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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달이

김정은 전문 기자
  • 입력 2024.02.09 16:15
  • 수정 2024.02.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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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태 동화

 

차진태의 단편동화다. 2022년 제 5회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현직 변호사이며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사회보장법을 공부하고 있고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했고 학부 때 조카를 위해 ‘존댓말로 읽는 헌법’을 썼다.

좋은 동화가 좋은 세상에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책에 실린 여러 동화 중 ‘별이달이’는 47기 사법연수생 연수지에도 실렸다.

책 수익금은 세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2006년부터 예수살이공동체에서 한 달 오천원씩 모아 해외 가난한 지역 학생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한다.

경계를 허무는 별이달이

별과 달 다른 두 친구가 빛나지 않아도 상대에게 다가가면 친구가 된다는 따듯한 감성을 품는다.

조금만 용기 내면 한 곳에서만 빛나지 않는 꼬리를 늘어뜨린 더 예쁜 별똥별이 된다. 빛나지 않아도 된다. 친구를 찾아가는 마음만 있으면 가는 길의 여정이 아름답다.

하늘과 달의 우정도 애틋하다. 낮에도 달이 뜬다. 달은 가지 않고 항상 그 자리다. 우리가 볼 수 없어도 진실은 하늘을 밝히듯 달은 세상을 밝힌다.

강아지 김간장의 이름 유래가 유머있고 전 주인과의 애정이 짠하다. 유기견이 된 김간장을 받아 준 현 주인의 마음이 감동이다. 사랑은 사랑만이 아니라 책임이다. 이쁠 때만 사랑하고 못나지면 버리는 건 사욕이지 사랑이 아니다.

지방 기차역에서 들었던 대화가 생각난다. 작년 설날 역상경하시는 두 분이 대기실 의자에서 말한다. 할아버지가 처음 보는 할머니에게 요새 자식들은 개는 돌봐도 부모는 안 돌본다고. 개한테는 밥 주고 씻겨주고 정성을 다하는데 부모는 거들떠도 안 본다고. 동감간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좋을 때만 있어 주는 건 잘못이다.

동물 학대를 접할 때마다 중국 일화가 떠오른다. 어느 왕이 소가 제물로 가며 우는 걸 보고 불쌍해서 소 대신 양을 잡으라고. 신하가 말하길 양은 불쌍하지 않냐고.

사람의 인정에는 인연이 있다. 옆에서 보지 않으면 정을 느끼지 않는다. 바로 앞에서 겪는 일에 아픔도 생긴다. 귀여운 동물들을 직접 학대하고 게다가 자기가 키운 동물을 학대하는 건 사람이 아니란 소리다.

토리와 다람이는 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누가 누구보다 잘났다는 건 끝없다. 하늘의 태양만이 승자다. 힘들 땐 아래를 내려다보고 행복할 땐 위를 올려다보며 자만심을 버리자. 내가 바닥에서 남에게 용기를 주는 존재 돼도 어떠리. 그것도 가치 있는 삶이다.

스스로 강하다면 발판 되는 삶도 의미있다. 다민족 국가인 지금 다양함에 손을 내밀자.

양순이와 염돌이, 몫을 다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한 염돌이가 양순이를 살린다. 약하고 쓸모없어 보여도 인간은 무한하다. 기운 내고 자신을 믿고 살아가면 세상에 굳건히 맞설 수 있다.

‘별이달이’ 동화에는 말 못 하는 생명과 힘들게 일하는 업종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있다. 해변으로 토끼를 만나러 가는 꿈을 꾸는 아기 돌고래 초록이 가족은 사랑이다.

우정 유기견 진실 정의 직종 차별 다양한 문제가 녹아든 책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가로등을 기계적으로 켜고 크는 탁상공론 교조주의 갑질을 다루고 술이나 여러 중독 문제를 다루듯.

삶이 힘들 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처럼 차진태의 ‘별이달이’가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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