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 코카서스산맥 깊숙한 품에 자리한 메스티아로 가는 유일한 길이 오전까지 내린 폭설로 길이 막혔다. 크고 작은 눈사태와 무거운 눈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도로를 가로막았다. 여기에 월동장비도 갖추지 않은 차량들까지 한데 뒤엉켜 메스티아로 가는 길이 요원해 보였다. 조지아 스키 취재를 도와주고 있는 가이드 데이빗이 구다우리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조지아 스키 투어의 영감을 준 곳이 바로 메스티아기 때문이다. 출국 전 만난 조지아 대사님도 메스티아
이렇게 시즌이 끝나는 걸까? 2월 15일 센다이공항에 내려 이와테현으로 가는 고속도로 풍경은 절망스러웠다. 2월이면 온통 새하얗던 산과 들이 너무 평온했다. 당장 모내기를 해도 좋을 만큼 봄빛이 물씬했다. 늦은 저녁 게토 고겐(Geto Kogen) 스키장 아래에 있는 세미온천에 닿았을 때는 부슬부슬 비까지 내렸다. 비 예보는 내일까지 이어졌다. ‘눈의 왕(King of Snow)’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토 고겐 스키장. 얼마나 오래 동안 ‘트리런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스키를 타려고 갈망했던가! 그런데 끝내 날씨가 도와주지 않
20여 년 동안 스키투어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미국 오리건주 마운틴 후드다. 3,000m가 훌쩍 넘는 산 중턱에 자리한 오래된 산장에 머물며 낮에는 파우더 신설에서 원없이 스키를 탔다. 저녁에는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벽난로 가에서 정찬 코스 요리에 피노누아 와인을 마셨다. 극진한 대접으로 치자면 일본의 료칸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마운틴 후드에서 보낸 며칠은 스키 인생 최고의 성찬이지 싶다. 그래서 더욱 기억이 새롭다. 눈은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것일까? 이른 아침 오리건주의 주도 포틀랜드를
파우더 스키는 적설량이 풍부한 곳에서만 가능하다. 국내에도 몇 곳이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파우더 스키를 타기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가장 가까운 일본은 세계 최고의 호설지대인 만큼 파우더 스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북미권에서는 캐나다 로키와 밴쿠버 휘슬러가 오래 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최근에는 구소련권의 산악 국가들이 가성비와 접근성 등의 이유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의 파우더 스키 투어 대상지를 소개한다. 일본 파우더 스키 하면 일본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호설지대다. 일본 본섬(혼슈)
겨울만 되면 한바탕 홍역을 앓는다. ‘이 죽일 놈의 스키’ 때문이다. 그냥 스키가 아니다. 파우더 스키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겨울이면 파우더 스키를 타지 못해 안달이 난다. 겨울만 그런가? 아니다. 일 년 열두 달 내내 파우더 스키를 타고 싶어 애가 탄다. 수많은 아웃도어 중에 이것만큼 심한 중독이 또 있을까? 이제 한국에도 막 퍼지기 시작한 파우더 스키의 세계로 떠나보자. 도대체 파우더 스키가 뭐야?‘파우더’ 하면 중년들은 화장품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얼굴에 바르는 분가루 말이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파우더(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