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책고수가 될래

이진성
  • 입력 2024.03.11 09: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 03.11. 00:25

책 고수가 될래.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연기에 도움이 참 많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인물이 생각해야 할 것들을 배우가 생각해야 좋은 연기가 나오고 연기가 즐겁다. 그런 면에서 소설에는 작가가, 수학책 맨 뒷장에 적혀있는 해답과 풀이처럼, 사람의 생각과 의식들을 잘 정리해서 두었다. 하여 소설을 읽고 있으면 연기할 때의 그 몰입감, 혹은 그 이상의 환상을 만들어 낸다. 그 짜릿함 때문에 연기를 한다.

근데 가만 생각해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무언가에 전념하고 있을 때에만 가질 수 있는 속도감 같은 두근거림이 있다. 나는 운동할 때에 그렇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러너스 하이'라고 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로 헬스나 격투기를 할 때에 엄청난 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 몸이 고통스러운데 정신은 오늘 하늘보다 파랗고 맑은 그 느낌. 내 몸과 정신이 일체가 되지 않고 따로 노는데, 오히려 고통에 정신이 지배받지 않기에 자유로운 느낌. 내가 조종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오는 어떤 두근거림이 있다.

아무 때나 아무 날이나 그 녀석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직 기술과 신체가 특정한 조건을 갖추고 그것을 이겨내는 순간에서 온다. 운동에서는 '가지고 논다. '라고 하는 일종의 경지로 표현하고는 한다. 다시 말해서 고수의 영역에서 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1년의 시간을 넘게 꾸준히 독서를 하다 보니 며칠 전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는데, 운동을 할 때에 느껴지는 '러너스 하이'의 영역과도 같은 느낌 말이다.

그래서 책을 더 파고들어 볼 요량이다. 연기나 운동에서 느껴지는 비슷한 몰입상태를 겪어보니, 책을 읽으면서 마치 다른 세상에 내가 들어갔다가 나온 쾌감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그러려면 책을 더 잘 읽는 방법이 필요하겠지. 잘 읽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어떤 수준의 경지까지 읽을 수 있는 사람. 책 고수가 될 거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