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보나 울보를 앉혀 놓고심한 소리 해대서 울리면서러운 울음 끝에 비가 온다하루 이틀 오는 게 아니라사흘 나흘 오고 닷새 엿새 오기도 한다아, 어느 동네 바보를 울렸기에 이토록 비가 오는가 2 일기 예보는 곳에 따라 소나기였지만 종일 부슬비가 내린다곳에 따라 벌어진 낮술 모임이 저녁까지 이어지는 중벗들이여, 기어이 나를 불러내겠거든 잔질하는 속도를 늦추라내가 가서 석잔 내리 마실 때까지 3 여러 날 큰 바람이 쓸고 간 하늘이 맑듯이사나흘 계속 통음한 뒷날에야 착한 마음이 돌아온다 * 허튼 소리는 4, 5, 6 으로 계속 이어질 예
습작 노트 4 윤한로얼마나 잘버려야 하는지얼마나 잘죽여야 하는지알고 나니내 바둑은 한층 세졌다 깊어졌다실패한시처럼망가진인생처럼 시작 메모요즘 내 발은 춤추는 것보다 걷는 게 좋더라. 맹숭맹숭하니 목적 없는 것들보다 조금이라도 목적 있는 것들이 좋더라. 순수보다 참여가, 실천이 훨씬 좋더라. 늬들! 이젠 속지 않는다.
날씨가 더워지고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도 느슨해지자 다시 사람들이 밤마다 집 앞 편의점에 둘러앉아 술판을 벌인다. 초저녁부터 삼삼오오 모이는 회사원부터 시작해 자정이 가까워지면 수업이 끝난 인근 입시재수학원 수강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맥주 몇 캔 시켜놓고 학업 스트레스를 푼다. 음악은 덤. 하지만 클래식 틀어놓는건 못 봤다. 엊그제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에 맞춰 웃고 떠든다. 분위기에 취해서 같이 따라 부른다. 어디까지나 민족성에 기인한다. 우리 민족은 흥이 넘치고 화끈하다. 술을 마셔도 밤새 마셔야 직성이 풀리고 노래방에
다르질링산비탈 도로는 운무에 잠겨 있었다. 버스가 산굽이를 하나씩 돌 때마다 운무는 점점 짙어져서 눈앞의 길마저 희미하게 보였다. 운전사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은 나는 깜박 깜빡 잠들다 깨곤 했다. 한 번 씩 잠에서 깰 때마다 운무는 더욱 짙어졌다. 버스의 노란 전조등이 휘젓는 푸른 운무 속에서 우중충한 집들이 나타났다. 칙칙한 색깔의 두꺼운 옷을 입은 야윈 사람들의 모습이 스쳤다. 그러다가는 다시 운무만 보였다.눈을 감으면, 수 십 년 전 다도해 뱃길이 출렁출렁 다가오기도 했다.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보였던 하얀 바다, 저 멀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사로 알려진 장철영 전 행정관이 21대 국회가 개원되자 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에 보좌진으로 합류했다는 내용의 3일 이른 새벽, 모 언론사에 올라온 기사의 제목만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독'이라고 큼지막하게 박스 처리된 제목에 따옴표 처리된 문구에는 선명하게 노무현 찍사라고 적혀있었다. 찍사라니... 찍사란 사진사를 비하하는 속어인데 이런 단어를 기사제목으로 함부로 쓰는 신문사의 폭거와 기자의 결례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장철영 보좌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 전속 사진사로 발탁된 후 문재인 정부
이제다시다시는 보지말아야지결심하고 돌아서발걸음 떼다가나도 몰래다시 돌아본그대
귤 윤한로웃기는 짜장면들, 자꾸 씨팔이니조팔이니 찾지만검정 비닐봉다리 하나구슬프구나 그 속엔 막상작고 시금털털한 것들울퉁불퉁한 것들, 연약한 것들볼품없는 것들방구 냄새나는 몇 푼 안 되는 것들애오라지 허접스레한 것들뭐 굶어 죽거나 큰 아픔큰 불행 따위 있는 건 아니나어디 가서 쪽도 못 쓰는 것들오오냐, 얘들아, 이제 곧 가마끽해야 똥골목 한가운데 갈짓자휘젓고저 누비고저도대체 오늘 하루이보다 누가 더 진실하냐더 깨졌냐 지쳤냐누가 더 잘 쓰냐또 씨팔이니 조팔이니 찾을지언정저들 위하고픈 마음나 불쑥 성호를 긋네 시작 메모오늘도 내 화살기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2020년은 봉오동 독립전쟁 100주년이다. 봉오동 독립전쟁 100주년에 다시 만난 영웅 최운산 장군을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 최운산 장군의 손녀가 나서 최성주 글 『최운산, 봉오동의 기억』(필로소픽 2020)이 발간됐다.일제강점기 당시 대한민국독립군이 일본군에게 처음으로 대승을 거둔 봉오동 전투를 이 책에서는 ‘독립전쟁’으로서 재조명한다. 봉오동 전투는 작년에 이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됐을 만큼 우리 마음에 기적 같은 승리로 남아있다.그러나 이 전쟁은 그간 잘못 알려져 왔다. 홍범도 장군이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지 한 달여 만에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확진 환자 급증에 따라 수도권 지역 대상으로"앞으로 2주간 수도권의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단한다"라고 강화된 방역조치가 발표되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정부가 공공다중시설을 2주간 폐쇄하는 등 수도권 방역 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번 주말에 약속도 다 잡지말아달라는 요청까지 덧붙여 미술관, 박물관, 공원, 국공립극장 등 수도권 내 모든 공공·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은 내달 14일까지 다시 문을 다게
"파묘합니다" 세번 소리지르고세군데 산소의 중요한 자리 찍어내고곡괭이도 울고 나도 운다서둘러 포크레인 삽날이 울음을 밀어내는데근심 모르는 뻐꾸기 뻐~꾹 뻐~꾹 청량하게 노래한다2020년 음력 윤 4월4일 양력 5월26일제천시 청풍면 실리곡리 산 중턱큰아버지 내외 아버지 내외 합장으로 누워 계신 산소가문득 낯설다무너진다평장 전환 산소 개량작업 봉분 열어보니22년 세월 어머니 시신은 썩지 못하고 있었다평생 밭매느라 걸린 관절염으로심하게 굽은 오른쪽 무릎 그대로 굽은 채하늘보고 울고 있었다죽어서도 근심과 걱정 그리 많았을까무엇이
홍재기 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외 21명이 메가트렌드의 핵심 테크놀로지인 AI(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중심의 브레인경영 미래를 제시한 도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브레인경영학회(김영기) 연구원 21명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인간 자연지능과 인공지능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우리의 미래를 각 분야에서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 ’4차산업혁명 시대와 브레인경영, 스마트 AI 창업 비즈니스, 인공지능 AI 활용 총론, 스마트건설, 디지털 헬스케어, 빅데이터와 스마트팜‘ 등 각 섹션은 시간이 부족한 창업자와 기술 트렌드에 관심 있는 독자들
가재골 편 윤한로낯도 뉘렇고입성도 헐렁하고시골 내려가서 산다니까 어쭈,시 많이 썼겠네요이런 말이 되게 듣기 싫었는데농사도 좀 짓겠고이런 말은 더욱 듣기 싫구나희희낙락, 시는 개도 소도 다 쓴다손농사는 워낙이개나 소나 다 짓는 게 아니잖냐쓰는 듯 쓰지 않는 듯있는 듯 없는 듯이들 속에 확, 썩을라 내려왔단 말이다그런데 아무래도 잘 먹고 잘 입고빌빌 그게, 언제나부끄럽단 말이다 시작 메모우아하게 보이려고 지혜를 감추지 마라. 얼마 전 성경 집회서에서 찾아낸 구절이다. 지혜는 단순하고 우직하고 거칠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거로구나. 또한 눈
중국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20202020년 3월 현재 중국 네티즌 규모는 약 9.04억 명에 이른다. 이 중에서 모바일을 활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수치는 약 8.97억 명, 그러니까 중국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99.3%가 모바일을 활용하여 각종 정보를 취득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말,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20년 1분기 전자상거래(电商)를 위한 라이브 방송(直播) 채널이 약 400만개가 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가구를 비롯하여 주방용품, 화장품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제품들의 판매 비율이
2020년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롯데백화점 평촌점 문화센터에서 '2030 직장인을 위한 독서모임(금요일 오후 7시~9시)'이 격주로 진행된다.본 강좌는 기존 강의 형태를 벗어나 자유롭게 소통하는 취향 공동체 '커뮤니티 살롱'으로, 모임 공간에서 각자 책을 읽은 후 느낀 점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다.롯데문화센터(평촌점) 여름 정기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총 7회, 10명 정원으로 운영된다. 이번 독서모임은 안양에서 오랜 시간 늘봄독서모임을 진행해온 본 기자가 직접 토론을 진행하며, 바쁜 일상 속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찾고
여백과 잔상의 시인 김종삼의 작품들이 캘리그라피로 다시 태어났다.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캘리그라피 작가 오민준씨가 김종삼의 시들을 캘리그라피로 재현한 작품집이다.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답게 쓰다'는 뜻으로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는 “아름다운 상형문자”라고 불렀다. 김종삼과 오민준이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세계에서 두 장르와 두 매개체, 그리고 두 예술가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 오민준은 상호 텍스트의 관계에서 볼 때 김종삼의 독자였다가 작가로 변신하
사람은 누구나 푸르른 꿈 하나 간직하고 산다전염병이 창궐하여 사람을 마구 공격하는 시간에도푸르름으로 향하는 희망의 끈 놓을 수 없다봉쇄방역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는 시기예기치 않은 곳에서 집단 지역감염이 발생하고다시 사회적 거리 두어야하나 걱정 많아져도계절은 흐르고 흘러 신록과 녹음사이뻐꾸기 노래소리 높아만 갈 때먹고 살아야한다는 아우성 함께 높아가고돈벌어야 하는 마음은 급하고급한 만큼 돈은 벌리지 않아속절없이 서러움만 쌓이네황폐해지는 마음 다독이며조회수 1만과 구독 1천을 목표로 바삐 자판 두들기는데긴급재난지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꺼내 읽는다. 습관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목을 마주하자 뻔하게 예상되는 내용, 또는 그동안 많은 책들이 당연한 이야기를 특별한 모습으로 포장했던 모습 둘 중 하나겠구나 생각한다.이미 오프라인 및 인터넷 서점에서 인기 도서로 자리를 잡았고 실제 실천 후기를 올리는 글도 여럿 볼 수 있다. 대부분 후기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그동안 접했던 습관과 관련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내용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습관과 관련된 책이
습작 노트 3 윤한로거울을 보면불현듯, 나두 그 누군가처럼귀를 자르고 싶다그리하여 불완전하게 아니 부조리하게나두 나를그리고 싶다 쓰고 싶다나를 살고 싶다이 귀 잘라도아,아프지만 않다면 말이다 시작 메모불완전, 읽을 수 있다. 완전, 읽을 수 없다. 불완전 시인, 그립고 그립다. 완전 시인, 하나도 그립지 않다. 불완전, 부조리, 불행, 불우 시인이여.
생일파티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 T는 첫눈에 인연이라는 것을 믿었다. 나를 보고, 나의 목소리를 듣고, 언젠가 우리가 함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인연보다 우연의 일치를 믿는 쪽이었다. 언제나 이별한 후에는 다음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치고는 너무나 기이하게도 나는 T를 사랑했다.-네가 내게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 여기 네가 내 앞에 있잖아.-나도 너를 사랑하리라고는 어찌 알았겠어. 근데 내가 여기 네 곁에 있잖아.인생이 차라면 그 차의 운전대를 잡은 건 나였다. 나는 T에게
매운 세상 맵게 버텨야 한다이세상 눈물없이 사는 생명 있을까매운 호미질에 능숙한 손목도 시큼거릴 즈음흙 북돋우는 손 마디마다 관절염 툭툭 불거지는데사나운 바람 불어와 비닐자락 펄럭인다바람의 심술 견디지 못한 일부 밭고랑비닐 벗겨진 고랑 다시 비닐을 씌우는 동안해는 그림자를 점점 크게 키우고검은 비닐 속에는 도사린 잡초뿌리들이 꿈틀댄다새파란 호미날로 푹푹 잡초들 캐낼 때포토에 담긴 고추 모종 뿌리 하얗게 속살 드러낸다잡초들 틈에 흰뿌리 추수려 박으면검은 비닐 속 아비규환 매운 고추 뿌리에 정복된다까짓거 아무리 매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