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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

김문영 글지
  • 입력 2023.08.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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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

물길이 막혀 버린 날

구름도 갈 길을 멈추고

새들도 울지 않았다

나는 그 날

어머니가 삶은 가난한 감자 한 알 먹고 있었다

청아하던 강물소리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눈물에 젖은 감자 한덩이  보물처럼 빛났다

물길은 점점 차올라

마당을 묻고 마루를 묻고 마침내 지붕까지 묻었다

묻힘의 아픔이 차올라

가족과 이웃 친구들 모두 울었다

산 목숨은 살아야지

이삿짐 싸는 아버지의 굽은 등 위에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떠나는 사람들의 귓가에 뻐꾸기 울음소리 구슬펐다

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이

먼지나는 신작로에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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