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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08.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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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왜 사냐고 묻지 말아라.

살다 보니 그냥 살아지더라.

 

왜 좋아하냐고도 묻지 말아라.

나도 왜 좋아하는지 모르고

그냥 좋아지더라.

 

왜 사랑하냐고, 사랑했냐고

제발 묻지 말아라.

묻는 사람도 사랑했던 추억이 있지 않느냐?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더냐?

살다보니 그냥 사랑했지 무슨 까닭이 있겠냐?

 

세월이 지나 보니 그냥 살았고

그냥 살다보니 좋아했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냥 사랑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잊지 말아라.

그냥 살아는 지겠지만 모두는 모두의 덕분에 살았고

모두의 덕분으로 살아질 것이다.

덕분이란 덕을 나누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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