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태의 단편동화다. 2022년 제 5회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현직 변호사이며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사회보장법을 공부하고 있고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했고 학부 때 조카를 위해 ‘존댓말로 읽는 헌법’을 썼다.좋은 동화가 좋은 세상에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책에 실린 여러 동화 중 ‘별이달이’는 47기 사법연수생 연수지에도 실렸다.책 수익금은 세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2006년부터 예수살이공동체에서 한 달 오천원씩 모아 해외 가난한 지역 학생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한다.경계를 허
2024. 02.02. 00:27저번주 오디션 두 개를 대차게 말아먹었다. 하나는 OTT. 하나는 독립영화 단편이다. 두 작품은 다른 작품이지만 망한 내용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나의 눈떨림 때문이다. 내 기준 왼쪽 눈 밑 두덩이가 가끔 어떤 전조 증상도 없이 떨리곤 한다. 대략 6~7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수업을 할 때나, 운동을 할 때에 특히 멈출 수 없게 떨리는 것이다. 마그네슘을 아무리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다.그럴 때면 나는 앞으로 있을 촬영에 눈 떨림이 심해서 혹시나 NG가 나지 않을까 하는 망상도 한다. 카메라
2024.01.19. 01:59백분율의 나이. 나이라는 것은 사실 백분율이 아닐까. 한 살부터 100살까지 사는 사람도 있고 자연사하는 시기가 60인 사람도 있고 병환이 깊어 그보다 더 짧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입에 담기 좋지 않지만 사고로 눈을 감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수명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만약에, 정말 만에 하나 정해져 있다면, 남은 삶에 대해서 대하는 태도가 어떨까. 예상컨대 처음엔 불안했다가 나중엔 소중히 살지 않을까.새해가 되면서 글을 쓰지 않고 빈둥대기도 하며 올해를 생각해 봤다.
(사)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 61회 대한민국 연극인 축제 (집행위원장: 박웅)가 오는 2023년 12월 29일 오후 3시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한 해 동안 공연된 연극 중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예술가를 독려하고 연극계의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화합의 장으로서 범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연극의 질적 향상 및 연극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여 한국연극의 진흥 및 발전에 기여하고자 매년 진행되고 있다.연극배우 박웅을 집행위원장으로 축제형식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2023.12.17.23:29자취하는 곳과 내가 운영하는 연습실이 혹시 추위에 동파될까 봐 본가에서 부리나케 왔다. 본가에서 손이 노랗게 황금향을 까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때쯤에 뉴스에서 한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덜컥 겁이 났다. 본가에서 가족과 황금향보다 달달한 아늑함을 뒤로하고 기억 저편에서 수도를 열어두지 않은 것 같은 불안감을 앞세워 차를 몰았다. 춥기도 너무 추웠다.그렇게 내가 할 일들을 황급히 마치고 자취방 물도 살짝 틀고 잠을 청했다. 일요일 아침을 혼자 보내는 일은 어딘지 모르게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날은 오지게
2023.12.04. 18:52 혐오라는 감정. 수업을 하다가 예전에 나에게 심한 말을 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광분했던 적이 있다. '키가 작아서 너는 주연을 할 수 없겠다. ' '어깨가 좁아서, 얼굴이 주인공 상도 아니어서.' 나를 위하는 말이었지만 당시는 상당한 충격이었나 보다. 물론 그 덕분에 외적인 부분에서 지적당하지 않으려고 눈치를 보며 전보다 깔끔하고 사람답게 입는 편이다. 열등감을 활용한 발전이랄까.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누군가가 내뱉는 혐오의 말들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왜 지금의 태도를 갖게 되었는지
2023.11. 29. 00:07.오늘도 북클럽 모임을 끝내고 집에 왔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모임이다. 북클럽의 선정도서를 읽고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관점으로 책을 읽는지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책 속의 인물 이름을 참 잘 외우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유사한 상황을 잘 끄집어내곤 한다. 나는 책의 흐름이나 감정에 입각한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징이 있더라.그래서 나는 독서가 느리다. 작가가 써놓은 서술 중 한 부분을 유심히 보면서 빠져든다. 상상하면서 머릿속에 그린다. 그곳은 열쇠구
2023. 11.24. 00:04매일 인스타그램에 무언가를 올리면 내 연습실이 홍보가 될까 하여 그날 입은 옷 사진이 잘 나오게 게시했다. 와서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으면 더 홍보가 될 테니까 말이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지인들에게는 식상한 사진이 다른 사람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조회수로 느낄 수 있었다.그것은 내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나와 나를 모르는 사람이 관심 갖는 나와, 어떤 면에서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특히나 웃는 사진을, 웃는 모습을 내 주변 사람들은 좋게 봐준다.근데 나는 사실 잘
2023.11.13. 18:22.일출은 동해로 보러 가고 일몰은 서해로 보러 가는 일이 보통의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한 친구와 해 지는 것을 보는 취미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다른 반론을 들었다. 동해로 노을을 보는 것이 더 멋지다고. 나는 본능적인 반문을 했고 갑론을박 끝에 내가 직접 보고 오기로 했다.우연한 기회로 숙소를 동해안의 속초로 잡았고 낙조의 시간이 되었다. 해는 영랑호에 윤슬을 떨구고 울산바위를 향해가고 있었다. 호수의 물비늘을 등지고 수평선을 봤다. 운이 아주 좋게도 바람이 많이 붙어서 구름도 없는 날이었다. 수평선 끝
2023.11.08.17:47갑자기 수업을 듣는 친구가 질문을 했다. 하던 연기를 멈추고 '형 그러면 연기할 때에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계속 분석을 생각하나요?'라고 물어왔다. 분석이란 것은 왜 하는지, 전략이라는 것은 왜 세우는지 물어오는 게 보통인데 저런 질문은 나한테 꽤나 참신했다. 그리고 나의 경우 연기를 할 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나의 경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혹은 별 생각이 없었다. 등장인물은 때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이행해 간다. 물론 그
오버 투어리즘 / 김주선 한적한 시골 마을에 대형 버스 한 대가 들어온다. 한국에서 온 듯한 한패가 주차장에 내리자, 온 동네가 왁자지껄하다. 저들도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떠드는 한류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듣고 왔겠지.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중 돌풍을 만난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남한의 재벌 상속녀와 북한 장교의 러브스토리를 말이다. 남자 주인공은 호숫가 부교浮橋 위에서 피아노를 치고, 여주인공은 페리를 타고 부두로 들어오다가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드라마의 결말이기도 한 이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이젤발트다. 1년에 한 번 휴
2023.10.24.00:24.엄마한테 안기고 싶었다. 안아드리고 싶었다. 매번 본가에 올 때마다 했던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예전에도 했지만 행동하지 않은 지 대략 예닐곱 해는 거뜬히 지난 과거인 듯하다. 가족과 아주 살가운 관계임에도 쉽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나의 힘듦을 어머니께서 느껴버릴까 봐서이다.살이라는 게 그렇다. 닿는 순간 전류가 흐르듯 내 감정이 전달되거나 상대방의 마음의 모양이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혹시나 나의 바보 같은 걱정과 근심을 부모님으로 하여금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재수 없을 정도로 혼자 서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