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당신이 떠날 채비를 하면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 그치면 가세요힘없이 말하는 사이에 눈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부득불 떠나는 당신의 발자국을 흰 눈이 덮습니다 멀어지는 당신의 모습 뒤로 함박눈이 쏟아집니다당신이 있던 자리에 흰눈이 소복소복 쌓입니다 삶은 그저 살아지는 것 노심초사 하지마세요떠나면서 한 당신의 말 위에도 흰 눈이 쌓입니다1번 찍은 사람들의 거대한 상실감 위에도 눈은 내리고2번 찍은 사람들의 자르고 싶은 손가락 위에도 눈은 쌓이고기권한 사람들의 무책임 위에도 눈이 내립니다퇴행과 역행하는 정치 언어들이 폭설처럼
정치 발전이 이뤄지지 못해 사회 경제 문화가 억압당하는 검찰독재의 한 복판에서 계묘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는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채 우리의 삶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자포자기의 상황을 넘어 이제는 위드코로나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단 대한민국의 상황만은 아닙니다. 전 인류에게 몰아닥친 재앙에 대하여 지구촌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상징인 주식은 추락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찾지 못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공포에 시달리고
반려견 구름이와 찬바람 뚫고 눈내린 산길을 걷습니다너무 추워 구름이가 목덜미 털을 곧추세웁니다추위를 털어내려 몸을 마구 흔들기도 합니다할로윈 10.29 참사로 희생된 죄없는 젊은 영혼들너무도 원통하여 이 추위 속에서 아직도 구천을 떠돌겠지요더 원통한 유족들 무너진 가슴 부여잡고 펑펑 울고정권과 언론의 공작으로 외면하는 국민 늘어나도관심에서 멀어져 추위보다 더 외로워져도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나라가 자리잡으리라는 믿음그 믿음 감싸안으며 한파경보 속을 걷습니다마을을 둘러싼 구학산과 주론산 산길에 올라조그
함께하는 행위가 불편한 시대개인만 마구 질주하는 시대20년 전 혹은 30년 전지하철 타면 사람들은 으례 신문을 읽었다읽다가 선반 위에 둔 신문은 또 다른 사람이 돌려 읽었다지금은 지하철에서 신문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그런데 오늘 신문 읽는 사람을 발견했다신기하다신문 읽는 사람 앞에서 스마트폰 열중인 사람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문과 스마트폰이 있다신문과 스마트폰 사이에 노인과 젊은이가 있다특이한 공존을 싣고 지하철은 달린다위태로운 공존은 언제까지 이어질까공존이 어색한 시대공존이 무너지는 시대카드가 화폐를 대신하고암호화
어찌 이토록 참담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 세계 6위의 군대 강국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다니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2014년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국가 안전시스템 붕괴의 민낯을 보여주더니 2022년10월29일 '이태원 참사' 라는 상상할 수 없는 역사의 부끄러움을 마주하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우리는 이태원 참사를 맞닥뜨렸다.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지만 참사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국가 발전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인가바람 불면 꺼질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지만바람 불면 더 힘차게 활활 타오르는 성질도 있어그냥 양초로 있는 동안은그저 한 자루의 고체덩이에 불과하지만심지에 불을 붙이면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구나세상을 밝히는구나흐르는 촛물은 곧 분노의 눈물이고타오르는 불꽃은 곧 희망이구나주름지고 거친 손으로 움켜잡은 촛불과여리고 여린 고사리 손으로 고이 꼭 쥔 촛불이 만나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의 새세상을 여는구나정의를 불의로 둔갑시키고 정작 불의에는 눈감는나라를 뒤흔드는 무소불위의 막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다노래는 점점 잊혀져 아득한 옛날이다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끝나지 않은 전쟁터에서가슴졸이며 살고 있는 겨레한 때 떨리는 설레임으로 밤을 지새운 날도 있었고통일이 이뤄질 것 같은 기대에 들떠몇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갈라진 민족의 뼈아픈 역사부끄러운 역사 청산하는 나무 빈 땅에 심었다평화의 나무통일의 나무번영의 나무희망의 나무정성껏 심었다골육상잔의 불행한 시간 복수 적개심 불타는 응어리눈녹듯 녹아도 시원치 않을 시간8천만 겨레 가슴마다 날이 갈수록 시커먼 숯
어찌 이런 참담한 짓을 한단 말인가. 편안하게 영면하고 계시던 이순신 장군이 벌떡 일어나 억울함의 눈물을 펑펑 쏟을 일이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에서 벗어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따위 몰상식한 반민족 행위를 한단 말인가. 조국 산하는 물론 저 만주벌판에서 독립을 위해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가 쓰러져간 선조들이 벌떡벌떡 일어나 피눈물을 쏟을 일이다.일본은 우리 동맹이 아니다. 침략국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셀 수 없이 많은 노략질은 차지하고라도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을 통해 조국 강산을 도륙내고 우리 민족을 처참하게 살육했던 침략국이다.
계절따라 참 많은 꽃들이 핀다봄꽃은 아기 웃음처럼 화사하게 피고여름꽃은 젊은이처럼 정열적으로 피고가을꽃은 곱게 늙은 사람처럼 핀다풀밭 사이사이 얼굴 내밀고 환하게 웃는 꽃돌틈 사이를 비집고 가냘프게 흔들리는 꽃모든 꽃에는 향기가 있다세상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참 많다꽃의 향기는 일주일 가기 어렵지만사람의 향기는 천년도 간다 간혹 꽃보다 아름답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천박한 자본주의에 길들여져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갈등하고 분노하고 속이고 집착하고 채우려고만 한다지독한 이기주의에 물들어 나만 알고
소설 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활패턴이다. 가끔 영화도 보는데 극장을 찾아가기에는 일상의 리듬상 어려움이 있어 넷플릭스 혹은 유튜브를 통해 영화를 감상한다. 최근 영화를 검색하다가 '말모이'라는 영화 제목을 발견했다. 소모이도 아니고 말모이? 평생 말산업에 종사해온 나는 경주마 혹은 승용마와 관련된 영화인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 소개글을 보고 언어 즉 한글과 관련된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 주인공의 대사에서도 "말모이면 어떻고 소모이면 어때....."라고 나온다. 마침 한글날도 다가오고 있어 영화에 더
어둡고 소란스럽다아비규환의 땅 속시기 질투 증오가 난무하여 갈등이 증폭된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꼼수가 넘친다너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살지 못하는 악의 경쟁이 휘몰아친다네가 잘하면 박수쳐주고 나는 그보다 더 잘하겠다는 선의의 경쟁은 온데간데 없다봄장마가 엄습할 때는 썩어 문드러지면 어쩌나 걱정했다폭염의 나날로 여름가뭄이 이어질 때는 말라죽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했다이어진 폭우 속에서는 통째로 떠내려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가슴 쓸어내렸다땅 위의 시련도 시련이지만 땅 속에선 더 많은 아귀다툼이 벌어졌다두더쥐가 뿌리를 관통
나는 최근 2권의 소설을 읽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김훈의 과 정지아의 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은 한일합방 시기, 는 해방이후 현대의 이야기다. 은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고 는 빨치산 정운창의 이야기다.김훈 정지아 두 글지(작가의 순우리말. 작가는 일본식 표기여서 나는 잘 쓰지 않는다)는 단어하나하나에 철저한 문학성을 녹여 창작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김훈 글지는 이순신 장군의 심성을 소상하게 밝혀낸 로 역사소설의 백미를 선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