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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34] 리뷰: 서울아카데미앙상블 청소년과 함께하는 음악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3.12 10:03
  • 수정 2022.03.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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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장천홀

불과 6개월여 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앙상블과 같은 취지의 음악회를 열었는데 부지런하기도 하다. 1966년 1월 故 박태현 교수와 서울시립교향악단 여성 전문 음악인들이 주축이 되어 '서울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라는 명칭으로 창단, 1984년에 현재의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로 개명한 서울아카데미앙상블이 김봉의 지휘로 4명의 음악도를 만났다. 작년 9월이 2명의 첼로와 1명의 오보에 그리고 바이올린이었다면 이번에는 1명의 오보에와 3명의 첼로며 이번에는 초등학생이 빠졌다. 지휘자의 역량인지 수완인지 아니면 영향인지 서울아카데미앙상블은 첼로 학생들이 많이 협연자로 나서고 있다.

지휘자 김봉과 인사를 나누는 서울예고 3학년의 오보에 한유진

포퍼의 첼로 협주곡 2번 1악장을 협연한 정신여자중학교 3학년의 김경라는 첼로를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 음정이 불안하고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1년간 열심히 연습하고 보충해서 잠실에서 다리를 건너 도달할 수 있는 선화예고 진학을 목표로 삼으면 될 거 같다.

현재 서울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한유진 양은 작년에 서울아카데미앙상블과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 같은 학교와 학년에 재학 중인 최윤정 양와 마찬가지로 호흡과 강약 조절이 안정적이고 음색의 대비와 완급조절이 뛰어났다. 작년에 최윤정 양이 2학년이었으니 오늘의 한유진 양과 같이 3학년인데 같은 나이에 같은 학년에, 같은 학교에 이렇게 뛰어난 오보에 재원이 둘씩이나 포진해 있는 건 큰 자랑이다. 서울예고에서 어떻게 이런 재원을 둘씩이나 확보했는지 행운이다.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한 한유진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을 협연한 이예원 역시 서울예고 3학년생으로서 3악장처럼 우아함이 돋보이는 악풍에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연주자였다. 고전 양식에 서정성이 풍부한 하이든의 협주곡을 3악장까지 완주하였다.

서울예고 3학년의 첼로 이예원

지금까지 학생들의 향상음악회였다면 선화예고 3학년의 박준영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기성 연주자 못지않은 완숙함을 보여준 호연이었다. 핑어링도 정확하고 하모닉스도 정교하였으며 무엇보다 1부의 오보에 한유진처럼 불안하지 않고 편안했다. 현의 피치카토에 맞춘 플루트와의 대화는 우아하고 위트 있었고 7번 안단테에서의 애절한 비가는 노래하는 첼리스트 박준영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선화예고 3학년의 첼로 박준영

작년에 서울아카데미앙상블과 협연했던 초등학교 6학년 심우성과 예원학교 3학년의 서민지는 지금 어디에 진학했을까? 이번에 한 명은 비록 중3이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진학을 앞둔 3학년들이다. 꽃도 피지 않은, 엊그제 입학과 개학을 한 3월 초다. 입시에 대한 피 말리는 레이스의 닷이 이제 올랐는데 이번 협연을 통한 배움과 학습을 장으로서 다른 이들보다 몇 발짝을 앞섰다고 할 수 있으며 이제 이 페이스를 그대로 잘 유지하면서 달리면 된다.

여담으로 아무리 학생들 협연이고 음악보단 인물 위주로 선보이는 자리지만 연주곡에 대한 곡해설을 프로그램에 짧게라도 첨부해서 곡에 대한 이해를 채워주었으면 한다. 물론 항상 부족한 예산을 한 푼이라도 아끼고 조율하면서 운영해야 하고 분기별로 협연 학생들을 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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