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토스카니니와 더불어 20세기 전반부를 대표하는 지휘자로서 알프스산맥을 경계로 이탈리아와 독일의 음악, 문화를 대변한 거장, 빌헬름 푸르트뱅글러(Wilhelm Furtwaengler, 1886-1954)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54년에 출간된 에세이와 강연록을 모은 (포노). 그가 서른두 살 때 쓴 '베토벤의 음악'부터 예순여덟 살로 세상을 떠난 해에 집필한 '모든 위대한 것은 단순하다'(자신의 죽음을 직감하였을까? 참으
2019년 12월의 서울시향은 바쁘다. 이미 5 & 6일 이틀간 에마뉘엘 파위의 플루트로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에 엘리어트 카터의 플루트 협주곡까지 한국 초연하였고 차이코프스키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들려준 서울시향이 연달아 토마스 아우스로르의 지휘와 데죄 란키의 피아노로 슈만 피아노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12월 12일 목요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들려준다.2019년 12월 12일 목요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의 브람스 교향곡 4번과 슈만협주곡 포스터, 사진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독일 낭만파 음악의 거장이요 사제관계이다. 호사가들의 입에 계속 오르락거리는 슈만의 미망인 클라라 슈만과 평생 독신으로 산 덩치 크고 과묵한 북구 함부르크 남자 요하네스 브람스와의 플라토닉 밀월까지 이런 독일 낭만파 음악의 흐름 안에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적 업적과 성취가 계승된다. 거기에 조금 빗겨 나 있긴 하지만 멘델스존까지 가미해서 12월 12일의 서울시향 연주회는 화려하고 효과가 뛰어나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중하고 품위 있고 고뇌하는 인간의 진면목이 드러난 독일 낭만의 정수(Essence)이다.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기교를 과시하고 들어내려는 '비르투오소 협주곡'과는 다른 형태를 띤다. 1841년 작곡한 단 악장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이 이 곡의 원형이자 출발점이다. 협주곡이란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곡은 1악장 환상곡에 뿌리를 박고 2,3악장이 연달아 파생되었다 볼 수 있다. 크고 화려하고 입이 쫘악 벌어질 정도의 고난도 피아니스트의 기교를 보이는 과시용 협주곡이 아니라 3악장 전체를 관통하는 슈만 특유의 시적 서정성이 물씬 풍기는 그래서 독창적이면서 가장 슈만 다운 작품이다. 그런 슈만의 열정과 환상이 만개하는 3악장은 환희의 분출이다. 특히나 리드미컬한 2주제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절묘하게 맞추기 어려운 부분으로 손꼽히며 리허설의 많은 시간을 이 부분에 할애하는 것도 여러 번 목도했다. 그래서 지휘자, 독주자,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유기적으로 깊은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니 테크닉이 아닌 조화와 감정, 공유라는 인간과 인간 간의 정서적 교류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특히나 필요한 곡이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다.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비 내리는 함부르크의 늦가을, 중늙은이 브람스의 인간적인 고독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곡으로 세상과 인간에 대한 환멸까지 이어지는 염세적인 악풍이 느껴지는 곡이다. 브람스에게 있어서 효과나 자극보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었다. 낭만적인 악풍과 시대의 이야기를 고전적 양식에 담았고 그런 성향은 후기로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데 작곡 시기 상 만년에 속한다 할 수 없는 이 4번 교향곡도 브람스가 쓴 마지막 교향곡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중세 교회선법을 도입하고 이미 소멸했다 여긴 바로크 변주곡 양식의 파사칼리아를 사용하는 등 당대의 음악적 트렌드와는 맞지 않아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위대한 예술가들이 다 그렇듯 '시대의 부응'을 떠나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관철하면서 자신의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면 외로워진다. 그리고 음악은 지극히 내적이 되면서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경지(Originality)와 자아(Identity)를 확보한 진정한 자기만의 예술이 된다. 그럼 그만큼 세상과는 괴리가 생기고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런 내면의 고독함이 여실히 드러난 곡이 브람스의 4번 교향곡이니 들을수록 슬프고 애절하다.서울시립교향악단, 사진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음악회는 음악회 성격을 압축한 기발한 작명으로 자극과 영감을 선사하고 감탄을 자아냈는데 이번 음악회는 그런 부제가 없어 이 기회에 필자가 니체의 철학 책 제목에서 인용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을 대신 붙여준다. 슈만이나 브람스는 동시대의 바그너나 선배인 베토벤 같은 거인, 빛나는 업적과 넘볼 수 없는 성취를 이룩한 초인이 아닌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시대와 미래, 예술에 대해 고민한 작곡가이다. 그래서 이번 음악회는 슈만과 브람스로 이어지는 독일 낭만주의의 절정이 인간적인 고뇌와 번민의 산물임을 알 수 있는 시간이다.
불이 꺼지고 맨 위의 스크린이 자막이 나오자 바그너 악극 을 보러 왔는지 알았다. 카르멘 줄거리, 배경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그리스신화 운명의 세 여신 이야기 파르케가 나와 바그너 서막의 내용을 설명하는지 알았다. 의 서막에서 북유럽 신화 대지의 여신 에르다의 세 딸인 운명의 여신 노른이 모여 앉아 운명의 실을 자으면서 미래를 예언하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이미 카르멘, 돈 호세, 에스카미요 세 사람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걸 암시하는 건데 파르케는 계속 투명인지, 망령인지, 영적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10월 29일 향년 92세 일기로 별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3일간 가족장으로 치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강한옥 여사는 남편 고 문용형씨(1978년 59세로 별세)와 함께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에서 전쟁을 피해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승선, 고향을 떠나 부산을 거쳐 거제도에 온 실향민이다. 젖먹이였던 큰 딸을 데리고 월남 후 2남 3녀 중 둘째이자 장남인 문 대통령을 거제도 피난살이 중 출산하였다. 함경남도 흥남을 떠난 실향민이었던 강한옥 여사에게 거제도는 "따뜻한 남쪽 나라'였다. 어디 가나 하얀 눈 천지였던 고향 흥남에 비해 온통 초록빛인 것이 그렇게 신기했고 상록수림에 푸른 보리밭인 고향과 너무 달랐다고 강 여사는 회고했다.외신기자에 의해 찍힌 흥남철수 당시 배에 탑승한 피난민들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바그너가 28세 때 북부 유럽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대본에 곡을 붙인 작품이다. 바그너가 빚쟁이들을 피해 러시아에서 도망쳐야 했고 밀수꾼들의 도움을 받아 낡은 범선으로 런던에 가던 중 폭풍우를 만나 천신만고 끝에 3주일에 거쳐 런던에 도착한 체험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을 하였다. 오대양 육대주를 영원히 떠돌아다녀야 할 운명의 네덜란드인이 생사를 같이 할 여성을 만나면 저주가 풀리고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을 주로 한 이 오페라의 서곡은 망망한 해상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폭풍우의 모습을 가장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분명 대한민국은 강한옥 여사의 말마따나 따뜻한 남쪽 나라일진대 아직도 미개한 시민 의식과 분열, 그리고 배려와 공감이 상실된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노소와 젠더 갈등이 심한 복마전이다.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해 버린 맹목적인 찬사의 어용 정치인과 지식인반대를 위한 반대, 무조건 발목잡기만 하는 야당시청률과 조회수를 올려 금전 수입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된 종편과 유튜버들이 내뱉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발언들과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 뉴스품격을 잃은 막말과 궤변, 상식과 합리가 통하지 않는 증오와 미움공익이 아닌 사익을 쫓아 이합집산하면서 세상의 아픔과 상처를 이용하는 무리들화합이 아닌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언론과 편가르기강한옥 여사 별세에 비감이 잠긴다. 우리 민족은 이념에 의해 깊게 배인 상흔 속에서도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치고 지켜와 이게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지고 있다.어디선가 꿈결같이 들려오는 음악소리, 감각과 의식을 무아지경으로 빠트린 선율,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목가적인 평화로운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흘러넘치는 악상, 제목의 지크프리트(Siegfried)는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연작 시리즈의 세 번째 날 공연작품명이자 바그너와 코지마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이기도 한 천상의 음악 바그너의 <지그프리트 목가>(Siegfried Idyll)로 그녀의 소천을 애도하며 영면하시길 기원한다.
고양시민들을 복받았다. 한 달에 한 번도 아니라 두 번이라 평상시 듣기 힘든 클래식 명곡들을 실연으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이번 달 5일 토요일에는 방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의 아이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고양시 교향악단과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하고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와 <로마의 축제>라는 2개의 대곡을 연주하더니 불과 3주가 지난 내일 26일 토요일에는 또 다른 신성 연주자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고 얼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해서 천상의 사운드를 연출한 생상스 <교향곡 3번>을 선보이니 가히 그 노력과 정진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고양시를 대표할 교향악단으로 2018년에 새롭게 창단한 고양시 교향악단은 105만 고양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격조 높은 클래식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이 함께 공모를 거쳐 선정한 고양아람누리의 교향악단 상주단체다. 낭만을 가득 담은 거장의 명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명곡을 바탕으로 한 정통 클래식과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역동적인 교감을 조합한 ‘다이내믹 클래식’을 지향하는 고양시 교향악단은 2018년 7월 14일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첫 화음을 울림으로써 여정을 시작하였다. 전통적 말밥굽형 오페라하우스인 아람극장과 국내 최고의 건축 음향시설인 아람음악당, 최첨단 가변형 극장인 새라새극장 등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물적·인적 기반이 모두 갖춰진 고양아람누리에서 교향악단이 상주하는 것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사업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10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고양시 교향악단의 올해 마지막 연주회고양시 교향악단의 콘체르토 시리즈의 다섯 번째 여행지는 '프랑스'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라벨과 생상스의 대표작으로 고양시민들에게 이탈리아에 이은 유럽 관광을 시켜준다. 관현악의 마술사 라벨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충만한 <어미 거위 모음곡>과 프랑스적인 에스프리와 우아함 그리고 세련됨이 가미된 <피아노 협주곡>에 이어 생상스가 고백한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광활한 에너지이자 바그너에서나 맛볼 수 있는 종교적 카타르시스로 용해되는 Spectacular 한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연주된다.고양시 교향악단과 라벨의 협주곡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원재연2017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와 청중상을 수상한 원재연이 연주할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은 생상스로부터 시작된 명랑을 계승하는 화사한 곡이다. 생상스에서 이미 가능성의 문을 연 이국적인 색채와 재즈의 영향은 라벨에게 더욱 농후해져 생상스와 라벨, 벨에포크 시대의 화려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나 필자가 개인적으로 특히나 좋아하는 2악장의 긴 선율은 매우 황홀하다. 사라방드 같은 모계의 혈통을 이은 특유의 스페인풍의 색채까지 가미되어 고독하면서도 적적한 하지만 세련된 중년 파리지엥의 뒷모습을 보는 거 같은 악풍이다.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을 한주만에 다시 들을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생상스야말로 프랑스 국민 음악 창조의 선구자로서 '미래로 가는 문'을 후배 세대에게 전달해 준 인물이다. 19세기 말의 부르주아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반영하면서 아프리카는 물론이요 미국과 남미의 파나마까지 방문한 코즈모폴리턴이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은 편협하지 않고 지극히 포용적이다. 친근하다.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편성에 오르간이 포함된 호화스러운 곡이다. 오르간뿐만이 아니다. 피아노와 다양한 현악기까지 첨부된 생상스의 최대의 관현악곡이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2악장이 심금을 울린다면 오르간 교향곡도 1악장 2부(편성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생상스는 2악장으로만 썼고 그 안에 1, 2부를 나누었다.)의 천상의 선율은 마치 천국의 문이 열리는 듯한 '천국으로 가는 문'이요 '계단'이다. 다시 한번 고양시 교향악단을 통해 불과 1주일 전에 도달했던 천상의 문고리를 다시 잡을 수 있다고 여기니 설레고 감격스럽다. 이렇게 실연으로 들을 수 있는 자체가 행복이다. 고양시 교향악단의 콘체르토 V 프로그램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김성혜 소프라노가 11월 21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아임 콜로라투라, 아임 김성혜(I’m Coloratura, I’m Kim Sunghye)’ 독창회를 연다.김성혜 소프라노가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아 화려한 고음의 퍼레이드를 펼치는 이번 독창회에서는 장애 청소년 음악가들이 실제 무대에 데뷔해 꿈을 펼칠 기회까지 제공함으로써 훈훈한 겨울을 만든다.올해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성혜에게 특별한 이번 무대는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를 준비했으며 수익금 일부를 장애인 아티스트 육성에 지원하면서 더 의미 있는 공연이 됐다.김성혜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콜로라투라(coloratura)는 ‘채색한’ ‘색을 입힌’이라는 뜻으로 복잡한 장식음을 정확한 기교로 소화해 내는 화려한 고음의 소프라노다.김성혜는 벨칸토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드신(mad scene)의 주요 레퍼토리를 대방출한다. 성악가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지만 관객에게는 짜릿한 희열을 선사하는 ‘광란의 장면’을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우선 토마의 ‘햄릿’에 나오는 오필리아의 아리아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A vos jeux, mes amis)’와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가운데 아미나가 부르는 ‘아 믿을 수 없어라...아 내 마음속의 충만한 기쁨(Ah! non credea mirarti...Ah! non giunge uman pensiero)’을 들려준다.또한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3막에 흐르는 ‘저 부드러운 음성이(Il dolce suono)’도 선사한다. 오빠의 계략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정략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루치아. 첫날밤에 신랑 아르투로를 죽이고 피 묻은 잠옷을 걸친 채 칼을 들고 방에서 나온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피로연이 한창인 하객들 앞에서 16분 동안 핏빛 절규를 토해낸다. 실성한 루치아가 환상 속에서 사랑하는 에드가르도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부르는 이 노래는 고음의 끝판을 보여준다.김성혜는 ‘라크메’의 ‘종의 노래(Air des clochettes)’와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 나오는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Les oiseaux dans dans la charmile)’에서 초절정 스킬을 발휘한다. 그는 ‘종의 노래’에서 동양적 신비감이 가득한 보칼리제를 선보이며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는 귀여운 올림피아 인형으로 변신해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른다.클라리넷과 멋진 화음을 이루며 몸과 마음을 자동으로 이완시키는 마법을 느끼게 해주는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오 신이여, 제 얘기를 들어보소서(Vorrei spiegarvi, Oh Dio! K.418)’는 설레는 노래로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이어 김성혜는 로지나와 질다가 되어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에 흐르는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o fa)’과 베르디 ‘리골레토’ 중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을 부른다. 꿈을 꾸듯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특별 게스트로 한명원 바리톤이 무대에 오른다. 한명원은 김성혜와 듀엣으로 ‘리골레토’에 나오는 ‘주일날 교회에 다녀와서…울어라 내 딸아…그래 복수다(Tutte le feste al tempio…Piangi, fanciulla…Si, vendetta)’를 들려준다. 딸을 위하는 절절한 부성애는 절로 울컥하게 만든다. 그리고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세니에’에 나오는 ‘조국의 적(Nemico della Patria)’을 솔로로 부른다.카리스마 넘치는 김덕기 지휘자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귀에 익은 오페라의 서곡과 간주곡을 연주한다. 바그너의 ‘로엔그린’ 1막 서곡,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3막 간주곡,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들려주며 푸치니 ‘마농 레스크’ 3막 간주곡도 연주한다.김성혜 소프라노가 ‘아임 콜로라투라, 아임 김성혜(I’m Coloratura, I’m Kim Sunghye)’ 데뷔 10주년 독창회를 연다(사진 제공= 아이뉴스24).
계속된 서울시향만의 도전, 프랑스의 똘레랑스(Tolerance)를 품은 과거와 현재를 품은 화합작곡가로 살면서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 1925-2016)의 노타시옹(Notation)을 한국에서 오케스트라의 실연으로 들을 줄은 몰랐다. 독일 유학 시절, 멋도 모르고 '학업'을 위해 공부해야 했던 곡 중에 하나로서 20세기 음렬 작곡 기법 수업의 과제이자 듣는 음악이라기 보다 학술대상이었다.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가 파리 음악원 학생 시절 작곡한 피아노곡 '노타시옹"(Notation의 프랑스어 발음)은 단 하나의 음렬을 사용 단 12 마디 길이의 다양한 습작, 스케치, 연구인 제목 그대로 <기보>였다. 그저 기보된 상태로 남겨진 이 피아노곡은 1977년 파리 오케스트라로부터 관현악곡 위촉을 받아 불레즈에 의해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확장되었다. 즉 12마디의 씨앗이 여러 다양한 형태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20여년 전 교과서에서나 배우고 유럽에서나 실황으로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을 한국에서 듣다니 아마 한국에서는 초연이 아닐까 싶지만, 한국음악사적으론 의미가 큰 날이다.10월 18일, 19일 이틀간 오르간이 설치된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서울시향의 생상스 오르간 교향곡 연주회 포스터불레즈의 생소함과 기괴함 그리고 고립성은 생상스의 관후 장대함, 코즈모폴리턴적인 보편성 그리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덕인 관용(Tolerance, 프랑스 발음으로 똘레랑스)과 비교될 것이다. 불레즈보다 한 세기 전에 태어난 생상스의 음악은 프랑스를 넘어 두루두루 통용되고 사랑받는다. 그의 악풍은 친근하다. 그리고 어느 한 악기, 장르, 편성에 집중된 게 아닌 다방면에 걸작을 남겼으며 19세기 말 방대한 외국 식민지를 보유한 유럽의 부르주아, 중산층의 사고방식과 생활 양식 그리고 정서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그래서 생상스를 통해 비로소 프랑스 음악계에 첫 선을 보인 장르가 피아노협주곡이다. 그런 대중적인 양식이 19세기 중엽까지 문화강국 프랑스에서 자신 있게 내보일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게 의아할 정도인데 생상스에 의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협주곡이 양산되고 콘서트 레퍼토리화되었다. 그중 생상스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회를 위해 작곡된 다섯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이집트'라는 부재가 붙었있는데 생상스가 이 곡을 작곡할 다시 자주 찾았던 나일강 중류의 여러 풍경과 인상, 소리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어 그렇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프랑스 태생의 장이브 티보데(Jean-Yves Thibaudet)가 협연한다. 올 9월호 서울시향과 베토벤을 협연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떠오른다. 독일 정통파 연주에 대한 기대와 다른 접근과 시도는 파격적이었으나 한국의 청중 입장에서 조금 이질적이기도 했기 때문인데 괜히 또 프랑스 피아니스트에게 생상스에 대한 고정 관념을 세워두었다가 혼란이 올까 조심스럽다. 어찌 되었든 필자에겐 올해 가장 충격적인 연주자와 앙상블이 서울 시향(지휘 만프레트 호네크)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의 베토벤 협주곡이었다.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프랑스 태생의 장이브 티보데(Jean-Yves Thibaudet)오르간이 포함된 교향곡! 오르간이 있는 데서만 할 수 없는 장소적 한계, 교향곡의 일반적인 4악장에서 벗어난 2악장의 구성,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변하시키는 마치 리스트 스타일의 순환 기법, 푸근하고 인자한 보수적인 인상의 할아버지 같은 생상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진보이자 개혁이다. 오르간만 있는 게 아니다. 생상스가 고백한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광활한 에너지였으며 바그너에서나 맛볼 수 있는 종교적 카타르시스(우린 이미 바로 전 서울시향의 파르지팔 연주에서 체험했다)와 승화며 동시에 당시 파격적인 미래음악으로 칭송되던 리스트와 바그너의 강력한 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음악회는 불레즈로부터 시작된 실험이 생상스에 의해 귀결되는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화합이다. 같은 정체성, 프랑스라는 뿌리로 나온 원류가 붙일 때는 일반적으로 앵똘레랑스(불관용)의 경향으로 흐르기 쉬운데 관용의 시작은 다양성의 인정이다. 지난 9월 말의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의 파르지팔과 영웅'에 대해 필자는 독일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호사를 서울에서 누린 구원으로 얻은 평화라고 정의했다. 이번에 프랑스인가? 불레즈의 노타시옹, 생상스의 2번도 아닌 5번 피아노 협주곡에 오르간 교향곡까지 프랑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호사를 다시 한번 서울에서 누리길 손꼽아 고대한다.
12회를 맞은 유튜브 방송 <성용원의 음악통신>이 지난 회에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아이디어 중에서 <성용원의 음악살롱>으로 결정, 다음 13회부터는 <성용원의 음악살롱>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남겨주신 모든 의견들이 기발하고 애정이 듬뿍 묻어난 제목들이었는데 제가 클래식 음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매번 강조하고 SW아트컴퍼니의 대표적인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살롱콘서트의 연장선상에서 하나의 확고한 브랜드 정립을 위해 <살롱>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앞으로 <성용원의 음악살롱>이라는 제목으로 나가는 방송, 많이 사랑해 주시고 더욱 유익하고 우리 음악계에 꼭 필요한 등불 같은 방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9월 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마르쿠스 슈텐츠 베토벤 교향곡 <영웅> Critique 9월 28일 토요일, 프로와 아마추어가 만나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한층 낮춘 SW아트컴퍼니의 아홉번째 살롱콘서트 <한맘으로 날아올라> 10월 5일 토요일, 고양 아람누리에서의 고양시 교향악단 다이내믹 클래식/콘체르토 IV, 바이올리니스트의 양인모의 협연으로 파가니니 바이올린협주곡 1번과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축제>이번 12회에외는 위의 내용을 다루었으니 많은 관심과 시청 바랍니다.영상에는 살롱콘서트에서도 연주한 몬티의 차르다시가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의 연주로 첨부되었습니다.다음주 13회차, 성용원의 음악살롱으로서는 1회차 방송에는 소프라노 김지현이 출연, 그녀의 음악인생과 10월 18일 금요일 저녁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예정된 그녀의 한국 데뷔 10주년을 기념, 독창회 대신 그녀의 중국인 제자들과 함께 하는 <소프라노 김지현과 Golden Muses>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좋아요와 댓글은 필수! 아직 미구독자는 꼭 구독을 눌러주셔야지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는 방송으로 여러분을 찾아뵐수 있답니다^^
곡식과 목초를 쌓아두는 창고를 뜻하는 사일로(Silo)는 경영학에서 '회사 안에서 성이나 담을 쌓은 채 다른 사람, 부서와 소통하지 않고 갇혀 있는 부서 이기주의 또는 전문가들의 행태'를 뜻한다. 오페라는 공연예술의 최고봉이자 집합체로서 여러 그룹들이 유기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쳇바퀴 굴러 가듯이 착착 맞아떨어져도 이상적인 공연을 구현하기 어려운데 열약한 국내 클래식 음악 환경에선 고정이나 정규직 없이 거의 다가 비 규정직으로 다방면의 사람들이 동서남북에서 모여 헤쳐모여 식으로 한다. 모든 것들을 총괄하고 집행해야 매니지먼트는 사실상 연주회 성사를 위한 관리 이상의 영역엔 여력이 없다. 이 모든 게 언어와 풍토가 다른 외국 음악, 도저히 공감할 수 없고 즐겁게 빠질 수 없는 클래식 음악의 한계인데 음대를 나온 전공생들은 자신의 직업을 "예술활동"이라고 포장해서 예술가들이 배고프지 않게 관이나 기업에서 적극 후원하라고 호소한다. 마중물은 필요하다. 기회의 공정은 절대적으로 필수다.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워 자생하고 독립해야지 언제까지 의타적으로 국가가 이들을 구제해 주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음악인이 음악인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가 종속되어야 하는가?경영학에서의 사일로라는 용어의 정의콘체르탄테 류의 음악회는 궁여지책이다. 실제 오페라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래도 맥을 이어가기 위한 고군분투다. 그래서 기획의 타이틀이 오페라 눙크가 되었든 팝페라든 콘서트 오페라 등 오페라를 보급하고 이식시키기 위한 이름만 다르지 기획의 내용은 별 차이가 없을 음악회들의 성사는 실현 자체가 성과다. 사실 어떤 제목의 기획이든지 한계는 명확하다. 오페라라는 음악의 본질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콘서트 가이드를 세우든, 해설이 있는 오페라란 이름으로 하든, 자막을 띄우든, 편집과 각색을 해서 멋대로 오페라 자체를 가위로 난도질을 해서 올리든 뿌리는 오페라 자체에 있기 때문에 이제 이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될 시점에 온 거 같다. 주최한 합창단, 스페셜 게스트로 함께한 성악가들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으로 하나(One team)로 움직여야 하나의 감동과 정신(One spirit)를 선사할 수 있는데 그러지도 못하는 현실이자 환경이다. 그냥 듣는 게 아닌 알아들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다. “고음과 소리를 잘 낸다”라는 외형적인 기교만 보지 말고 그 행위만 집중하지 말고 이면에 담긴 노래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왜 눈물을 흘리고, 왜 칼에 찔려 어깨에 들러 메어지고 나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연주 도중 왜 갑자기 무대 뒤에서 괴성이 나오고 갑작스레 하얀 와이셔츠가 피로 물들었는지 알고 감상해야 하는데 그건 어렵고 가혹한 요구다.음악의 가장 큰 적: 인정에 목마른 행위자들(Performer)과 몽매한 청중들(the Mass)대중가수 싸이의 무대, 환호와 갈채를 보내고 같이 놀고 싶은가? 그럼 거기에 가라!내용을 안다면 손뼉을 칠 데 쳐주고 웃어주고 호응하며 진정성을 담아 반응하며 같이 즐기고 소통이 될 건데 음악 자체가 막혀있으니 그걸 연주하는 음악가들은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이 아닌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해석되고 칭찬, 박수갈채와 맹목적인 환호에 목말라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긴장과 떨림을 감추고 관객들의 브라보에 용기를 얻고 추켜세우는 말에 어린아이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노래 하나 부르고 들어와서 무대 뒤에서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고 서로 추켜세워주며 어깨를 토닥여준다. 자기 돈으로 개최하면서 몇년에 한번 올리는 독주회엔 무슨 큰 벼슬이나 한거 같이 예민하고 마치 입시를 앞둔 수험생 같다. 하긴 빈 수레가 요란하고 명인은 연장 탓하지 않으며 레슨이 아닌 음악이 일상인 사람은 무대 자체가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그들의 성취와 평생에 걸친 학문과 공부의 성과에 그렇게 목말라 있고 피드백이 전무하다는 방증이다. 그럼 차라리 클래식 하지 말고 다른 엔터테인먼트나 대중음악을 하지 왜 클래식 음악을 하면서 이율배반적인가? 곡의 내용에 맞는 반응이 나와야지 왜 알지도 못하면서 손뼉 치고 소리 지르는 야만적인 행위를 하고 그걸 방관하고 조장하는가!최고의 연주는 아는 사람이 하는 거다. 자신의 스승이나 지인이 하면 무비판적인 박수와 환호다. 음악 본질을 너무나 망각해버린 개인 추종의 홍위병에 불과하고 그런 걸 조장하고 거기에 취해 그걸 음악 하는 희열로 착각한다. 일례로 국내 정상급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회가 끝나고 지휘자가 단원들 하나하나 소개와 인사시킬 때 한 연주자에 아이돌스타를 방불케 하는 괴성과 함성이 터져 나왔다. 도저히 그 정도의 추앙을 받을 실력도 아니었고 그런 곡도 아니었는데 맹목적인 갈채에 화가 났다. 알고 보니 그 연주자의 제자들이며 다른 선생의 제자들이 소리를 지르니 그에 질세라 오기로 더 크게 고성을 내지른 것이다. 그렇게 악을 쓴 관객이나 좋다고 흡족해하는 선생이나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레퀴엠이 끝나고도 함성을 지를 우매한 인간들이다.폴란드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 팬 사인회에 몰린 관객들, 부러운가? 당신은 이러고 싶어서 음악 하는가? 당신도 이 행렬에 동참해 음악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의 연주회에 몰려가서 환호하고 일체감과 동질감을 얻고 싶은가? 그것보다 쇼팽이 남긴 선율이 대단하지 않는가? 푸치니의 작품에 집중하고 제대로 부르기나 해야지 그러지도 못하면 부끄러워 해야지....철저히 인물 위주로 움직인다. 자신의 감성과 판단, 기준이 아닌 남의 시선, 남의 판단에 의존하는 의타적이고 비 독립적인 사고방식 탓인지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1등을 했다고 하면 대번에 영웅이 되고 언론은 기삿거리가 생겼다는 듯이 마구 달려들어 스타 만들기에 나선다.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쏠리게 되고 우르르 몰려가 그 사람만 열광적으로 추종한다.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냄비근성이란 말로 대변되는 일시적이고 맹목적인 여론몰이와 관심의 집중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교조화가 우려스러운 것이다. 근대 이후 우리는 빈곤과 각박한 현실을 타파해 줄 메시아를 원했고 그래서 누군가 주목받고 각광을 받으면 즉각적으로 소위 “대표성의 원리”가 발동하여 우리는 좀 과장해서 목숨을 건다. 맹목적인 애정을 보내기 일쑤이고 자신을 실망시킬 경우 필요 이상으로 욕을 한다. 해방 이후 모든 사회 분야에서 자수성가한, 불굴의 역경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개인적인 스토리와 영웅담에 위안을 받고 희망을 얻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롤 모델로 삼고 삶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며 우상화시켰다. 그런 우상은 비판과 비난을 허용하지 않는 불가침의 영역으로까지 승화되었다. 합리적인 의심과 발전적인 조언도 “지가 뭔데 감히”라는 공공연하고 광범위한 공감대로 묵살되고 무시되었으며 마녀사냥으로 매장시켰다.최근에 유일하게 '안다 박수'와 대중음악 콘서트 풍의 요란스러움이 없는 고품격의 연주와 곡이 있었다.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암포르타스로 분한 서울시향의 바그너 파르지팔 연주회였다. 음악이 그리고 그 음악에 속해 부른 노래가 압도해 버렸기 때문이다. 음악에 집중, 무대에 올라갔으면 최고의 연주를 해야지 또 그러지 못한 클래식 음악은 본연의 찬란함을 발휘하지 못한다. 냉정하지만 '클래식 음악이야말로 1등만이 살아 남는 더러운 세상'이기 때문에 음대 나온 모든 사람들이 구제 받지 못한다. 영역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사일로를 부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작금의 끼리끼리 전공자들끼리 모여서 십시일반 운영하고 공연하고 자기들끼리 인정하고 모여서 손뼉 치고 위로하는 데 의의를 두면서 자기 돈 내고 무대에 올라 스스로 만족하고 자립과 독립하지 못하고 자신의 살을 깎아 먹으면서 재생(再生) 한다.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당신은 이 세 가지를 갖추었는가? 그러지 않으면서도 세상 탓하고 힘들다고만 아우성인가?
독일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호사를 서울에서 누린 구원으로 얻은 평화[나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전언]을 통해 바그너는 그 직전에 탈고한 [오페라와 극]에서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해 자신이 제기한 생각들과 여태까지 쓴 작품들 사이에 발견될 수 있는 모순을 해명하고자 시도했다. 그런데 이러한 글들은 일반 대중이나 평론가들이 아닌, 적어도 작곡가를 “이해하려는 바람이나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향한 것이며 바그너는 이들을 “친구들”이라 칭했다. 바그너의 주장에 따르면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과 더불어 “삶”이 함께 이해되어야만 진정으로 사랑
9월 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3번 과 바그너 최후의 음악극 모음곡의 프로그램을 보고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페라나 연극에 나오는 유명 악곡을 관현악으로 발췌해 모음곡으로 엮은 ,,, 등은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로 이미 정립이 되어 있는 반면 바그너의 모음곡이란 금시초문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국내에선 바그너의 작품을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실연으로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MBC 서프라이즈 방송캡처 [미디어피아] 최하나 기자= 8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서는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공연하던 관계자들이 겪은 오페라의 저주 일화를 소개했다.상부의 명령에 따라 교회를 파괴했으나 종전 직후 끝없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아들 앨런 스미스에게 "내 유산을 모두 교회 복원에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트리스탄과 이졸데' 19세기 바그너가 만든 오페라고 1865년 독일의 뮌헨의 극립극장에서 초연되고 기존오페라 형식을 탈피했다는 찬사를 받은 최소의 오페라 중에 하나였다.사람들 사이에서는 '오페라의 저주'라는 이름으로 소문이 번지기 시작했다.일각에선 복원된 성모교회가 이미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퇴색됐음을 주장했다.바그너는 이 작품을 처음 작곡할 때 부터 이상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 작곡을 시작하면서 그의 아내가 그를 떠났고 초연 때에는 말디나라는 여자 주연 배우가 갑자기 성대에 이상이 생기고 공연의 테너를 맡았던 배우는 돌연사를 하고 말았다.
원형에 대한 보존과 계속된 진화 사이의 고민서울시향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들려줄 베토벤에 대한 기대는 독일 정통파로서의 원형에 대한 모범, 클래식적인 해석이었다. 뿌리를 깊게 근접한 본질적인 연주, 근원적인 형태 말이다. 독일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들려줄 독일 음악에 대한 스탠더드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해서 그런지 고정관념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이 신선했다. 300번 이상 여러 연주자의 음원과 실황을 들은 필자에게 300번 이상 공개된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한
한국 창작 오페라의 비상과 발전을 위한 고언 서양음악이 한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오페라를 비롯한 여러 공연예술 장르가 들어온 지 어언 100여 년이 흘렀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연예술이라는 장르를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한 여러 실험과 시도가 있었다. 그 결과 인구나 국토의 크기에 비례, 동서양의 여러 장르를 막론하고 여러 오페라, 뮤지컬, 발레, 현대무용, 국악극 등 동서양의 여러 장르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공연과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단기간에 비하면 실로 엄청난 속도로 이룬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뮤지컬 시장이
7월25일 오전 윤석열(59, 사법연수원23기)검사가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하였다. 임명장 수여 후 이어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 관심이 모인 건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와 대중적 관심 속 총장이 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골 검사 윤 총장에게는 검찰개혁이라는 임무가 남아 있다. 그리고 2년간 검찰을 이끌며 역대 검찰총장 중 여섯번째로 중도퇴진하지 않고 임기를 꽉 채우고 퇴임한 문무일 전 검찰총장도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문 총장은 박종철 열
7월18일 목요일 20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의 창립9주년 기념음악회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고전음악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있다. 음악과 함께 세상 모든 이들과 따뜻한 감동을 나누고 싶은 목적으로 창단한 코리아솔로이츠 오케스트라는 작년 여름, 왕성환 활동을 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의 후베이 협연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민간 연주단체이다. 1부에서 연주되는 베토벤의 3중협주곡은 말 그대로 피아노,바이올린, 첼로, 세 개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이다. 이와같이 두 개 이상의 독주악기를 위
[미디어피아] 온라인 뉴스팀= 오산문화재단은 12월 문화재단 기획공연으로 ‘더 트웰브 테너스 내한공연’이 오는 8일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고 밝혔다.유럽에서 활동 중인 더 트웰브 테너스는 2007년 창단하여 10주년 창단기념 밀레니엄 세계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첫 내한공연을 진행한다. 세계적으로 ‘박력만점의 무대, 12명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테너의 최고급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 트웰브 테너스는 파워풀하고 화려한 음색을 선보인다.더 트웰브 테너스는 독일, 영국 등 유럽 전역 출신의 남성미 넘치는 멤버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