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윤 한 로 추적추적, 떡갈나무 잎사귀 가을비 내리고 때로는 엉뚱하게 채석장 가는 협궤 열차 선로변 그 시절 황혼 여인숙에 들고 싶네 허름한 연장 가방 하나 비스듬 어깨에 메곤 숙박부에 조금, 거짓 이름 주소 서툰 글씨 몇 자로 깃들고 싶네 단, 하룻밤만 창턱 모과, 물주전자, 쟁반, 물컵 지저분한 천장에 야광별 뜨고 값싼 외로움의 그 장사치들, 허투루들과 함께 묵고 싶네 소멸이 소멸을 어루만져도, 이렇게 끝이 끝을 껴안아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되물으며, 언뜻 벽 너머 얇은 괴성 나 정처없는 낱말이, 행간이 되어 흐르고 싶네,
서석훈
2017.10.26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