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9. 01:59
백분율의 나이. 나이라는 것은 사실 백분율이 아닐까. 한 살부터 100살까지 사는 사람도 있고 자연사하는 시기가 60인 사람도 있고 병환이 깊어 그보다 더 짧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입에 담기 좋지 않지만 사고로 눈을 감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수명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만약에, 정말 만에 하나 정해져 있다면, 남은 삶에 대해서 대하는 태도가 어떨까. 예상컨대 처음엔 불안했다가 나중엔 소중히 살지 않을까.
새해가 되면서 글을 쓰지 않고 빈둥대기도 하며 올해를 생각해 봤다. 작년의 마무리가 다급했던 것과 더불어 심리적인 피로도가 중압감이 되어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돈, 생활, 결혼, 일 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가장 많이 머리를 맴도는 단어를 꼽자면 '나이'다. 곧 40을 바라보는 나이 앞에서 30에서 느낀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생각하는 깊이나 불안감을 대하는 나의 자세도 보다 성숙했다. 지인들을 만나서 듣는 '동안이네' 하는 입에 발린 말도 딱히 위로가 되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나온 내 생각은 내 불안함을 달해주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삶을 백분율로 보기로 했다. 죽는 날이 100%라면, 100살 기준에서 나는 39% 살았다. 이렇게 따지면 50살까지 사는 사람에게 40살은 80%니까 80살이다. 내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건강하게 오래 행복하고 싶다. 어쨌든 오래 살수록 나는 어리게 사는 거니까 그렇게 하려고 한다. 나이를 드는 게 항상 나쁜 것도 아니고 어린 게 매사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죽어가는 나이 듦과는 거리를 두고 싶다. 철없는 어림과도 작별하고 싶다.
나이라는 건, 그러니까 죽는 날이 미지수인 백분율 같은 것이다. 미지수를 구하는 방정식은 내 나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 아닐까. 나는 지금 몇 살을 살고 있는 걸까. 해가 감에 주눅 들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남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정식으로 살고 싶다. 올해의 첫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