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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신사(36) - 밀도와 형태와 색감이 조화를 이루는 그 곳은

서석훈
  • 입력 2010.11.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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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창(소설가, 시인)
풍만하고 과감하고 도발적인 마돈걸과 겉멋 들고 허세에 찬 유세련이, 따져보면 내세울 거라곤 성숙한 몸뚱어리가 다인 두 남녀가 한밤중에 요금을 지불하고 들어간 모텔에서 할 짓이라곤 당연히 하나 밖에 없었다. 다만 그 하나를 치르기 전에 둘이 하는 짓거리들이 귀엽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짐승들 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별나긴 별났다.
유세련은 본인이 성스러운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 앞에서 그르렁거리며 이빨 닦은 물을 뱉어내고 있는 여자는 일찍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감히 상상하지도 못해 보았다. 그런데 마돈걸은 짐승처럼 머리를 뒤로 했다 앞으로 숙였다 하며 입을 행구더니 세면대에 침이 섞인 마지막 거품을 뱉고는 샤워 중인 유세련의 위축된 성기를 경멸하듯 일별하고는 욕실을 나가버렸다. 참, 이 모든 것이 타월을 벗어던진 알몸의 상태로 진행되었으며, 몇 번의 격렬한 양치질 동작에도 불구하고 팽팽하게 솟아오른 둥근 젖가슴의 동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가장 놀라운 점이었다. 그 점으로 보건대 그녀 젖가슴의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고, 그 알차기는 강동구에서도 내노라 할 것이었다. 그러한 젖가슴은, 수술의 결과물이 아닌 천연작품으로선 가히 보기 드물다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정도의 가치와 생명력을 가진 젖가슴이 브래지어 속에 꽁꽁 숨어 있기엔 너무나 아깝기에 어떤 식으로든 공개함이 마땅해 보였다.
그러나 그 양 젖가슴이 공중목욕탕에서만 일시적으로 공개된다고 보자. 사방이 동종의 여자로 둘러싸인 그곳에서는 늙건 젊건 모두가 그녀의 젖가슴에 대해 찬양만 한다고 볼 수 있겠는가? 몸에 대한 질투, 특히 수술 흔적을 느낄 수 없는 자연작품에 대한 그녀들의 질투는 욕실의 김보다 더 뜨겁게 피어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이 한 여자에게 그러한 밀도와 형태와 탄력과 우윳빛 색깔과 도드라진 진홍빛 꼭지를 한꺼번에 선사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며 자신의 것과 견주어 봄으로써 격렬한 비탄에 빠질 공산이 큰 것이다. 그러니까 그 가치는 남성들의 시선이 함께 할 때에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으며 특히 시선과 함께 촉각이 동반될 때는 가치의 극대화가 이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유세련은 자신의 손이 가 닿을 시, 지금 그 자체로도 더없이 훌륭한 형태가 볼륨을 키우고 밀도를 높이며 빳빳해진 유두에서는 향기가 뿜어져 나올 걸 생각하자 새롭게 솟구치는 아래의 힘을 느꼈다.
저러한 젖가슴을 어디서 본 적이 없던가? 유세련은 자신의 준마인 육체를 긴장시키고 탄력을 주기 위해 마지막으로 찬 물로 씻어내면서 마릴린 몬로나 가수 마돈나나 레이디 가가의 그것을 떠올려보았다. 그러나 실감 면에서, 리얼리티 면에서, 흥분도 면에서 마돈걸의 그것은 압도적이었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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