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08.08 10: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려웠던 시절 한 끼를 해결할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이고, 잘 넘어갔다 '라고

도대체 어딜 넘어간다는 것인가 했다.

 

밥을 먹고 때를 잇는 것을 끼니라 한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을 잇는 것이다.

명줄이 이어져야 생명을 잇는다는 말일 것이다.

 

어머니 말씀의 '잘 넘어갔다'는

살아가는 고개가 그리 녹록치 않았다는 말씀이리라.

유월 난리 후에 태어난 많은 자식들 호구에 밥 밀어 넣는 일이 그리 힘드셨으리라.

 

우리네들에게 밥은 생명이요, 삶인 것이다.

가장이 한 순간에 직장을 잃고 목숨을 끊는 것도 밥 때문이리라.

밥멕일 일들이 큰 걱정이었으리라.

 

한끼의 밥에 경의를 표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