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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왕국 대한민국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김문영 글지
  • 입력 2022.10.25 13:04
  • 수정 2022.10.2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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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리로 나서서 촛불을 밝히며

10월22일 서울 시청앞 태평로에 몰려든 촛불시민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이후의 올바른 대한민국 발전을 염원하며 촛불을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촬영
10월22일 서울 시청앞 태평로에 몰려든 촛불시민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이후의 올바른 대한민국 발전을 염원하며 촛불을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촬영

 

 

<촛불 1>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인가

바람 불면 꺼질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지만

바람 불면 더 힘차게 활활 타오르는 성질도 있어

그냥 양초로 있는 동안은

그저 한 자루의 고체덩이에 불과하지만

심지에 불을 붙이면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구나

세상을 밝히는구나

흐르는 촛물은 곧 분노의 눈물이고

타오르는 불꽃은 곧 희망이구나

주름지고 거친 손으로 움켜잡은 촛불과

여리고 여린 고사리 손으로 고이 꼭 쥔 촛불이 만나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의 새세상을 여는구나

정의를 불의로 둔갑시키고 정작 불의에는 눈감는

나라를 뒤흔드는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도

너의 불빛 아래 힘을 잃는구나

장한 촛불이여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여

세상을 밝히는 희망이여

힘들고 수고로운 촛불이여

다시는 너를 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어서 오기를

 

 

                         졸시 <촛불 1> 전문

 

 

2022년10월22일 나는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섰다. 다시는 촛불을 밝히는 일이 없기를 바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검찰독재로 폭주하는 윤석열차 정권의 파쇼 행진은 다시 촛불을 밝히도록 부채질한다. 2016년 가을에서 2017년 봄까지 이어진 촛불로 정권을 바꾸는 혁명의 기쁨을 만끽한 지 꼭 6년 만의 일이다. 당시 촛불의 꿈은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촛불시민들은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한 겨울 내내 칼바람을 맞으며 '박근혜 퇴진' '새누리 해산'을 외쳤고, 그 결과가 문재인 민주당 정권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문재인과 여당이 된 민주당은 혁명정권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적폐청산의 표본인 검찰개혁 사법개혁은 물론이고 교육 의료 종교개혁 등 적폐청산을 실행하지 못했다. 오히려 검찰개혁은 커녕 검찰적폐의 온상인 검찰특수부 검사의 전형이자 검찰 70년 역사상 최악의 정치검사인 윤석열을 벼락출세시켜서  검찰공화국을 만들어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좌고우면 우유부단으로 혁명 완수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촛불의 뜻에 충실한 조국 추미애 등 충신들을 내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인사권으로 항명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하기는 커녕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로 두둔했다. 그 결과로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어찌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져 국민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는가. 지금이라도 문재인과 민주당은 윤석열같은 자를 벼락출세시킨 경위와 책임자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그것만이 촛불혁명 실패의 죗값을 조금이라도 더는 길이다.

촛불이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는데도 결국은 그원인을 제공한 문재인 전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문재인 전대통령은 역사 앞에 진실의 입장을 밝혀야할 시간이다. 민주당 또한 촛불시민들과 함께 극우 파쇼를 막는 길에 함께 해야 한다. 이눈치저눈치 보다가 당 자체가 궤멸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10월22일 촛불집회 현장 사진. 스마트폰으로 촬영
10월22일 촛불집회 현장 사진. 스마트폰으로 촬영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는 이념의 차이가 '있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념의 차이가 '없다'는 게 문제다. 민주당과 국힘당이 어떤 뚜렷한 이념 차이가 있는가. 별 차이없이 분단 현실을 기반으로 북한을 주적 여부 매개로 정적을 만들어 자신의 발등을 찍는 행위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 70년 전 해방전후사에 벌어진 다양한 갈등이 친일 잔재 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것을 매개로 갈등만 더 심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민주당과 국힘당이 이념의 차이가 거의 없다보니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하고 감사원장 했던 사람이 그 다음에 반대 쪽에 가서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이전에는 문재인 대표 옆에서 비대위원장 하던 사람이 다시 반대 당으로 가서 윤석열 후보의 멘토를 한다고 하는 불가사의한 구조를 가진 정치가 대한민국의 정치다. 이런 나라는 전 세계에서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기득권 정치 집단이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선수 교체만 자기들끼리 하는 것이 정치현실이다.

그러니까 갈등이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집단 간의 경쟁'을 통해서 합리적인 논쟁이 가능한 공론장에서 갈등이 조정돼야 나라가 발전한다. 우리의 정치는 그게 없다. 수구와 보수가 지나치게 지배하는 질서가 70년 동안이나 이어지니 진보는 발붙이기 힘들었다. 국민들도 다른 세계를 꿈꾸는 정치적 상상력을 상실했다. 그래도 덜 나쁜 쪽이 어디인가 매번 그것을 찾아 자신의 선택의 폭으로 결정해야 하는 울타리에 갇혀 있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경쟁하는 체제'라는 구호는 허구다. 또한 '군사독재를 거쳐 산업화를 이루고 이제 민주화된 사회'라는 말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민주화된 사회가 아니라 군사 독재에서 검찰 독재로 자본 독재로 이행한 사회로 보아야 한다. 자본 독재는 군사 독재 혹은 검찰 독재와 지배 방식이 달라 물리적 폭력으로 지배하지 않고 언어, 이데올로기를 통해 지배한다. 빨갱이 종북 주사파는 극우 파쇼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고 실정을 방어하기 위해 단골로 사용하는 언어 이데올로기다.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급변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케케묵은 언어 이데올로기의 대표적인 악법이다. 햇볕정책이든 포용정책이든 이제는 북한을 세계질서 속에서 미국이나 일본,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상대해야할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분단되어 각기 나라를 설립한 지 벌써 70년이 흐르지 않았는가.  서로 각기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고 모든 분야의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속에서 궁극적인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만 북한도 발전할 수 있고 대한민국이 올바로 발전해갈 수 있다.

10월22일 촛불집회 현장 사진. 스마트폰으로 촬영.
10월22일 촛불집회 현장 사진. 스마트폰으로 촬영.

 

현재의 대한민국은 자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관념을 심어 놓고 스스로 알아서 자기 착취를 하는 방식으로 지배되고 있다. 젊은 세대 남성들에게는  여성들 때문에 이렇게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이 든 기성세대들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이라고 주입시킨다. 심지어 노동자들 내부에서도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눠서 자기들끼리 싸우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전가시키면서 자본은 갈등에서 빠져나간다.

따라서 이번 촛불은 2016년의 촛불과 의미와 방향이 달라야 한다. 윤석열 퇴진 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념 차이가 거의 없는 기존 정치권에 기대서는 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갈등의 크기만 커질 뿐 올바른 방향의 나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윤석열 퇴진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힘당의 극우 파쇼 뿐만아니라 민주당의 수구세력을 쓸어내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그것만이 갈등과 혼란의 정치질서를 바로잡는 길이며 다시 밝히는 촛불의 대의가 되는 것이다. 다시 밝히는 촛불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할 때 이에 동조하는 국민들이 밀물처럼 들불처럼 늘어나 2017년에 달성한 촛불혁명에 이어 제2의 촛불혁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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