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의 음악통신 222] 온라인 공연의 명암
[성용원의 음악통신 222] 온라인 공연의 명암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4.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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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침체한 공연예술계가 첨단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외부의 불가피한 광풍은 사람들의 사유 습성과 생활양식에 대격변(Cataclym)을 불러일으킨다.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사람 간의 대면 경제는 급속도로 위축되어 버렸고 유통 업체들은 매출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달간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고 새로운 소비습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공연, 여행, 레저, 식당, 교통운수, 교육 등의 서비스 사업은 직격탄을 맞아 고사 일보 직전인 반면 비접촉 환경에서의 제공되는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코로나19가 공연계에 불러온 파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상반기 국공립과 민간 공연장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신규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됐고, 이미 진행 중이던 공연도 관객 급감으로 일찍 막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 온라인 방송의 확산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시도되었던 무관중 공연과 공연 중계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3월 11~25일 매일 공연, 단편영화 총 30편을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있고 한예종 음악원은 기존에 계획돼 있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 8회 중 첫 회를 온라인 중계로 전환했다.대구콘서트하우스는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팟캐스트와 팟빵을 통해 10분간 즐기는 클래식 공연인 '대콘의 600초 클래식'을 3월 11일부터 31일까지 선보였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역시 3월 20일 금요일부터 매주 7시에 약 40분의 프로그램으로 '내 손안의 콘서트'리는 제목의 공연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나 오페라단의 사례도 눈에 띈다. 공연 영상화를 선구적으로 시도했던 베를린 필하모닉은 자국은 물론 전 세계에 공연 영상을 무료로 즐길 수 있게 공개했다. 카라얀 시절인 1960년대 후반부터 지난해 취임한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최신 공연까지 약 600편의 동영상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매일 공연 한 편을 무료로 제공하는 ‘나이틀리 메트 오페라 스트림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오페라단도 오페라 영상을 무료 공개했다. 공연예술 불모지인 지방의 문예회관에서 서울의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었던 수준 높은 콘텐츠를 녹화하여 상영해서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예술의전당의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라는 이름의 공연 영상 콘텐츠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의 SAC on Screen 서비스

온라인 공연의 결정적인 문제는 별도의 수익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공립 공연단체나 공공 지원사업 중심, 유급단원들이 존재하는 경우만 이 같은 시도가 이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민간 공연예술단체나 개인은 제작비 부담에 비해 당장 손에 들어오는 수익이 미미하다는 점 때문에 시도 자체가 쉽지 않다. 경기아트센터도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했으며 각 시도 문화재단에서도 지역 예술가를 지원한다는 명목하에 유튜브에 실시간 생중계하거나 녹화, 녹음을 업로드 하고 있다. 새삼 새롭지도 않다. 코로나 이전에도 네이버 TV 실황, 방구석클래식, 유튜브 등으로 돈 안내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를 언제든지 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온라인 공연은 유급기관들의 궁여지책이다. 어차피 월급 주는 단원들, 기존 스케줄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마당에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라도 생색은 내야 한다. 영상화된 공연을 보고 현장으로 오는 관객숫자가 증가할리 만무하다. 영상을 보는 숫자는 허상에 불과하다. 왜? 그렇게 집에서 편하게 값없이 호사를 누리다가 코로나가 지나갔다고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의 국내 음악인들의 연주회에 발걸음을 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미 인터넷만 쳐봐도 '공짜' 온라인 공연이 넘치고 넘친다. 세계 수준의 공짜 공연만 위로와 힐링이라는 명목하에 차고 넘치는 마당에 현재 대한민국 이 땅에서 생존하고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생계와 수익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럼 한번 유료로 전환해 보는건 어떨까? 베를린 필이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공짜인데 한국 K-Classic을 돈 내고 보고 듣는다??? 현재 KBS,ARTE,CLASSICA 티비의 클래식 방송 시청율이 어떤지 예상해보라.

베를린 필하모닉 디지털 콘서트

20세기 초반 축음기의 등장으로 음악 감상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가능해진 것처럼 관객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편한 방식으로 문화 콘텐츠를 만나는 온라인 공연의 확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 코로나 시국으로 그 변화 속도가 예기치 않게 확 앞당겨졌다. 모객은 날씨, 기후, 사회적 요인 등에 의해 항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반면 온라인은 편리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은 역시 현장에서의 감성적인 느낌을 공유하며 실연의 감동을 따라가지 못한다.

기술의 발달은 음악 감상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저장해서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다. 더군다나 AI는 큐레이터의 기능까지 담당하고 감상자의 취향과 기호를 집계해서 그때그때 맞춤형 DJ처럼 척척 음악을 들여 내놓고 이제 곡 제목을 알 필요도 없고 음악을 듣기 위한 수고와 공부는 아예 기울일 필요가 없어졌다. 편의는 그만큼 가치의 하락과 연결되어 음악은 이제 돈 주고 듣는 거라는 인식이 거의 사라져버려 일상생활의 소리로까지 전락하고 영상이 없는, 보지 않고 듣기만 하는 음악 시장은 이제 거의 소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콘서트홀에서 들었던 연주가 이렇게 소중하고 그리워질 줄이야.... 일상의 소중함과 귀중함을 다시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요 새삼 누렸던 게 당연하지 않은 거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서 빨리 이 모든 사태가 종식되어서 현장에서 뜨거운 울림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싶다. 연주의 현장성을 강조하며 실연이야말로 음악의 '실존'이자 연주행위를 통해 정당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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