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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09.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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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굽으면 굽은 대로

풍광과 어울려 가지를 뻗고

비슷하거나 똑같은 것 없이

하늘이 뿌려 준 햇살과 빗물에 고마워하며

욕심 없이 자라난 너는

자연에 순응하며 도를 닦는

노스님의 모습이다.

 

인간은 자신의 노력과 타고난 운명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스스로의 업보로 복을 받거나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듬성듬성 보일 뿐이다.

 

땅 밑 뿌리도 바위가 걸리면 바위를 보듬고

가지가 걸리면 옆뎅이 공간으로 손을 내민다.

껍질이며 자태가 여간 고결해 보이지 않는다.

못난 소나무가 산소를 지킨다는데

잘난 소나무는 인간들 손을 타고야 만다.

 

소나무를 바라본다.

늘 푸르름으로 이 강토를 지켜 달라고 말해본다.

남은 인생은 소나무처럼 순응하며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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