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연말에 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유독 일본과 한국에서 연말에 자주 올리는 베토벤의 을 평년보다 조금은 이른 11월에 중순에 듣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만큼 전 인류적인 재앙에 직면해 모두 생사의 기로에 서서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식량부족에, 천재지변에, 미움과 갈등, 증오와 혐오 범죄에, 전쟁에, 이상기후와 질병에 노출되어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해온 인류지만 전 지구적인 팬데믹, 전염병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절멸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에겐 용기와 희망이 필요하고 그걸 채워줘야 하는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과 같은 홀에서의 독창회 프로그램은 일종의 종합선물세트다. 음악을 들으러 오는 수용자의 욕구와 상태, 수준 등을 철저히 고려하지 않고 다국어로 되어있는 프로그램을 짜는 게 관례 아닌 관례다. 그 연유는 학업이라는 뿌리에서 기반한다. 우리나라에서 성악이라는 게 외국 노래에 기반을 두고 시작하였기 때문에 으레 노래를 배운다고 하면 이태리 가곡으로 시작해서 대학에 입학, 거기서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등 골고루 유럽의 언어와 문화권에 기인한 노래들을 배운다. 노래의 종류와 장르도 많은데 서구 유럽의 음악만이
로베르트 슈만이 아니다. 그의 부인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낭만파 시대의 여류 거장 클라라 슈만이다. 키릴문자로 적어놨으니 알파벳밖에 모르는 사람은 읽지 말라는 법인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다. 이 이름은 또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가? 프랑스어다. 프랑스 작곡가 쇼송이다. 그다음에 보이토? 누구지? 바로 베르디의 유명한 오페라 '오텔로' 대본을 쓴 극작가 겸 작곡가다. 마지막 베르디만은 좀 아는 사람이지만 역시나 동 작곡가의 다른 오페라와 유명 아리아에 비해 생소하다. 그런데 이런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독창회... 그것도 소프라노 독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서울역 앞을 걸었다.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그런 사람들이엄청난 고생은 되어도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그런 사람들이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이고다름 아닌 시인이라고.-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전문 누가 시가 뭐냐고 물어보면 저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변변한 시 한편 제대로 쓰지 못하고 ‘후라이’나 까고 있으니까요. 김종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