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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11.2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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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사랑이라는 구슬을

행복이라는 쟁반에 담아 사는 삶은

참 좋을 일이다.

 

사랑이라는 구슬은

저절로 우리에게 굴러오지 않는다.

저만치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

구슬은 존재한다.

눈에 보이는 구슬은 없다.

우리가 그곳으로 다가가야 한다.

 

구슬을 손에 넣었다 해도

부드러운 수건으로 닦아 주어야 한다.

빛을 더하려면 광을 내도 좋겠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이 없듯

거저 주어지는 사랑도 없다.

 

행복 쟁반은 마음의 넓이만큼 그 크기가 다르다.

마음 결이 고운 사람의 쟁반은 여러 개의 구슬을 담을 수 있다.

쟁반에 잘 닦인, 반짝이는 구슬이 담기면 서로 잘 어울리겠다.

 

쟁반을 깨끗이 닦고 행주로 소지하는 일은 행복을 가꾸는 일이다.

이 또한 공짜는 없다.

대상의 마음을 헤아려 구슬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 주는 것이, 가진 것을 나누는 일들이

더 많은 사랑 구슬을 마련하는 일이다.

 

세상이 나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에

구슬을 정성껏 담으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다.

살아가는 의미를 스스로에게 내주는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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