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의 머리를 이상하게 만드는 건?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늦은 밤 카페에서 휴대폰을 작동하는 척 상체를 숙여 가슴을 일시 노출하여 영화감독 김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김의 의식 깊숙이 육체적 갈증을 심어줌으로써 김이 그녀를 더 알고 싶다는 욕구에 시달리게 하는데 일차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위하고 있었다. 김은 그녀가 상체를 바로 하여 가슴의 일시 노출을 거두었음에도 멍하니 가슴이 있었던 자리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인데, 김이 받은 충경은 상당한 것이었다. 사실 장화자가 벌거벗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냈다면 오히려 그러한 갈증과 충격은
이혼녀가 어때서?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는, 여배우라는 스펙에 한 미모와 몸매 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 지금보다는 훨씬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사내들이 자기 같은 여자를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마저 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이혼녀에 자식이 하나 딸려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게 무슨 큰 흠이 되겠는가. . 국가적으로 봐도 여성이 자식을 낳아 기르고 있다면, 그 애비가 어디에 있건 일단 애국녀 아닌가. 국가가 선진국으로 들어섰네 하지만 인구 및 성장 정체로 자칫 앞으로
남자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영화감독 김이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와 저녁 식사와 산책, 커피 타임, 그리고 로맨틱 멜러물 영화 한편을 감상한 후 감정적으로 매우 고조된 상태에서 장화자의 집 앞 카페로 가 오늘의 데이트를 차분히 마무리 지으려는 찰나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가 든 지갑을 분실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바, 장화자의 현명한 조언에 힘입어 김이 카드 분실신고를 하고 그 사이에 도둑 결제된 금액이 27만원에 달한다는 카드 상담원의 급박한 통보를 듣고도 침착하게 앞으로의 사용을 제한해달라는 말을 남기는 것을 보고 장화자는 이 사내가 만만치
그게 어디 네 돈이냐? 영화감독 김은, 눈부신 외모와 뇌쇄적인 몸매의 소유자인 장화자와 로멘틱 멜로 영화 한편을 감상하고, 감동의 여운에 온몸이 젖어 있는 그녀와 함께 그녀 동네의 주점을 찾아 갔다. 장화자는 서양 음악이 잔잔히 갈리는 웨스턴 바를 처음에 추천하였으나 감독의 내키지 않은 표정을 보고 즉각 다른 데로 갈 것을 건의하였다. 감독의 표정으로 볼진대 이는 양주값이 없어서라기보다 태생적으로 국제적인 표준의 주점에 쉽게 동화하지 못하는 체질이기 때문인 듯했다. 한 마디로 촌티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이런 자는 그저 막걸리나
영화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는 최근에 작업을 걸어온 영화감독 김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영화관에 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를 함께 보며 깊은 감동을 받고, 옆자리의 감독과의 친밀감이 급속도로 상승하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김은 물론 특별히 볼 만한 액션도 없고 긴박한 순간도 없으며, 사소한 감정에 사로잡혀 울고 웃는 여배우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나, 이것이 20대에서 40대 전세계 여자들을 주타킷으로 잡고 철저히 상업적인 계산 하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그러려니 하고 보고 있었다. 영화의
여행의 프리미엄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영화감독 김과 그 외양이 뉴욕이나 파리나 도쿄의 것들과 결코 다르지 않는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복권 탄 돈을 숨기고 있는 감독이 돈냄새를 이미 풍기고 있어, 장화자는 그 돈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여차하면 좀 나눠 쓰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돈이란 바로 얘기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고 사전 정지작업이 있어야 했다. 또한 자신의 매력을 한껏 풍기며 몸값을 올려가며, 남자가 이 여자에겐 돈을 써도 단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게 하는 게 중요했다. “사실 이
내가 어떤 여자인가요? 영화감독 김은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가 보쌈을 볼이 미어져라 먹고 있는 걸 보며 그 우월한 미모와 뇌쇄적인 몸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민적인 식성과 심성을 갖고 있는 걸 매우 좋게 보고 이런 여자에겐 오히려 돈을 좀 써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아까 블루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 ‘저녁을 여기서 먹으면 되지. 나가기는 어디 가냐’고 짜증을 내며 ‘여기 중식당 가서 코스 15만 원 정도 하는 거나 와인 곁들인 스테이크 2인 정식 39만 원짜리로 간소하게 때우자’는 소리를 했더라면 그렇게 하기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의 대사 40대의 동영상 제작자는, 소위 영화감독은 이혼녀이자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를 야밤에 불러내 뭔가 제의할 것처럼 뜸을 들이다가 `술이나 한 잔 하자`고 간단한 제의를 해놓은 상태였다. 장화자가 약간 곤란한 것처럼 대답하니 감독은 속이 더 타들어갔다. 이런 경우 막무가내로 떼쓰듯 해서는 오히려 역효과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감독이었다. 감독은 비록 히트작을 낸 적은 없지만 수많은 영화를 공부삼아 본 사람이었다. 영화 속 보석처럼 빛나는 명대사들을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하여 그 중 하나를 사용해 보기로
네가 날 선호하게 만들겠다 40대의 동영상 제작자는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를 야밤에 불러내 커피 한 잔을 하며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장화자의 입장에서 보면 평생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연락을 해와 심야에 커피 한 잔 하자는 남자와 특별히 감회에 젖을 이유는 없었고, 그저 이 작자가 왜 날 불러냈나, 뭔 할 말이 있나 정도의 궁금증만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로 말하자면 주머니에 복권 탄 돈이 있다 보니 그동안에 용돈조차 없어 당해야 했던 설움들이 북받쳐오며 저 혼자 감화에 젖으니 이런 사실을 장화자가 알 리는 없었다. 안다 한들 그
여자의 과거를 밝히지 마라 바의 스탠드에 여배우를 앉혀놓고, 감독은 무엇을 마시겠냐고 물어봤으나 여배우는 금방 대답하지 않았다. 서양여자 같으면 맥주라느니 스카치라느니 데낄라라는니 술의 종류를 정확하게 진술하고 더 나아가 상표이름과 몇 년산 따위까지 들먹이겠지만, 한국의 여배우는 여기에 술이 종류마다 있는 건 알고 있지만 함부로 집어서 얘기하는 건 누군가에게 무례한 거 아니냐는 듯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감독 또한 바텐더가 재촉 않고 참을 성 있게 기다리는 걸 보고, 먼저 제안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이럴 때 돈이 많다고 이 집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1등 복권에 당첨되는 꿈을 꾸는 40대 동영상 제작자의 상상은 끝간 데가 없었다. 예전에 시간이 없어서 챙겨주지 못한 그녀 미나, 그 때문에 가슴 속이 괜히 허전하고 뭔가 미진했던 바, 이제나마 그녀를 챙겨주고 대화를 통해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발전된 관계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주머니에 복권 당첨금 오백이 있고 통장에는 그보다 200배는 더 많은 돈이 있다는 소리는 하지 않을 터였다. 돈이 있다고 밝히는 순간 아무리 순수한 마음을 자랑하는 여자라도 견물생심이
‘라디오를 자주 듣다 보니 가끔은 무대가 그리워진다’ 고 읊은 40대 동영상 제작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라디오를 자주 듣게 된 것도 사실이었고 무대가 그리워진다고 한 말도 사실이었다. 최근에 그가 라디오를 자주 듣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텔레비전시청을 하다 보니 눈이 뻑뻑해지는 눈의 피로를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눈의 피로는 스마트폰에 의해서 가중되었는데 그 작은 화면을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가며 보느라 목을 보통 혹사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에 눈과 목을 쉬게 할 요량으로 라디오라는 매체를 자주 이용하기에 이르렀고
동영상 감독이 고대해를, 전작 `누가 남자를 두려워 하랴?`에 이은 야심의 차기작 `누가 그녀를 두려워 하지 않으리`에 출연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건,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고대해에게 출연 제의를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했다. 그러나 생각이 곧 제의가 될 수는 없는 법, 감독은 여자라면 웬만한 연예인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듣고 싶어하는, 목메어 기다리는, `주연 여배우로 출연해 주십시오` 라는 멘트를 해야 했다. “사실 저는 오늘 여기 오기 전부터 차기작에 대한 구성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습니다. 머리도 식힐 겸 혹시 좋은
두 남녀는 그림에 대해서 뭔가 의미 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술적 엣지 또는 스타일리쉬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도도녀는 슈트를 갖춰 입은 남자가 예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예술을 거래도 할 수 있다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 무릇 예술도 거래가 되어야 한다. 여기 걸려있는 그림들이 제 아무리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면, 쳐다봐도 누구도 사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모 저명 평론가가 `여기 예술이 있다`고 언론에다 떠들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을 후원하고 말겠어` 하는 결심을 하는 예술애호가가
문화체육계의 주요 정책 집행자이며 일남 일녀의 부친 되시며 각종 피로연에 아내 천휘순 여사와 함께 참석해 덕담을 나누곤 했던 배삼지 국장은 오늘 밤 이 시간만은 그저 40대 중반의 한 사내인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 사내는 동네 어귀의 수상한 카페에서 눈앞에 수삼과 과일과 위스키를 놓고 앉아 있었는데, 혼자가 아니라 주지하다시피 ‘살찐 뱀’이라는 이 일대에선 보기 드물게 풍만한 마담과 함께였다. 이 마담의 몸매에 대해서라면 여러 차례, 시간 나는 대로 언급한 바 있다. 한 마디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표현으로는 풍만
누가 봐도 배삼지 국장과 천휘순 여사만큼 평온하고 고요한 집안은 없었다. 정년까지는 10년도 더 남은 데다, 언제 차관이 되어 브라운관에서 국가정책을 설파하고 이 나라의 문화체육 방향을 손가락을 들어 가리킬지 모르는 남편과 40대 초반으로선 적지 않은 165센티미터의 키에 프랑스 화장품이 잘 먹히는 글로벌 피부에다 백화점 강좌를 여섯 개나 들어 다방면에 기초 지식을 취득하고 그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아내라면 이 집안에서 흠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지레짐작할 수 있다. 물론 누구 닮았는지 몸뚱어리가 차돌처럼 단단한 중 3
수상한 카페의 마담 ‘살찐 뱀’은 옆자리에 앉아 빈약한 허벅지를 떨어대는 이 40대 작자가 문화예술 관련 일에 종사하는 허약한 사내라는 걸 알아보고 일단 몸으로 조지기로 결심한 바가 있었다. 겪어본 바에 의하면 문화예술에 관련된 자들은 대개 체격이 빈약하고 체력도 딸리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감성이 발달했고 작은 신체적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논리에 안 맞는 말을 많이 하고 질문을 해도 논리에 맞는 대답을 잘 하지 못했다. 그들은 술값 계산은 거의 하지 않는데 함께 온 동창이나 자영업자나 회사원이 계산을 하게 놔두
평일 미사 윤 한 로온순하고 조용한 그 사람철사를 휜 것처럼구부정하니오랫동안 장궤한다오로지성체(聖體)를 모신 기쁨에속 활활 불 타올라 말처럼 긴 얼굴슴벅거리는 두 눈이웃는 듯우는 듯한그 사람세상 온갖 즐거움으로부터꿈지럭, 한발짝 비켜선다시(詩)작 메모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어떻게 된 게 우리들 눈과 귀와 입은 트이자마자 열리자마자 가식과 기교를 부린다. 내가 나한테 뚫린 내 입과 눈을 가지고선 가식과 기교를 부리는데 어떠랴! 암, 그렇지. 그 말 골백번 옳다. 이 시대는 무엇보다 온순함을 잃은, 버린 시대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