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24. 00:04
매일 인스타그램에 무언가를 올리면 내 연습실이 홍보가 될까 하여 그날 입은 옷 사진이 잘 나오게 게시했다. 와서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으면 더 홍보가 될 테니까 말이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지인들에게는 식상한 사진이 다른 사람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조회수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내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나와 나를 모르는 사람이 관심 갖는 나와, 어떤 면에서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특히나 웃는 사진을, 웃는 모습을 내 주변 사람들은 좋게 봐준다.
근데 나는 사실 잘 웃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웃으면 기분 좋긴 하다. 그게 웃긴 일이 있을 땐 좋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웃는 표정에 대한 칭찬이 날 웃게 한 것은 아닐까. 웃으면 많은 것들이 해결된다. 상대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고 실수를 무마할 때도 좋다. 성인이 되면서 웃으면 더 많은 촬영을 할 수 있고 돈도 되니까 더 가식적인 웃음을 짓는 때도 있었다. 사회적인 웃음이다. 나쁘진 않은 사회적인 미소.
말도 많지 않은데 억지로 하곤 한다. 뭔가 빈틈이 생기면 내가 나서서 아무 말이나 해야 할 것만 같으니까. 취미도 독서, 영화 보기, 하늘 보기, 땅 보기, 자연 보기, 운동, 나열해 보면 히키코모리라 봐도 되겠다. 외동이니까 남들과 어울림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기에 더 배려하고 양보하라는 부모님의 가르침도 한몫했다. 아무래도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바보 같은 내 모습을 옆에서 지적해 줘도 떠나지 않고 곁에 있어준다. 그런 사람한테는 진심으로 웃는다. 재밌고 즐거우니까. 그러니까, 내가 웃는 걸 기분 좋게 본 사람들은, 그들에게 나도 진심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