번째 병兵의 신이 치우다!” 라는 기록이 있음을 소개했다. 2) 치우의 기록이 위 봉선서 말고 또 한 군데 적나라하게 ‘사기’ 안에서 나온 곳이 있다. “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치우’에게 제사를 지낸 것이다. 싸움에 이기게 해 달라고. ‘치우’는 과연 누구의 할아버지인가? ” 2. 漢(한)나라 창업자 유방의 고향은 沛패현이다. 沛패현은 은나라 마지막 왕의
행복이란 석양에 비친 구름을 보면 시시각각 모양이 변하지요.일변 헬리콥터 모양으로 날아가다 용으로 변하고 변화무쌍한 것이 인생인지라 하늘의 조화도 그리하나 봅니다. 구름이 흘러가듯 행복도 흘러간다고 합니다.순간의 행복을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코앞에 가져다주어도 그게 행복인 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여기, 당신이라는 말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스쳐 가는 행복을 느끼고 잡는 일에 열중하면 좋겠습니다.지나가는 지도구름이 하트로 바뀔지는 모릅니다마는지나가는 행복을 마다할 일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저는 행복 하려고 남은 인생
2022.12.31. 23:00 며칠 전에 생에 첫 자취를 시작했다. 그 전에도 물론 집에 잘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지만 느낌이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제 밖에 돌아다니다가 집에 가도 아무도 없다. 본가에서 하나씩 짐을 싸서 자기 방에 옮긴다. 이불, 화장품, 옷가지 등등. 짐을 싸면서 나는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쉬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가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눈을 마주치면 그 속에 담긴 많은 감정이 노출된다. 나는 모질지 못한 편이라 그런 마음을 알게 되
'기억'과 살다여자근로정신대와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강덕경 님의 일생이다. 도이 도시쿠니가 쓰고 윤명숙 번역가가 옮겼다. 도시쿠니는 53년 사가현 출생 저널리스트다.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들었고 방사능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다룬다.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등 국제사회문제에 대한 저서도 많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제9회 이시바시 탄잔 기념 와세다 저널리즘 대상을 수상했다. 그외 문화청 문화기록영화우수상도 받았다.윤명숙은 도쿄외국어대학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히토츠바시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연구과 석박사를 마친 정통
인디언 썸머 / 김주선 2023년 계묘년이다. 검은 토끼가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온 해다. 토끼는 제 방귀 소리에도 놀란다던가. 십이지 중 네 번째인 토끼는 겁이 많고 예민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놀란 토끼 같다고 지레 겁먹은 경우를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자라에게 속아 바다로 갔지만 기발한 술책으로 수궁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죽을뻔했다가 살아 돌아온 토 선생의 『토끼전』은 위기를 모면하는 지혜와 헛된 욕심에 대한 교훈을 가르쳐 주던 전래동화였다. 지혜는 시간이 더해지고 경험이 쌓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