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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1592 이순신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12.30 14:50
  • 수정 2021.12.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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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는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는 드물게 역사와 음악의 관계성에 관심을 가지고 널리 알리는데 매진하는 연주자다. 서울시 홍보대사로 봉직하면서 음악으로 서울의 방방곡곡을 알리고 소개하는데 일조했으며 생활 곳곳에 클래식의 향기를 심으며 상처와 치유의 메신저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은 행동으로까지 이어져 독도에 가서 자신의 편곡한 곡을 연주하는 등 필설로 다할 수 없을 만큼의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예술인이다. 훈민정음 탑 건립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모인 인사들 중에 음악인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가 동참하더니 이번에는 이순신 장군이다. 그녀가 강의하는 동국대학교에 이순신 장군을 연구하는 여해 연구소(소장 김광용)가 출범했다고 이인재 이사장이 저술한 이순신 장군에 관한 책 <1592 이순신>을 건넸다.

이인재 저, 1592 이순신

제목부터 딱 이순신 장군이다. 1919하면 삼일절, 2002하면 한일월드컵이 연상되듯이 1592년은 조선 개국 200주년이자 임진왜란 발발 해이다. 요즘 유튜브에는 배우 김명민이 주연한 본방으로 보고 수십 번 돌려보았던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전편 (무려 104부작)를 무료로 스트리밍 중이고, 김상중이 이순신의 친구인 류성룡으로 분해 임진왜란을 서술한 드라마 <징비록>도 3번이나 풀청했고 최수종이 이순신 역을 맡아 인물, 사건, 이야기 모두를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팩츄얼드라마로 만든 <임진왜란 1592>도 2번이나 봤고(그건 다행히 5부작이다) 최민식의 <명량> 등등 시각물로 나온 이순신에 관한 모든 영상물을 섭렵하고(심지어는 30년 전의 조선왕조 오백년까지) 소설도 김탁환의 <불멸>과 김훈의 <칼의 노래> 등 위인전과 연구물 말고도 거의 모든 미디어를 통한 이순신을 섭렵한 필자 입장에선 새로울 게 없는 소재인데 또 이순신이라니... 그런데 그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순신을 재탕 삼탕 했어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파고 파고 또 파더라도 인간 이순신의 깊이와 위대함, 먼치킨적인 업적에 감동이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는 걸 방증한다. 각설하고 책을 집고 첫 장을 열었다.

김광용 여해연구소 소장(왼쪽)과 함께, 사진 제공: 여해연구소

<1592 이순신>의 저자인 이인재는 광복이 되던 1945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태어나 6.25전쟁의 1.4후퇴 때 그 유명한 매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월남한 실향민이다.(문재인 대통령의 부모와 같은 배를 다고 내려왔다!) 대한항공에 재직하면서 80여 개국을 여행하는 동한 고국 한국의 고난극복역사에 느낀 바가 컸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륙과 해양의 연결점에 위치한 반도인 우리나라는 지리적 입지로 일본이 대륙을 진출하기 위한 징검다리와 같은 위치인데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누빈 그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한반도를 보면서 왜 그런 감흥을 못 느꼈겠는가! 이인재는 조선이 만약 그때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점령당했다면 명나라, 베트남, 태국 등의 아시아가 전부 일본의 손아귀에 떨어질 수 있었을 테고 그랬다면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의 지도가 바뀌고 역사가 다르게 흘러갔을 테니 이순신은 조선 구국의 영웅이 아니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인류를 지킨 수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역설한다. 아~~이제까지 어떤 미디어와 책에서도 접하지 못한 호방하면서도 역시 전 세계를 누빈 넓은 안목과 스케일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주장에 내 눈이 번쩍 뜨이고 사고의 폭이 확장되며 그의 열변에 함성을 내지르며 동조하게 된다.

인베스트링크에서 발간한 이인재의 1592 이순신

80여개국들을 돌아다니면서 아시아 대륙 동쪽 끝 작은 반도 국가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외세의 수많은 침략에도 포기하고 않고 국난을 극복하면서 산업과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세계 경제대국 G5의 반열에 오른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굴의 민족이자 저력의 나라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에 자부심은커녕 서구 선진국에 비해 다소 소박하고 열위에 있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꿔주기 위한 저자 이인재의 포부가 담겨있다. 그러기 위해 이인재는 딱딱한 서술체가 아닌 대화체라는 요즘 사람들에게 편하고 친숙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매우 생생하고 사실에 충실하면서 교과서적인 위인전이 아닌 현대의 일상을 담고 있다. 또한 요즘 연극이나 뮤지컬,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교차편집과 현대인의 과거 회상과 서술이라는 대체역사물 방식을 통해 시공간의 합을 꾀하고 있으며 그런 방식을 통해 우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며 민주주의 정의, 평화를 지키는 시금석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자 이인재

저번에는 박재성이 집필한 <소설로 만나는 세종실록 속 훈민정음>이더니 이번엔 이순신 장군이니 우리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고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뽑히는 2분에 관한 연구물을 여근하 덕에 접하게 된 것이다. 이인재의 <1592 이순신>에서도 세종이 등장한다. 임진왜란과 세종대왕이라니 도저히 접점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번 읽어보라. 이인재가 어떤 방식으로 세종을 결부시켜 스토리텔링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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