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간 한센인환자를 돌보며 봉사했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선종했다.
마가렛 수녀는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89)와 함께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다 지난 2005년 조국 오스트리아로 조용히 귀국, 지난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고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30일 밝혔다. 향년 88세.
마가렛 수녀와 마리안느 스퇴거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감독 윤세영)이 지난 2017년 제작, 개봉돼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본래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수녀는 오스트리아 국적으로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지난 1962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고인은 공식 파견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는 소록도에서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을 보살폈다.
이우 2005년 11월, 건강이 악화되자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1962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함께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 역시 조국으로 돌아갔다.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낸 마가렛 수녀는 4~5년 전부터 단기 치매 증상을 겪기 시작했으나 소록도에서의 삶과 함께 했던 사람들은 또렷히 기억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을 한센인을 위해 봉사한 고인은 최근 낙상 사고로 인해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던 중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마가렛 수녀의 명복을 빌며 투병 중인 마리안느 수녀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인의 고귀했던 헌신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이제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