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시 16]
개미집
노상
깔창 몇 장씩 날렸지
시도 안 되고
소설도 안 되고
운동도 못하고
헛헛하면
그 지랄들 했지
연못 시장
그리운 또라이들
*시작 메모 : 그때 그들, 아무 이유없이 아프고, 아무 이유없이 슬프고, 아무 이유없이 외롭고. 골치 아팠지.
[종이컵 시 17]
봄
미동산 임도길
간만에
딱따구리란 놈
참 좋다
날마다 날마다
말대가리 가수들 노래만 듣다가
*시작 메모 : 이제는 또 아주 가늘게 모기처럼 노래하는 게 대세라고들 한다만.
[종이컵 시 18]
원남 이발소
영감 이발사
할매 면도사
*시작 메모 : 그곳에 가면 문득, 저 우울한 60년대 김수영의 상구머리를 깎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