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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사와 사진사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6.03 22:47
  • 수정 2020.06.0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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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사로 알려진 장철영 전 행정관이 21대 국회가 개원되자 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에 보좌진으로 합류했다는 내용의 3일 이른 새벽, 모 언론사에 올라온 기사의 제목만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독'이라고 큼지막하게 박스 처리된 제목에 따옴표 처리된 문구에는 선명하게 노무현 찍사라고 적혀있었다. 찍사라니... 찍사란 사진사를 비하하는 속어인데 이런 단어를 기사제목으로 함부로 쓰는 신문사의 폭거와 기자의 결례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장철영 보좌관, 사진 갈무리: 장철영 보좌관 Facebook

장철영 보좌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 전속 사진사로 발탁된 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통령 전속 사진사로 일했다. 지난 4·15 총선에선 한 의원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찍사 주제에 나랏일 하시는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된게 심보가 뒤틀려서인지 아님 여당과 정부를 흠집내기라고 하려는 의도인지 영 찜찜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눈에 보이지 않는 직업귀천의 차이와 갑질, 다른이의 '업'에 대한 순수한 가치와 노동의 대가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책상머리 공부만 높게 평가하는 후진국적 사회 인식, 그리고 사회 저변에 깔린 경제적 효용성으로만 모든 가치를 판단하고 재단하는 비 인간적인 수치 표준화와 속물의식, 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 멋대로의 못 배운 무식한 티를 내면서 '딴따라', '콩나물대가리','풍각쟁이', '깍새' 등의 속어 남발, 그러면서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무지와 존경심의 결여.

장철영 보좌관의 저서,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오후에 들어서 반전이 생겼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고 있는 모 정치평론가를 통해 '찍사'라는 단어는 장철영 보좌관이 스스로 즐겨 칭하는 명칭이요 자신의 저서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에도 애용하던 표현이라는 걸, 그래서 기사는 다른 의도 없이 '효자동 이발사' 누구 이런 별칭으로 제목을 올렸다는 것을. 지난 해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하루 전날인 22일, KBS1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 장철영 보좌관 스스로를 소개하는 인터뷰를 첨부한다.  

지난 해 22일, KBS1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 본인을 소개하는 장철영 보좌관, 사진 갈무라: KBS1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 기사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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