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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깃줄 1, 2

김홍관 시인
  • 입력 2024.02.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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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깃줄 1

 

뿌옇던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울고 싶었던 눈에 빗물이 스민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눈물을 훔치다가

하늘과 나 사이에 엉켜있는 전깃줄을 본다.

 

전깃줄도 울고 있다.

눈물방울이 오종종 많이도 매달렸다.

나보다 슬픈 일이 엄청 많은가 보다.

비에 젖은 옷자락을 툴툴 털었다.

 

전깃줄에 위로받고 그냥 걸었다.

 

 전깃줄 2

 

비 온 끝에 물방울이 촘촘히 매달렸다.

 

햇살 가득한 날에는 온갖 새들에게 쉴 자리가 되어 주고

비 오는 날에는 빗방울이 쉬어 가는

넉넉한 전깃줄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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