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굿바이 책누나

이진성
  • 입력 2023.09.18 01:46
  • 수정 2023.09.18 01: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09.18.00:52.

굿바이 책누나 프로젝트. 금요일에 영남이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책누나프로젝트 마지막 파티를 했다. 책과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임이었던 책누나 프로젝트는, 이제 여기까지 하게 되었다. 아마도 코로나가 가장 큰 타격을 주고 그 여파가 학교에 어떤 변화를 주었던 것이 영향이 있던 것 같다.

카톡을 뒤져보니 2016년부터 했던 모임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작품을 쉬면서 배우로써 쓰임이 없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했던 모임이다. 학교 동기인 수혜가 대빵으로 있어서, 때마침 기회가 있었고 눈에 들어왔었다.

근 7년 정도 몸담았던, 활동을 빽빽이 하진 못했어도 효정학교 (구 한빛맹아원)에 애정이 참 많이 남는다. 전날 핀 담배냄새를 맡기도 하고 더운 날 아침에 흘린 땅에도 민감한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이 시각장애가 있어도 무디지 않았고 밝았다. 마지막 파티 영상에 나왔던 온유는 이제 청소년처럼 보인다. 많이 컸다.

나는 봉사라는 단어를 책누나프로젝트에 연결 짓는 게 내심 싫었다. 더 많은 걸 해주지 못해서, 거창한 단어로 수사를 붙이는 게 못내 불편했다. 물론 가서 두세 시간 놀아주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니었다. 진땀 나는 순간도 많았고 괜한 말이 아이의 성장에 방해될까 염려도 됐고.

어쨌든, 시간이 흘러 해단식을 했다. 모든 만남에는 끝이 있고 모든 끝이 좋을 수는 없지만 이 모임의 경우,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마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7년. 아직 난 그렇게 생각한다. 상황 돼서 하는 봉사는 없다고, 지금 챙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그러니 부디 조건 따지지 말고 시작하자. 언제나 지금 해야 한다.

Just do it. 책누나이키. 아디오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