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는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는 드물게 역사와 음악의 관계성에 관심을 가지고 널리 알리는데 매진하는 연주자다. 서울시 홍보대사로 봉직하면서 음악으로 서울의 방방곡곡을 알리고 소개하는데 일조했으며 생활 곳곳에 클래식의 향기를 심으며 상처와 치유의 메신저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은 행동으로까지 이어져 독도에 가서 자신의 편곡한 곡을 연주하는 등 필설로 다할 수 없을 만큼의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예술인이다. 훈민정음 탑 건립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모인 인사들 중에 음악인 바이올리니스트 여근
책소개독자의 시각과 취향 모두 만족시킬 예술성과 문학성 뛰어난 수필 60편2022년 수필문단에서 주목해야 할 빛나는 수필가들의 수필 60편을 만날 수 있는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이 출간되었다.이혜연 선정위원은 「발간사」에서 “『The 수필 2022』의 작품 선정에는 기존의 블라인드 방식 외에 선정위원이 추천한 작품에 자기 점수를 매기지 않는 채점 방식을 추가해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심사를 거듭할수록 심사하기가 어려워진다. 공정이라고는 했지만, 위원 각자의 시각과 취향이 다르니
2. 괴승 대사자 우신의 집 근처 골목에 몸을 숨긴 삿갓 쓴 사내는 대문을 바라보며 두충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벌써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이었다. 해가 지자 서쪽 하늘에 개밥바라기별이 떴고,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쪽 하늘에도 달이 둥실 떠올라 길바닥을 훤히 비추었다. 두충은 우신의 집을 나서면서 조심스레 좌우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말을 타고 천천히 큰 거리로 나섰다. 삿갓 쓴 사내는 그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재재바른 걸음으로 뒤를 쫓았다.그러나 큰 거리로 나서
‘정보’로 부(富)를 창출하는 리더십 처음 장건이 한무제(漢武帝: 재위 기원전 156~141년)의 명을 받고 사신으로 서역을 다녀온 것을 ‘제1차 서역착공(西域鑿空)’이라고 한다. 착공은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뚫는다’는 의미다. 가지 않은 길은 뚫으면, 그 길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문명교류’의 시발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장건은 ‘제1차 서역착공’ 이후 다시 무제의 명을 받아 제2차 서역착공을 수행한다. 그는 먼저 제1차 서역착공을 다녀와서 무제에게 자신이 두루 거쳐 온 서역 여러 나라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1. 초피 장사꾼 말 잔등에 짐을 잔뜩 실은 사내가 국내성 시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초피로 된 벙거지에 짐승가죽으로 옷을 해 입은 그는, 그 차림새만으로도 금세 초피 장사꾼임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말에 싣고 온 짐도 모두 초피였다. 태백산과 개마고원 일대에서 나는 초피는 짐승의 가죽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치고 있었다. 초피는 담비가죽으로, 날씨가 추운 북방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다.시장은 제법 시끌벅적했다. 미천왕 시절 고구려가 요동을 점령했을 때에는 발해만을 통하여 큰 배들이 압록강 중류까지 닿았으므로, 당시엔
소복소복 밥그릇에 흰 쌀밥이소복소복 봄볕에 새 나물이소복소복 나뭇가지 가지마다 꽃들이소복소복 장독대에 흰 눈이소복소복 아이들 예쁜 마음도소복소복
고무신 둥긋하니 안짱다리황소고집 아버지 깜냥 왼짝 코는 오른짝 코로오른짝 코는 왼짝 코로 가생이짝은 안짝 삼아안짝은 가생이짝 삼아 너덜짝일랑 두덕짝 되게두덕짝일랑 너덜짝 되게 오래오래 신고자 길동무나 삼고자그예! 바꿔 신었나 보이 초생달 걸음걸음강화 수무김치 트림에돌단풍 잎사귀 즈려밟으사 시작 메모황순원의 엽편 소설(아주 짧은 소설) ‘주검의 장소’에 나오는 우직한 산골 농사꾼 모습도 떠오르고, 강화도 작은 섬에 사는 우리 형님 모습도 쓰고 싶고, 김소월 에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라는 구절도 떠오르고. 저 엽편
무게 뉴튼인가? 뉴턴인가?사과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바이러스를 포함한공기가 있는 곳에는 중력과 인력이 존재합니다. 나도 숼찮은 몸무게로 살아갑니다.살덩이, 핏덩이의 무게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종, 피부색, 민족, 종교, 빈부, 학력더 많은 경우의 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질량은 같습니다.인간이라는 무게사람답다는 권리우리는 이것을 평등이라 부릅니다. 오늘 저녁이 막 시작되는 시간에모든 인간의 질량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겸손해지려고 술 한잔 따랐습니다.
좋은 하이쿠들이 많아 올해까지 정리하고 싶어 3명의 3개의 하이쿠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어를 영어로, 영어를 한국어로 다 필자가 번역했다. 홍시, 너도 젊었을 때는 떫었다는 소세키의 유명한 하이쿠도 있지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소설이 고양이가 주체고 주인을 보는 시점이 독일 소설을 모방했다는 말이 있어서 다루지 않는다.하이쿠는 제목도 없고 일본어나 한자는 띄어쓰기가 없어 띄어쓰기 없는 한 줄이나 시적 모양새를 위해 3행 처리했다. 한글도 서재필의 ‘독립신문’ 나오기 전엔 다 붙여 썼으나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시다가 돼서 최초로 캐
6. 무언의 약속 들판에는 파릇한 풀들이 한창 돋아나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저 먼 곳에선 풀냄새 싱그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푸릇푸릇한 새싹이 한 뼘쯤 자라난 초록 들판을 말 두 마리가 달리고 있었다.나란히 달리는 말 위에는 남녀가 각자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들판을 가로 질러 강가에 닿자 두 사람은 말을 멈추었다. 왕자 이련과 연화였다.“이 강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태백산이 나온단 말이지요? 태백산 정상에 천지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정상에 그런 큰 호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이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두 개의 건축물이 올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수상했다. 둘 다 서로아키텍츠 공동대표인 조성현 건축가가 설계했다. 상 복이 터졌다. 하나도 모자라서 같은 동네의 두 개가 각각 대상과 우수상을 받다니! 그의 수상소감처럼 동네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많이 있다는 건 모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다. 이를 설계할 기회를 갖게 된 건 건축가에게도 무척 보람된 일일테다.지은지 35년이 된 양천공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되었다. 무더위나 한파, 미세먼지와 상관없이 이제 공원은 방문할 이유가 생
반려견 구름이와 함께 걷는 새벽 산길눈발이 날린다구름이는 흩날리는 눈을 뚫고 흥겹게 앞 뒤로 뛴다구름이는 흥겹지만 나는 초조하다전염병 위기가 몰고온 생존의 불안굶어 죽으나 병들어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푸념이 성을 쌓고타들어가는 가슴은 새까맣다닭 울음도 멈춘 새벽 초조한 마음 너머로 먼동이 튼다산맥은 꿈적도 않는데 긴장된 시간은 자꾸 흐른다기다리면 해는 뜨겠지만 그러면 또 살게 될까일상이 달려올까언 땅 딛고 선 무릎 위로 세찬 눈보라 몰아치고시린 가랑이 사이로 찬 바람에 실려 희망 한무더기 빠져나간다기다리면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