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8.22:38.
나는 약점이 있는 사람이 좋다. 치명적인 약점은 약점이 아니라 결함에 가깝겠지만,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라든가 남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주위엔 주류보다 비주류가 더 많다. 때로는 남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서툰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주책 부리는 사람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다. 목소리가 큰사람도, 자기주장이 가끔 지나친 사람도 있다. 그러면 주변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약점을 가진 사람과 거리를 두고 한다. 그러면 나는 그 사람 옆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대화를 한다. 이내 우리는 친구가 된다. 나는 그래서 친구가 많다.
그 말인 즉, 대부분의 사람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어릴 때는 맞고 있거나 따돌림당하는 친구들을 보다가 도와주기도 하고 군대에서 관심병사들의 선호 사수였다. 무리를 이룬 사람들은 무리와 다른 특질을 가진 존재를 배격하고 학대한다. 그것이 무리의 동질감이며 존속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특이한 성질 때문에 무시받는 사람을 보면서 동정하거나 불쌍히 보지 않는다. 불쌍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그 특이한 행동들을 보면, '나도 저런 모습이 있는데......'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꾸 돕는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약점으로 인해 곤란해하는 게 꼭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그래서 작품을 잘 만드는 사람 보다, 좋은 사람이랑 작품을 하는 게 편하다. 누군가의 약점을 들추지 않아서. 강아지도 고양이도 약한 존재이며 인간에 비해 약점이 많다. 그래도 우리에게 좋은 친구인 것처럼, 약하더라도,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들과 같이 다니고 싶다. 약점은 그래서 좀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