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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53] 리뷰: 유망신예 연주자 초청 연주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6.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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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5일 수요일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린 제20회 서울메트로폴리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장마는 아닌 게 확실한데 지난주부터 흐리고 소나기가 내렸다가 해가 또 쨍하고 뜨는 걸 반복하는 6월의 중순,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린 제20회 서울메트로폴리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선화예고에 재학 중인 두 명의 첼로 전공자와 가평군 소년소녀 합창단이 함께한 유망신예 연주자 초청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개최되었다.

가평군소년소녀합창단과 서울메트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가평군소년소녀합창단과 서울메트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교롭게도 협연자 둘 다 같은 학교의 같은 학년이다. 선화예고 3학년이니 이제 얼마 있으면 대학 입시를 치를 사람들이다. 둘 다 점검차 그리고 경험을 쌓기 위해 무대에 올랐을 것이요 대망의 대학입학실기 시험 전의 리허설이라 할 수 있다. 올봄에는 같은 장소에서 오케스트라만 서울아카데미앙상블로 다르고 역시나 선화예고 3학년인 박준영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들었으니 올해만 장천아트홀에서 선화예고 3학년 첼로 전공생을 3명이나 듣고 알게 되었다. 현재 선화 예고 3학년 첼로 전공자 정원이 몇 명인지는 모르겠으나 10명 안밖일거라 유추하면 1/3 가까이 알게 된 셈이니 선화예고의 학풍과 실력을 쉬 가늠할 수 있다.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을 협연한 선화예고 3학년의 신유빈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을 협연한 선화예고 3학년의 신유빈

하이든의 2번 협주곡을 협연한 신유빈은 학생들이 연주하는 지루하고 학습적인 하이든이라는 선입견을 깨트릴 정도로 밝고 우아하고 명료하면서 깨끗하고 시원한 톤으로 곡을 전개했다. 박준영과 함께 서울아카데미앙상블과 올 3월에 같은 곡을 협연한 서울예고 3학년의 이예원이 선의의 경쟁으로 대학 입시장에서 만날 거다. 2부의 슈만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 임병윤은 곡이 본인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받긴 했으나 만약 그 곡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입시곡이라면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흔들리는 음정을 보완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무대는 학습의 장이자 성장의 발판이다. 오늘 협연한 2명은 무대를 통해 자신의 연마한 자신의 기량을 관객들 앞에서 선보이며 부족한 점을 깨닫고 보완하고 무대매너를 익히고 경험을 쌓으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입시에 대한 피 말리는 레이스의 닷이 이제 올랐는데 이번 협연을 통한 배움과 학습을 장으로서 다른 이들보다 몇 발짝을 앞섰다고 할 수 있으며 이제 이 페이스를 그대로 잘 유지하면서 달리면 된다.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 선화예고 3학년 임병윤 군이 지휘자 조정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슈만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 선화예고 3학년 임병윤 군이 지휘자 조정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평군 소년소녀 합창단은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지고 어느 한 장르에 함몰되지 않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퓨전과 융합이란 이런 것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줬는데 합창 편곡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서울 메트로폴리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조정수 음악감독 지휘자가 맡았다. 무대에서 제복을 맞춰 입고 열과 성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는 단원들 중 제대로 노래를 외우고 숙지하지 못한 것도 눈에 띄었다. 군악대 시절 이등병이라 악기는 감히 불 엄두로 못 내고 행사에 참여, 부는 척만 하고 제식만 맞추던 기억이 소환되고 학생 오케스트라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실연주는 하지 않고 하는 척만 하는 경우가 떠올랐다. 그게 뭐가 대수인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는데 자기들이 행복하고 만족한다면 더 이상 뭐가 필요하리...

여담으로 아무리 학생들 협연이고 음악보단 인물 위주로 선보이는 자리지만 연주곡에 대한 곡해설을 프로그램에 짧게라도 첨부해서 곡에 대한 이해를 채워주었으면 한다. 물론 항상 부족한 예산을 한 푼이라도 아끼고 조율하면서 운영해야 하고 협연 학생들을 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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