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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Life` 배달래 개인전 -인터뷰

문정기
  • 입력 2023.12.16 16:25
  • 수정 2023.12.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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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15 명륜동 소재 정문규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Blue Life’의 배달래 작가를 만나다.

공식포스터
공식포스터

2023. 12. 15 명륜동 소재 정문규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Blue Life’의 배달래 작가를 만났다.

지난번 맨드라미 전시 이후 오랜만이었다.

`투명성이었어요. 그 투명성을 재료를 통해서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 애를 썼죠. 그리고 지난번 맨드라미와 다르게 굉장히 색을 절제했거든요. 색을 절제하고 여기에는 물의 투명성을 좀 더 살려줄 수 있는 약간의 색만으로 뭔가 표현을 한 거예요.`

그 색이란 게 블루, 코발트 블루에 가깝다고 귀띰해준다. 단 하나의 색을 고집하여 표현하는 작가가 그려낸 바닷물이 여기에 연유한다.

배달래 작가 인터뷰 사진
배달래 작가 인터뷰 사진

`저요? 사실 수영할 줄 몰라요. 그런데 스쿠버 다이빙은 해요. 다이빙을 배운 이유는 바닷속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의지가 나를 바다로 이끌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물속에서의 고요와 평화, 오로지 나의 심장 소리만 들리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바닷 속은 우주의 어느 공간처럼 고요했어요. 모든 걸 다 품어내는, 이런 바다 이야기와 그 푸름과 가슴 벅참을 작품에 담아봐야지 하는 생각이 가슴에 남아있어서 이번에 작업을 했어요. 바다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거든요. 불어오는 바람에 파도가 생성되었다가 소산되고 이걸 말도 못하게 큰 바다가 모두 안아주는 겁니다. 엄마의 품처럼.`

1층 작가의 작품동기와 배경,  추모공원의 버려진 플라스틱 조화와 바다  동영상
1층 작가의 작품동기와 배경,  추모공원의 버려진 플라스틱 조화와 바다  동영상

`동기요? 제 작업실 들어가는 입구에 추모공원이 하나 있어요. 거기를 자주 오며가며 산책을 하다가 보게 된 거예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버려진 꽃들, 망자에게 바쳐진 꽃들의 일생이지요. 그러다가 인생의 어떤 삶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게 작품의 계기가 돼서 블루 라이프 시리즈가 나오게 된 거예요.`

`이것도 리사이클 해도 그 역시 버려지는 쓰레기들, 그리고 또 우리의 삶도 모든 이것도 하나의 쓰레기라고 보여지는 역사이기도 하잖아요. 흔적이잖아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많은 흔적이 남아요. 예를 들어 물티슈의 사용이지요. 어떤 작품은 이 티슈로 페인트를 닦아내는 게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거든요. 물티슈로 닦으면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 거기에서 나온 또 하나의 흔적인 거예요. 여기 똑같은 애들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내 손가락이 여기 저기 다 찍혀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판자조각처럼 하나 하나의 역사 책처럼 보이지요. 그걸 다시 덧대어진 작품재료로의 사용을 시도해보았어요.`

작품 작업 과정중의 물티슈 , 재활용하여 소품으로 ..
작품 작업 과정중의 물티슈 , 재활용하여 소품으로 ..

`그리고 또 거의 무한대의 확장성까지 있어서 작품으로 보면 상당한 다이나미즘도 있어요. 다음에 작업할 때는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가변적인 거죠. 그래서 여기서 쓰고 남은 걸 추려서 소품 작업까지 해봤어요.`

2층의 전시관은 1층의 펼침 마당이다. 아래가 작가의 출발공간이라면 여기는 오롯이 관객이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어쩌면 작가가 개입할 수 없는. 산 같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하고 큰 파도에 싸인 아주 미력한 한 인간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이토록 거대한 그런 어떤 바다의 실체 앞에서 자신을 당당하게 지키는 그런 순간을 좀 그려보기도 한다. 조금 더 가깝게 다가와서 자기 자신을 좀 놓아보자. 그림속의 많은 여백에 놓인 자기를 좀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게 작가의 의도이기도 할 것이다.

2층 전시공간에  전시중인  대형 작품
2층 전시공간에  전시중인  대형 작품
2층 전시공간 메인 홀
2층 전시공간 메인 홀

작가 노트에서 밝힌 그녀의 블루 라이프에 대한 생각을 같이 정리해보자.

`이번 작품에서의 푸른색은 우울과 두려움의 색이 아닌 희망과 도전, 격동적인 아름다움을 가득 품고 있다. 나의 블루는 곧 내 안에의 삶의 뜨거움이며 이 시간을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삶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푸르름으로 그 시간의 흔적들이 작품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블루 라이프 전시는 내게도 큰 도전이었다. 단색으로 표현되는 그것도 어려운 블루색만으로 나의 열정적 에너지를 담을 작품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고, 큰 도전이었다. 차가움을 어떻게 뜨거움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나의 몸짓이었다. 오로지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춤을 추는 순간, 온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었다.`jgm

이 전시는 내년 1월 9일(화)까지 계속됩니다.

...

전문기자 문정기

jgmoon11@naver.com

공학박사

과학문화평론가

만안연구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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