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출발하려는 순간 아주머니 두 분이 버스를 우악스럽게 붙잡고 은평한옥마을행이냐고 물어봤다. 기사의 맞다는 대답과 함께 탑승한 두 분의 수다와 호들갑,극성,주접은 '혹시 저분들도 한옥마을 내 종삼음악회에 가나'하는 두려움과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처음 가보는 장소와 행사다 보니 어떤 분들이 오시는지 감이 안 잡혔지만 머릿수 채우기에 동참하려고 북한산 기슭까지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게 아니기 때문에 기왕이면 시와 문학이 어우러진 격조 높은 시간이길 바라는 소망이었다.한옥마을에 내리니 서울 도심과는 비교
아버지는 한밤중에 깨어나서 산동네 오막살이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낡은 기와지붕 옆에 작은 장독대가 있었지요. 컴컴한 밤이면 장독대로 올라가는 사다리에서 삐꺽 대는 발소리가 들리곤 했어요. 아버지는 술에 취해 몽유병에 걸린 사람처럼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았죠. 그러다 술이 깨면 라산스카가 부른 노래를 흥얼거렸죠. 사랑스러운 애니로리. 아버지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라산스카를 좋아했습니다. 담배를 한 대 피운 후 또 낮게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죠. 엄마와 제 동생은 이불 속에 누워 자는 척하지만, 코와 귀는 열려 있으니까요.라산스카는
하늘을파헤치는 스콮소리(중략)마음 한줄기 비추이는라산스카.-『현대문학』 1961.12 루-부시안느의 개인 길바닥.한 노인이 부는 서투른목관 소리가 멎던 날.-『자유문학』 1961.12 집이라곤조그마한 비인 주막집 하나밖에 없는초목(초목)의 나라수변(수변)이 맑으므로라산스카.-『현대시』 제4집 1963.6 라산스카늦가을이면 광채 속에기어가는 벌레를 보다가 라산스카오래 되어서 쓰러져가지만세모진 벽돌집 뜰이 되어서-『신동아』 1967.10 라산스카인간되었던 모든 추함을 겪고서작대기-ㄹ 집고서-『풀과별』 1973.7김종삼의 시 ‘라산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