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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 대학 윤명철 교수, 한국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문정기
  • 입력 2023.11.12 17:57
  • 수정 2023.11.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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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 간 범주를 넓히자, 유라시아 동아시아를 포함하자, 해륙사관을 도입하여 바다에서 대륙으로, 종합적이고 유기적 연구를, 교육 보다는 연구기능에 우선을, 시민 모두의 한국학이다.

20123.11.11 혜화동 소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본 기자에게 본인의 저서를 전달하는 윤명철 교수
20123.11.11 혜화동 소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본 기자에게 본인의 저서를 전달하는 윤명철 교수

윤명철 교수, 한국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학제 간 범주를 넓히자, 유라시아 동아시아를 포함하자, 해륙사관을 도입하여 바다에서 대륙으로, 종합적이고 유기적 연구를, 교육 보다는 연구기능에 우선을, 시민 모두의 한국학이다..

2023. 11월 11일 혜화동 소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이 시대 광개토대왕을 기린다-광개토대왕 서거 1611주년 기념 특강>을 마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대학 윤명철 교수를 만났다.  역사학 전공의 그를 만나 역사학과 한국학 관계에 관한 관심얘기를 시작하여 한국학 발전방향까지 대담 형식으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전문기자 문정기

1. (기자)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좀 해 주시죠. 현재 사마르칸트에 계시는데 원래 한국 대학에 계셨고 사마르칸트 대학을 가셨잖아요. 간단히 자기소개 겸해서 외국에 계신 현황을 좀 말씀해 주시죠.

- (윤명철)저는 동국대학교를 나온 역사학자고요. 주된 전공은 동아시아 해양사와 고구려사입니다. 그런 한편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유라시아 지역을 꽤 오래전부터 조사 답사를 했고요. 2천 년대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동국대학교를 2019년도에 정년퇴임을 하여 명예 교수라는 직책을 받고 그 직후에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국립대학의 교수로 임용이 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2년 정도 못 나가다가 작년 2022년 7월부터 동 대학 고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 (기자)현재는 외국에서 주로 국제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한국학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라는 얘기를 외국에서 많이 들으셨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교수님 생각하실 때 한국학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는 한국학이 어디까지 다뤄야 되는지 간단한 개념하고 우리가 다뤄야 될 범위 즉, 어디까지가 한국학이다. 를 말씀해주시지요.

- (윤명철)국내에 한국학이란 용어와 함께 상징적으로 한국학연구원이라는 기관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거기서 규정하는 것과 저는 조금 다르게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이라는 국명이 들어가는 한민족학이 되면요. 현재 한국을 포함한 한민족 전체의 역사 문화로 할 수가 있고요.

그 다음에 공간적으로도 비단 한반도만이 아니라 만주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전체 시각에서 한국학의 문제를 다뤄야 된다고 봅니다. 그뿐만이 지금 여러분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만 의외로 우리 문화나 우리 혈연 언어 등은 유라시아 여러 곳과 관련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학 그랬을 때는 공간의 범위를 유라시아까지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비단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를 거쳐 심지어는 오늘날의 발칸 지역이라든가 코카사스 지역, 서아시아 지역까지도 넓혀야합니다.

서에서 동쪽으로 갔건 동에서 서쪽으로 갔건 간에 우리 문화와 우리 역사와 직결된 것은 분명해요. 그렇다면 이제 한국학의 범주를 한반도를 떠나서 이제 동아시아, 나아가서는 유라시아 전체와 연관시키는 것을 한국학의 범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제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은 주로 역사를 하고요. 철학하는 사람 철학하고 문학은 문학해서 문사철 그러는데 문사철만 하더라도 고전적 개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근대 역사학자들은 문사철을 다 구분을 했거든요. 그래서 각각 각론적인 분절적인 해석들만 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학은 인간 전체의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문사철은 하나가 되거나 유기적으로 해야 되고요. 그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도 그렇고 자연과학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말하는 자연과학은 인간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생태환경이라든가 등등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사실은 역사와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한국학 그랬을 경우에는 이렇게 접근해야 된다고 보고요. 더더욱 중요한 이유는 우리는 한민족의 역사는 적어도 4천 년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현재 우리가 있는 대한민국은 불과 70년밖에 안 되고요. 그리고 남북한을 포함하면 조선시대 때부터 고려시대 때부터거든요. 그러니까 고려시대 때 이전의 우리 역사 그리고 우리의 생물학적 문화적 정체성을 알려면 사실은 만주 지역까지도 포함해야 되고요. 또 일본 열도도 포함해야 돼요. 또 이런 것들은 구체적으로 자연 환경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분석 없이는 불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주제만 하더라도 이제는 문사철을 넘어서 정치학, 지리학 등등을 비롯한 사회과학도 들어가고요. 나아가서는 자연과학도 포함돼야 된다고 보는 겁니다.

거기에 핵심 되는 거는 우리가 말한 문사철이지만 그러나 기본적인 것은 다 연관이 되고요. 앞으로는 문사철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기본적으로는 자연과학도 알아야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123.11.11 혜화동 소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인터뷰중인 윤명철 교수, 이하 동일
20123.11.11 혜화동 소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인터뷰중인 윤명철 교수, 이하 동일

3. (기자)한국학을 하는 국내 여러 대학도 있어 한국학과를 갖고 있는데 또는 한국학과는 없지만 한국학 과정을 두는 데도 있고 그러거든요. 국내에 있는 대학이나 외국의 대학이 한국학을 취급할 때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또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좀 얘기를 좀 해주실래요?

- (윤명철)지금 우리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문사철 이렇게 각각 나눠져 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큰 범주 내에 한국학은 현재 국내에서는 하는 데는 없습니다. 다만 한국학중앙연구원 같은 경우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문사철 사람들이 모여 나름의 연구를 하지만 유기적인 학문 연구에는 상당히 부족하고요. 그 밖의 지역에서는 이런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렇게 문사철을 유기적으로 하는 학문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보죠.

4. (기자)그런다면 국내의 한국학연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조금 구체적으로 현황이나 인력이나 예산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 주시지요.

- (윤명철)일단 저는 이제 학자로서 학문적 성향을 배경으로 학문의 성과와 질을 볼 수밖에 없는데요. 각계 분야에서 본인들의 연구 성과는 제가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죠. 그러나 한국학이라는 큰 틀 속에서 또 한 가지 제가 생각하는 한국학의 범주에 보면 여기에 턱없이 못 미치는 거죠.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학제 간의 연구라는 말이 유행된 것은 한 15년 정도 되잖아요. 그것도 실질적으로 정착이 안 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학제 간 연구도 일천한데 그것마저 잘 안 되고 있으니까 다양한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구하는 한국학은 아직 초보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5. (기자)나름대로 국내에서 손을 꼽을 몇 개 대학이나 연구소가 각각 연관된 분과별로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다고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대표연구기관인 한국학연구원이 너무 교육에 좀 많이 치중하지 않냐 이런 얘기도 나오거든요.

- (윤명철)처음에 출발할 때 뿌리는 정신문화연구원이었지요. 그래서 국가의 발전 목표와 함께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것 특히 그 당시 때는 한국적 민족주의도 필요했던 시점이었었고요. 또 한 가지는 이 정신과 사상의 문제를 중요시 여기면서 만들어졌는데 그 이후에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되면서 교육 부문에 많이 투자가 된 겁니다. 한국학대학원이 생겨서 물론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요. 또 외국의 많은 학생들을 국내에 수용하는 것도 바람직한데 그 대신 연구 기능이 약화된 것이죠. 왜냐하면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들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주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일반 교수들이하는 거는 아무래도 개별적 파편적 연구이지 유기적이고 통일적 연구는 아닌 거죠.

6. (기자)교육하고 연구 기능, 우리나라의 카이스트 같은 데가 전형적으로 교육하고 연구 기능이 같이 있는 덴데 오히려 어떤 경우는 오히려 교육 기능에 더 가깝거든요. 지금 그게 옳으냐 그르냐는 이제 나중에 얘기가 나와야 되겠지만 우선 교수님 생각에 연구 기능하고 교육 기능을 어느 정도 비중을 두어야할까요?

- (윤명철)제게는 연구 기능이 일단 급해요. 그걸 채워야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이 급한 시간적 문제가 있어요. 교육 기능은 대학에서 하고 필요하면 보충하면 됩니다. 그 연구 기능을 통일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여기예요. 또 다른 장점 중에 한 가지는 여기는 자신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많은 인력과 조직들을 활용할 수가 있거든요. 따라서 당연히 연구 기능을 더 확충하고나서 교육 기능을 좀 부가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7. (기자)다음은 예산 문제인데 국내 연구 기관에서 이공계 계통은 물론 예산이 많죠. 웬만한 연구소는 500억 그 다음에 큰 연구소는 1,500억이 넘거든요. 그런데 이쪽은 지금 한국학연구원이나 지금 동북아연구재단은 100억 정도이거든요. 그래서 혹시 이 연구 예산의 절대액에 대해서 무슨 느낌이 있으신지..

-(윤명철)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연구비가 많으면 좋죠.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연구비를 활용하는 문제예요. 첫 번째는 연구비를 배분하는 합리성의 문제이지요. 왜냐하면 프로젝트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특정 학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하더라도 이를테면 전문적으로 기능자 집단이 대학 내에 형성이 됐어요.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이게 프로젝트별로 되다 보니까 이제는 학교마다 특정한 연구소라든가 연구원이라는 이름하에 프로젝트만을 전문적으로 따내는 역할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이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성과의 문제인데요. 프로젝트를 주는 것도 문제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다음에 그것을 평가하는 데도 문제가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그것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두 가지 말씀드린 거예요. 평가하는 데도 저는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래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들과 무관한 사람들이 엄정하게 몇 단계를 거쳐 끊임없이 반복해서 질적 수준을 높여야 되고요. 또 한 가지는 그걸 활용하는 데도 문제가 있어요. 그 연구 성과가 있으면 뭐 합니까? 소수의 학자들만이 지금 활용하고 있는데요. 다수의 학자들도 활용하고 중요한 것은 일반시민들이거든요. 일반시민들도 이런 연구 성과를 빨리빨리 받아들이도록 해야 되는데 상대적으로 중국은 이게 빠르게 되고 있어요. 우리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중국은 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대중들에게 쉽게 연결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안 돼서 저는 이렇게 이런 연구기관의 생활화, 개방화 이런 것도 좀 제안하고 싶어요.

8. (기자)좋은 말씀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것도 지금 일반 다른 출연연구소 다른 국책연구소도 이런 노력을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한국학연구원이나 국내에 있는 한국학관련연구기관도 이런 활동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저도 100% 같은 생각입니다.

-(윤명철)저는 학자 입장이고 제가 참여도 하고 프로젝트를 심사도 하지만 이게 저로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좀 더 냉정하고 엄밀하게 공적 체계를 갖춰야 되는데 인문학자들은 이 공적 개념이 좀 약한 것 같아요.

9. (기자)알겠습니다. 그 다음에 그럼 이제 국내에서 우리가 지금 한국학 얘기를 했지만 사실은 외국에서 보는 한국학은 어떨까요? 그러니까 한국이 밖으로 눈에 보이는 것, 경제 규모나 케이 팝이나 케이 컬처 이런 것들이 많이 알려져있지만 보다 아카데믹하고 보다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한국학에 대해서 외국에서 보는 어떤 눈이 있을까요? 마침 현재 외국의 대학에 계시잖아요? 얘기 해주실 만한 게 있을까요.

- (윤명철)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한국학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사실이 그렇고요. 그다음에 한 가지 한 예를 들어보면요. 현재 미국에서 역사 분야만 하더라도 전 근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고대사는요. 없어요. 딱 1명이 있었다던가요. 그 학자의 말에 따르면 그 한 명은 제 동북아역사재단 프로젝트 하던 사람인데 끊어지니까 그나마 없는 거고요. 거기는 테뉴어가 많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프로젝트가 없으면 나가야죠. 그래서 한국정부가 절대적으로 조직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한국학 연구는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학에 대한 이미지도 약한데다가 한국을 문화국가나 역사가 있는 나라로 보지 않잖아요. 거기다가 프로젝트마저 안 주니까 한국학 자체는 아직은 발 디딜 수가 없어요.

10. (기자)교수님 원래 전공이 역사학이시니까 역사학하고 한국학하고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건가 또는 어떻게 하고 있는데 이건 조금 보완했으면 좋겠다. 그런 점이 있는지요?

- (윤명철)역사학은 말 그대로 서양사를 보게 되면 히스토리아에서 유래 된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역사학은 근대역사학과 전 근대역사학이 달라요. 그전에는 `사`라는 이름하에 문사철을 겸한 입장이었는데 근대 역사학이 들어오면서 흔히 말하는 히스토리아에서는 히스토리가 역사학이거든요.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거죠. 인간의 모든 활동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규명하는 것이 역사학이라면 인간의 정치적인 활동은 물론 역사만이 아니라 철학도 있는 것이고 문학과 연관된 것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밖에도 있지만. 그렇다면 당연히 한국학 그러면은 기본적으로 역사라든가 문학이라든가 철학을 겸해야 하고 특히 저는 양대축은 문학보다는 역시 철학과 역사라고 봐요. 그걸 획으로 하면서 거기에 문학이 들어가고 더 나아가서는 예술이 들어가야 되는 거고요. 그리고 플러스 자연과학도 들어가야지요.

그래서 훈련이 필요한 거죠. 대학교 과정에서 교양과정을 좀 더 길게 하고 조직적으로 준비해서 적어도 1, 2학년 정도까지는 우리가 말하는 다양한 분야를 학생들이 배워야 되고요. 그다음에 전공별로 들어가면 더 정밀하게 공부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역사학자,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철학자 이렇게 되는 거라서 파편적 지식이 되는 거죠.

11. (기자)그러면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떤 고질적인 문제를 깨고 한국학을 어느 방향으로 갖고 가면 이게 발전될수있을까요. 물론 돈 많이 있고 사람 많으면 되겠죠. 그러나 우리가 정해진 조건 과 환경 내에서 한국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무슨 방법이 있겠는지.

- (윤명철)가장 구체적인 것은 역시 교육 제도와 교육기관의 설립인데요. 교육제도는 교육 제도의 개념 자체와 방법을 달리해야 해요. 또 한 가지는 교육기관이 제 역할을 해야 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가장 손쉬운 거는요. 교육 기관을 개척하는 거죠. 그럴 경우에 교육 시스템도 그렇고 모든 게 달라지게 되니까.

그리고 이제 본질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결국 인식의 문제거든요. 다른 말로 하면 사관이라든가 세계관의 문제인데요. 이거 뿌리 깊이 박힌 게 500년 이상 돼요. 또는 어떻게 보면 천년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식인들이 훈련을 통해서건 교육을 통해서건 간에 바뀌어야 되고 일단 목적의식을 달리해야 돼요. 인문학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걸 생각해 봐야 되고요. 또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은 우리가 자의식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지적 자의식. 그래서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 식대로 사물을 보려는 능력이 좀 부족해요. 그리고 그중에 핵심적인 것은 뭐냐면 공간이에요. 오랫동안 공간이 좁혀지고 왜곡된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이 공간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근데 공간이라면 한국이 갖고 있는 공간 맞습니까?) 반도사관이죠 그렇죠. 반도를 넘어서 만주라든가 해양이라든가 하고 유라시아까지도 가야죠. 이 공간 의식이 바뀌어야지 역사라든가 철학이라든가 아니면 예술까지도 이해가 되거든요. 그것이 없으니까 이게 안 되는 거예요.

12. (기자)어떻게 보면 이게 일본에서 만든 그것 때문에 우리가 보는 한계가 생긴거죠. 더군다나 현재는 우리가 북한하고 경계가 분단된 상태에 있어 대륙하고도 완전히 끊어지는 거죠.

- (윤명철)밖으로는 3면이 해양이어서 좋게 생각하면 우리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넒은 길이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하면 바다에 포위된 거구요. 한국 사람들은 그걸 포위된 걸로 생각하고 그만 포기하는 점이 없진 않아요. 결국 우리는 외롭죠. 바다에 싸이고 육지에 싸이고 그러니까 오도 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죠. 그래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하지요. 큰 인식의 변화를 우리가 한번 기대를 해보죠.

13. (기자)다음은 한민족하고 한국사입니다. 그래서 한국학이겠지요. 한민족이 민족이냐 동족이냐 네이션이냐 여러 가지 얘기할 수 있겠는데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한민족하고 한국학 관계를 얘기해 줄 수 있겠는지요

-(윤명철)어쩔 수 없이 한국학하면 대한민국학이고요. 북한은 북한의 역사이기 때문에 그건 주체 사관이 분명히 달라요. 그러나 한민족 그렇게 할 경우에는 현재 우리 한민족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한민족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지요. 저는 첫 번째 종족과 부족과 민족 개념을 구분합니다. 특히 종족과 민족 개념을 구분하거든요. 종족은 혈연에 기초한 것이고요.

민족은 혈연뿐만 아니라 지역이라는 공간 문제, 시간의 문제도 있고 그리고 글자라든가 언어에 관한 기호의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인식의 문제이니 역사적 경험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민족이라고 봐요. 원래 서양의 근대 민족이 그렇거든요. 반면에 우리는 서양의 역사 과정과는 다르게 훨씬 오래전부터 서양의 근대 민족에 해당하는 것을 만들어 왔다는 거예요. 서양인들은 최근에야 비로소 이런 정의에 해당하는 민족 개념이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꽤 오래전부터 이를테면 청동기시대 초기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청동기 후기에는 우리는 하나의 역사 공동체로서 존재해왔거든요.

우리 민족은 다른 거니까 우리 민족의 민족 개념을 가지고 한민족학의 범주를 핵심을 정해야겠죠. 저는 그게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14. (기자)좋습니다. 이제는 마지막 질문이 되겠는데요. 그러니까 내일 모레 13일 지금 교수님이 쓰신 <한국, 한국인>이라는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하는 걸로 지금 알려져 있어요. 혹시 짧게나마 그 책자에 대한 내용을 아주 짧게 요약을 해 주시겠어요? 주로 무슨 내용을 심으셨는지 또는 거기에서 본인이 뭘 주장하시는지..

- (윤명철)저는 `윤명철 한국, 한국인`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경제신문에 연재를 했고요. 그걸 이번에 정리해서 출판하는데요. 이 책을 쓴 목적은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가 생각했던 한국과 한국인의 역사와 그다음에 한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특히 한국의 역사를 기존의 역사학과는 다르게 보자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공간의 개념을 확장시켜서 한반도를 넘어서 동아시아 그리고 거기에 바다가 들어가요. 그러니까 당연히 제가 얘기하는 해륙사관적 관점에서 기술이 됐고요. 또 한 가지는 더불어서 우리 민족의 역사에 끼친 중앙아시아의 연관성, 유라시아도 이 책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 역사를 관념적으로 추상적으로 즉 정치, 권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연관시켜서 산업이라든가 기술력이라든가 무역 형태라든가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기술이 돼 있어요. 이건 다르며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한 가지는 우리 민족 역사의 계통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선사시대부터 원조선을 거쳐가지고 흔히 말하는 고대국가 시대에 걸쳐서 조선의 1894년의 동학까지를 하나의 틀 속에서 본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다른 책이 갖지 못한 장점이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지요.

12. (기자)고맙습니다. 그러면 월요일 출판기념회 성황 있으시길 바라고요.

저도 성공을 약속드리고도 열심히 응원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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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은 누구인가?

그는 문학(역사학)박사로 고대사(고구려) 및 동아시아 해양사 전공이다.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이자 우즈베키스탄 국립사마르칸드 대학교 고고학부 교수이다. 한국해양정책학회 부회장, 적도해양포름 부회장을 하고 있다. 해군발전자문위원과 국정교과서 고대사 부문 집필자기이기도 하다.

주요 경력으로는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 동 대학 유라시아 실크로드연구소장, 터키 국립이스탄불 대학교 방문교수, 고구려연구회 부회장, 동아시아 고대학회 부회장, 한민족학회 회장, 고조선단군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지난 2월 미국 예일대학교 동아시아 연구원에서 특강을 통해 새로은 시각으로 조명한 한국과 한국의 역사학을 소개하여 두 나라의 관련 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저서로는 <한민족해양활동 이야기1,2> 등 50여권의 책과 <고구려 겨울> 등 14권의 시집, 일본, 만주, 연해주, 바이칼, 알타이, 파미르 등 유라시아 전반에 걸친 탐험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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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문정기 

공학박사 

jgmoon11@naver.com

한민족사연구회 대표

중앙아시아한국대학(KICA) 외래교수

전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전 조선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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