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퉁이 돌아서니오랫동안 참았던 눈물 쏟아지네텅 빈 하늘은 자꾸만 넓어지고구름 사이로 폭정의 아귀들이 질주하고쉴 곳 찾아 산길을 걷는 발걸음 뗄수록 힘이 빠지네감당하기 힘든 일들은 쌓여만 가는데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초조한 마음 눈발처럼 흩날리네확증이 강해지는 편견과 편향이 진실을 묻고 정의를 파괴하네쫄면 곧 지는 것이라는데 찌든 가슴은 점점 오그라들고어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어려움에 맞서는 거라지만적당히 타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유혹의 언어들 마구 춤추고무소유를 강조하는 성자의 말씀 희롱하듯
누름 누른다는 것은주체와 객체가 있을 것입니다. 밥을 하다가 시간이 잠깐 늦으면누룽지가 생깁니다.아마 위에 있는 밥은 주체일 것이고누룽지는 객체일 것입니다. 사랑이란게 지겨울 때가 있지?노랫말을 들었습니다.사랑이 지겨우면 안되는데사랑이 누룽지가 되도록 참았나 봅니다. 누구든지 내 생각이나 자유나 의지를 누를 수는 없습니다.그 무엇이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눌리는 것은자유의 침탈이자 속박입니다. 사랑은 자유입니다.자유로운 사랑은 행복과 만족을 덤으로 줍니다.아름다운 구속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지겨운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닙니다.
당신은 아는가 이은기 당신은 아는가.어둠이 깃드는이슥한 산마루를 혼자 걸어넘는 이의 두려움을. 당신은 아는가.등불 들고 걷는시골길에서등불의 흔들림을 받아내는어지러운 어둠의 느낌을. 당신은 아는가.밤길 어른 걸음 뒤를바짝 따라 걷는어린아이의 두려운 마음을. 당신은 아는가.눈보라치는을씨년스러운 겨울날방안의 그 안온함을. 당신은 아는가.나이가 들어갈수록일찍 돌아가신어머니가 자주 생각나는 이유를. 당신은 아는가.삶은 어디에서나그렇게 마찬가지인 것을. 이슥한은 밤늦은 걸 말한다. 시골길을 걸어본 적 있다. 호롱불을 들고 흔들릴 때마다 밤길도
사랑한다는 것은 이은기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그의 마음속에내가 온전히 자리하길 간절히 바라고 내 마음속에그가 온전히 들어와 있는 것. 그대, 나 그리워했으면 하고나, 그대 그리워하는 것.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일상이일상 아니고그대 생각 외 다른아무 생각을 할 수 없는그런 나날. To Love 번역 김정은 To love someone isto want that I am inhis heart fully and he is inmy heart fully; to hope you miss meand I miss you. To love some
이은기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시를 생각하며’ 부제는 꽃과 나무, 여행과 삶이다. 꽃과 나무에 대한 시들이 특색있다. 개인적으론 꽃보단 나무에 대한 시가 더 와 닿는다.능소화 시가 좋다. 궁에는 왜 능소화가 많은지. 능소화는 양반집에만 심을 수 있다고 해서 양반화라고도 한다. 꽃말에 명예가 들어가서인가? 능소화 한 여름 더위에지칠 듯 지쳐자꾸만그늘로 찾아드는주황빛 옷소매. 그 옛날연모하는 임금님행여 오실까궁궐 담 너머로넘겨 보다가가까이 하지 못한한으로맺혀져 꽃이 되었다더니. 오늘도 오지 않는님 기다리는궁녀 차림새로목 빼고 긴
서울의 봄 하필이면 오늘이 12월 11일이다.하필이면 오늘 종일 비가 내린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처량하지 않고차라리 잔인하기 까지 하다.아픈 과거를 뼈 속까지 잔인하게 파고 들어 결국 가슴을 후벼 파는 비를 내린다. 나의 20대 초반 청춘은 겨울비 만큼이나 잔인했다.대학 초년시절 계엄령이 세 번이나 발동 되었고불행하게도 나는 그 원인을 다 꿰고 있었다.결과는 비겁하게 살아온 나의 고백이다. 1212 하루 전날 '서울의 봄'을 봤다.내내 가슴은 아팠고 울분은 상한가 게이지를 찍었다.그 놈 연기를 해주신 배우 황정민님께 감사드린다.
세 귀 귀를 열어 두세요.소리가 들려야 말을 배울 수 있듯이귀를 열어야 마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듣는다는 것은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이 어우러진다는 의미입니다.두 악기가 같은 주파수로 울릴 때소리의 하모니가 아름다운 것과 같은 것이지요. 마음의 귀도 열어 두세요.아픔을 들어주는 사람은진심이 통하는 사람이니까요.마음의 귀가 넓을수록더 많은 좋은 친구가 있는 까닭입니다. 이제 생각의 귀도 열어 두세요.생각이 같은 사람만 만나면 좋겠지만세상은 그렇지 못하니까요.다른 생각을 말하는 사람에게생각의 귀를 열어 들어보세요.더러는 그 사람의 말에
[종이컵 시 01] 돌 한밤중만치십만 개 중끽,한 놈만운다는데 * 메모 : 나 같은 놈은 그 소리 평생 들을 수 없다. [종이컵 시 02] 까마귀 까옥 까옥 까옥 이거나먹으라네 까옥 까옥 까옥 이거나가지라네 햐,똥가이 같은 놈 새까만 눔이많이도 컸다 ㅠㅠ * 메모 : 그대, 언제 들어도 얼마나 듣기 싫은가. 그대, 언제 들어도 얼마나 그리운가. [종이컵 시 03] 병신춤 숟가락들고 추리다바가지들고 추리다부지깽이들고 추리다쪽팔리게더 쪽팔리게 * 메모 : 옛날 우리 공옥진이 누님 병신춤을 추듯, 나 병신 시를 쓰고 싶다,
우화 세상은 언제나 삶과 죽음이 교차 되는 곳이다.엄청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삶과 죽음이 하나인 이유이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번데기의 변태가 있어야 한다.껍질을 찢는 엄청난 고통을 이겨 내야 아름다운 날개를 펼칠 수 있을텐데우화는 커녕 나는 자꾸만 나만의 동굴을 판다.우화나 파굴도 하나라는 나만의 변명으로… 나비의 우화는 자유를 찾아가는 희망이기도 하고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혹은 지구가 지구다워지는 섭리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파굴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이다.세상이 자신 없어 회피하는 짓이
숙제 사랑이라는 구슬을행복이라는 쟁반에 담아 사는 삶은참 좋을 일이다. 사랑이라는 구슬은저절로 우리에게 굴러오지 않는다.저만치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구슬은 존재한다.눈에 보이는 구슬은 없다.우리가 그곳으로 다가가야 한다. 구슬을 손에 넣었다 해도부드러운 수건으로 닦아 주어야 한다.빛을 더하려면 광을 내도 좋겠다.이 세상에 당연한 것이 없듯거저 주어지는 사랑도 없다. 행복 쟁반은 마음의 넓이만큼 그 크기가 다르다.마음 결이 고운 사람의 쟁반은 여러 개의 구슬을 담을 수 있다.쟁반에 잘 닦인, 반짝이는 구슬이 담기면 서로 잘 어울리겠다
산국 가을이 익어 간다.온통 노랑으로 꽃을 피운 산국이매혹의 향기를 내며 피어난다.이 길의 끝은 만추로 향하겠지만여인의 노란 향기는 코끝에 남으리라. 네 진한 향기의 유혹이겨울을 준비하는 벌들의 부지런한 날갯짓으로 남는다.꽃과 꽃 사이를 나는 벌에게는이보다 큰 보시가 없으리니 산길을 거니는 나그네 발길도 만추로 향한다.
만추 해도 저물면 붉어지듯낙엽도 저물어 붉어집니다. 낙엽이 저마다의 꿈으로 떨어지듯저물어 가는 것은 꿈을 꾸는 것입니다. 내일이 오면 저문 해가 다시 뜨듯봄이 오면 꿈들은 초록으로 피어날 테지요. 가을이 저물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