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얼음도시 하얼빈, 태양도, 소피아성당, 송화강의 겨울 체험

윤교원 전문 기자
  • 입력 2024.01.04 14:02
  • 수정 2024.01.04 14: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하얼빈에 있는 동안 아침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 내외, 그러나 실재 밖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그보다는 더 낮은 것 같다. 태양이 내려 쪼이는 한 낮에도 기온은 영하 12도~13도를 오르내린다

다음 날 아침과 오전은 어제 오전의 일정과 동일하게 일보사 친구들과 의논하고, 회의하고 또 그렇게 점심식사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과 앞으로 새로운 계획들을 논의하고, 이제 오후에 나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다. 

오늘 오후는 어디로 가볼까? 하얼빈 겨울축제의 장소인 하얼빈빙설대세계(哈尔滨冰雪大世界)를 방문하고 싶었다. 하얼빈시에서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면서 홍보와 여행객 유치에 온 힘을 기울인 결과 하얼빈빙설대세계(哈尔滨冰雪大世界) 첫날부터 마치는 그 날까지의 입장권이 모두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제25회 하얼빈빙성대세계(哈尔滨冰雪大世界)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기념 얼음 조각물, 사진제공=한류TV서울
제25회 하얼빈빙성대세계(哈尔滨冰雪大世界)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기념 얼음 조각물,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하얼빈 현지인들조차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대성공을 이룬 것이다. 그 곳을 가 보고 싶었다. 입장권이 없기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곳인지 대략 둘러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얼빈빙설대세계 입구에 얼음조각물로 세워져 있는 거대한 온도계가 한 낮(오후 2시)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14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하얼빈빙설대세계 입구에 얼음조각물로 세워져 있는 거대한 온도계가 한 낮(오후 2시)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14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그 곳까지 어떻게 갈까? 하얼빈 지하철을 이용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하얼빈에는 총 3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는데, 내가 잘 아는 중앙대가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단 중앙대가역으로 이동했고, 티켓을 발권하기 위하여 티켓 발매기 앞으로 갔는데, 문제는 나에게 위챗페이 또는 알리페이 기능이 없다는 것이었다. 과거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마치 중국인처럼 현금 없이도 중국 전역을 누비며 다녀도 문제가 없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중국 대륙에 갈 수 없었고, 4년 가까이 사용하지 않다 보니 내 휴대폰의 그런 기능들이 사용 중지된 것이다. 

하얼빈지하철 2호선의 빙설대세계역(冰雪大世界站)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하얼빈지하철 2호선의 빙설대세계역(冰雪大世界站)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내게 있는 것은 현금 뿐이다. 그래서 역무원을 불러서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목적지까지의 티켓을 발권하고 방법을 알았고, 이제 지하철 이용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하철 이용요금이 매우 저렴하다. 한국은 기본 요금이 1,400원인데, 하얼빈 지하철의 경우 구간에 따라 금액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 요금은 2위안(한화 약 360원)이었다. 너무 저렴해서 놀랐다. 

하얼빈지하철 1회용 승차권(티켓)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하얼빈지하철 1회용 승차권(티켓)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또 한 번 놀랐다. 이번에는 역 이름 때문에 놀랐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얼빈빙설대세계가 열리는 그 곳에 역이 하나 생겼다는 것이다. 그 역의 이름은 빙설대세계역(冰雪大世界站)이다. 이 하나만 보아도 하얼빈시 정부가 얼음축제를 위하여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얼빈빙설대세계 주차장을 쉼없이 밀려들어 오고,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나처럼 지하철을 이용하여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빙설대세계역(冰雪大世界站) 3번 출구에서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입장권이 없으니 바깥 픙경이나 감상하고, 흘러가는 사람들의 물결을 보면서 이번 하얼빈시 정부의 겨울축제 성공의 느낌을 감상하고 있다. 

하얼빈지하철 내부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하얼빈지하철 내부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이제 빙설대세계역(冰雪大世界站)에서 거꾸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태양도(太阳岛)역이다. 태양도는 한국 서울의 여의도와 비슷하지만 규모는 매우 크다. 이 곳 역시 100여년 전 러시아인들을 비롯하여 독일, 영국, 프랑스인들이 별장을 지어놓고 여름 한 계절 피서를 즐기던 지역이다. 그래서 유럽 양식의 건축물들이 많이 있고, 거리의 조성 등이 중국스럽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태양도 입구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태양도 입구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태양도 역에서 내려 주위를 잠시 둘러보고 강변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태양도는 송화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으로 나뉘어지는데 태양도에서 송화강을 건너면 바로 하얼빈의 대표 관광거리인 중앙대가가 나온다. 마침 송화강 전체가 다 얼었다. 깊이 약 10미터 내외 두께의 얼음으로 강이 뒤덮였다. 

태양도 내부에서 송화강으로 연결된 산책로의 모습, 평소 이곳에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전기차가 운행된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태양도 내부에서 송화강으로 연결된 산책로의 모습, 평소 이곳에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전기차가 운행된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그래서 송화강 자체가 거대한 운동장으로 변했다.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얼음축제를 맞이하여 각종 얼음 조형물이나 하얼빈 시내 곳곳에 만들어져 있는 얼음조각상은 모두 이 곳 송화강에서 얼음을 채취하여 옮겨서 얼음조각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얼음을 조각하는 예술가들이 지금도 얼음을 채취하고 조각하는 모습들이 이곳 저곳에서 눈의 띈다. 

태양도와 송화강 선착장을 연결하는 다리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태양도와 송화강 선착장을 연결하는 다리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거대한 놀이터로 변한 송화강 얼음판 위를 차량이 질주하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팽이를 치고, 각양각색의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야말로 눈과 얼음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단단한 얼음 운동장으로 변한 송화강에서 낙조를 바라보면서 촬영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단단한 얼음 운동장으로 변한 송화강에서 낙조를 바라보면서 촬영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겨울도시, 얼음왕국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 날씨가 많이 온화해 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하얼빈에 있는 동안 아침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 내외, 그러나 실재 밖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그보다는 더 낮은 것 같다. 태양이 내려 쪼이는 한 낮에도 기온은 영하 12도~13도를 오르내린다. 

헤이룽장일보그룹의 모바일 앱인 룽토신문(龙头新闻)의 다운로드 회수가 이천만을 넘고 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헤이룽장일보그룹의 모바일 앱인 룽토신문(龙头新闻)의 다운로드 회수가 이천만을 넘고 있다. 사진제공=한류TV서울

 

그래서 하얼빈 시내 곳곳에 세워져 있는 얼음조각상들은 한 겨울 내내 녹지 않는 것 같다. 겨울은 이렇게 추운 곳이지만, 반대로 여름에는 마치 한국의 가을 날과 같은 느낌을 다가오는 곳이다. 태양이 내려 쪼여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청량한 가을바람 같은 서늘함이 다가온다. 

그래서 하얼빈의 여름은 많은 전시회, 박람회가 개최된다. 중국 대륙 남방 지역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하얼빈으로 오고, 겨울에는 눈과 추위를 경험하러 하얼빈으로 모여든다. 하얼빈의 지역적 특성을 관광의 테마로 풀어내고, 여기에 각종 비즈니스 기회를 덧입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보기에 참 좋았다

짧지만 휴식을 겸한 나의 하얼빈 여행기를 남겨 보았다. 

윤교원 대표 / (주)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